2024년 4월 17일 (수)
(백) 부활 제3주간 수요일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본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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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나무는 모두 그 열매를 보면 안다." - 양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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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숙 [moon6388] 쪽지 캡슐

2020-11-17 ㅣ No.142233

 

루카 19, 11-28(연중 33 수)

 

겨울의 길목입니다. 바퀴를 달고 달아나는 가을의 뒷모습이 을씨년스럽고, 길가에 군데군데 몰아다 놓은 가을의 노고, 가을의 땀방울이 쓸쓸합니다. 그런데 잎이 떨어지고 꽃도 떨어지고 나면, 결실이 더 잘 드러나 보입니다. 곧 그 나무가 속이 꽉 찬 나무인지 속 텅 빈 나무인지가 훤히 드러나 보입니다.

 

오늘 복음인 “미나의 비유”는 이번 주일 복음으로 들었던 “탈렌트의 비유”(루카 25,14-30)의 병렬복음입니다. 이 비유는 겉으로 보기에는, 마치 결과에 따라 평가받는 것처럼 보여 지지만, 주의해야 합니다. 자칫 결과주의에 빠지지 말아야 합니다.

이 비유의 핵심은 결실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혹은 ‘결실 그 자체’가 핵심인 것이 아닙니다. 곧 결심을 많이 맺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결실을 내는 나무가 되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결실을 통해서 나무의 본질을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어떤 나무가 결실을 낼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열매를 보고 선과 악을 구별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무는 모두 그 열매를 보면 안다.

가시나무에서 무화과를 따지 못하고 가시덤불에서 포도를 거두어들이지 못한다. 선한 사람은 마음의 선한 곳간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자는 악한 곳간에서 악한 것을 내놓는다.”(루카 6,44-45)

 

그렇습니다. 열매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열매를 맺는 나무에 대한 비유입니다. 곧 ‘착한 종’은 선물과 선물을 주신 분에 대한 믿음으로 성실하여 열매를 맺게 되었지만, ‘악한 종은’ 주인에 대해서 “냉혹한 분이어서 가져다놓지 않는 것을 가져가시고 뿌리지 않는 것을 거두어 가시는 분”(루카 19,23)으로 여겼기에 결국, 그에 따른 결과를 낳았음을 말해줍니다.

결국, 믿는 이는 믿음의 열매를 맺을 것이요, 불신한 이는 불신의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빛은 빛의 열매를 맺고 어둠은 어둠의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그러니 먼저 우리의 마음을 가꾸어야 할 일입니다. 우리의 인격을 다듬어야할 일입니다. 열매에 치중하다 자신을 그르치지 말아야 할 일입니다.

또한 주인의 선물을 악용하지도 말아야 할 일입니다. 선물(미나)을 주신 분에 대한 감사와 믿음을 간직해야 할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너희가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라도 있으면, 이 돌무화과나무더러 ‘뽑혀서 바다에 심겨라.’ 하더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복종할 것이다.”(루카 17,6)

 

사실, 이처럼 믿음은 능력이요 불신은 무능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곧 믿음이 힘입니다. 그러니, 오늘 우리 자신에게 물어보아야 할 일입니다. 나는 나 자신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활동하신 분의 힘을 믿고 있는지 말입니다. 또 우리에게 힘을 주시는 주님을 믿고 있는지 말입니다. 그리고 그 믿음으로 성실할 수 있어야 할 일입니다. 그러면 우리도 사도 바오로처럼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필리 4,13). 아멘.

 

 

 

-오늘말씀에서 샘 솟은 기도-

미나를 나누어주며, 내가 올 때까지 벌이를 하여라.”(루카 19,13)

 

주님!

당신께서는 신랑이 신부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듯

사랑과 신의의 표시로 저에게 미나를 맡기셨습니다.

잘 간직하라고 가 아니라, 잘 열매 맺으라고 씨앗으로 선사하셨습니다.

신의를 땅에 묻어버리고 제 신변안전만 바라는 속 빈 강정이 되지 않게 하소서.

믿음과 사랑이 꽉 찬 열매를 들고 당신 앞에 나서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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