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7일 (수)
(백) 부활 제3주간 수요일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본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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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 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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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1-16 ㅣ No.143792

서양의 철학자 중에 플라톤은 동굴의 비유를 이야기하였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동굴과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언제가 우리가 도달해야 할 세상은 동굴 밖이라고 합니다. 동굴에 갇혀있는 사람은 동굴을 나갔다가 돌아온 사람의 말을 믿지 않는다고 합니다. 동굴이 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동굴 밖에는 찬란한 태양이 있고, 아름다운 꽃과 싱그러운 바람이 있다고 말해도 믿지 않습니다. 호수와 바다가 있고, 하늘에는 조각구름이 떠 있다고 해도 믿지 않습니다. 새들이 노래하고, 시냇물이 흘러간다고 해도 믿지 않습니다. 동굴에 갇혀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밖에서 온 사람을 이단으로 몰아서 심판한다고 합니다. 안전한 동굴이 있는데 위험한 세상으로 나오도록 현혹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동양의 현인 장자는 호접몽(胡蝶夢)’을 이야기하였습니다. 꿈속에서 나비가 되어 하늘을 높이 날았습니다. 그런데 깨어보니 침상이었습니다. 장자는 문득 생각하였습니다. 내가 나비의 꿈을 꾼 것인가? 아니면 나비가 지금 꿈속에서 장자의 모습을 보고 있는가? 하늘을 나는 나비가 애벌레들에게 너희는 곧 나처럼 하늘을 나는 나비가 될 거야.’라고 말하면 애벌레는 그럴 리가 없어라고 말할 겁니다. 땅위를 기어 다니는 애벌레에게 하늘은 어쩌면 위험한 곳일 수 있습니다. 날개의 힘을 믿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애벌레는 고치가 되고 나면 결국 하늘을 나는 나비가 됩니다. 진화의 과정이고, 자연의 섭리이기 때문입니다. 새들이 작은 나뭇가지에 앉을 수 있는 것은 날개를 믿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성서는 플라톤처럼 이상적인 세상을 말하는 사람을 예언자라고 합니다. 장자처럼 하늘 높이 날 수 있는 깨달음을 주는 사람을 예언자라고 합니다. 예언자는 앞날을 알려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일기예보처럼 날씨를 알려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예언자는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질문하는 사람입니다. 예언자는 우리가 어디까지 왔는지 성찰하는 사람입니다. 예언자는 우리가 가야할 곳이 어디인지 알려주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온 목적은 무엇인지, 그 목적을 알았다면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알려주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성서는 예언자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의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동굴 속에 갇혀서 넓은 세상을 보지 못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하늘 높이 날 수 있는 나비가 된다는 희망이 없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사무엘은 주님,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사무엘은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예언자가 되었습니다. 사무엘은 이스라엘의 참된 왕이 되는 다윗에게 기름을 부었습니다. 이때부터 기름부음 받은 자를 메시아로 부릅니다. 기름부음 받은 자는 능력, , 나이, 재산으로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기름부음 받은 자는 하느님께로부터 선택받은 사람입니다. 가난한 사람도, 아픈 사람도, 배우지 못한 사람도, 나이가 많은 사람도, 나이가 어린 사람도, 어부도, 세리도, 창녀도 하느님께로부터 선택받으면 기름부름 받은 자가 될 수 있습니다. 나이가 많았던 엘리사벳도 하느님께로부터 부름을 받아서 세례자 요한을 잉태하였습니다. 나이가 어렸던 마리아도 하느님께로부터 부름을 받아서 예수님을 잉태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의 제자였던 두 사람은 예수님을 따라갔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무엇을 찾느냐?” 제자들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라삐,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와서 보아라.” 불가에서 말하는 선문답(禪問答)’과 같습니다. 세상이라는 동굴에서는 찾을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3차원의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동굴에서 나오라고 하십니다. 3차원의 세상에서 나오라고 하십니다. 이제 제자들은 세상이 줄 수 없는 참된 행복, 세상이 줄 수 없는 참된 기쁨, 세상이 줄 수 없는 참된 평화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안드레아는 자기 형 시몬을 예수님께 데려왔습니다. 이제 시몬은 반석이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부르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여러분의 몸이 여러분 안에 계시는 성령의 성전임을 모릅니까? 그 성령을 여러분이 하느님에게서 받았고, 또 여러분은 여러분 자신의 것이 아님을 모릅니까? 무엇을 찾느냐?” 세례를 받은 우리는 이미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나라를 사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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