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관련

계명을 지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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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엽 [simjy] 쪽지 캡슐

2005-02-12 ㅣ No.143

기본부터 다시

                                   4. 계명을 지킵시다

사전적 의미에서 '권위있는 말씀 또는 명령'으로 풀이되는 계명(誡命).
우리 신자들에게 있어서 계명이란?
"십계명 아닌가요. 다 못외워요. 주일 거룩히 지내라. 거짓증언 하지말라등등 뒷부분은 명확히 기억못해요. 판공성사때 양심성찰하면서 살펴보곤 하죠"
"신자들이 지켜야할 것들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특별히 얽매이지는 않아요. 죄를 지은 순간 떠오르기는 하죠"
윤리신학적 측면에서 계명을 말한다면, 그 정의는 '신자들이 따라야할 하느님의 명령'이라고 밝힐 수 있다.
그 중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십계명'은 구약성서에서의 대표적인 계명이다. 인류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또 가장 많은 사람의 삶과 행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계명으로서 이천여년 전부터 시작, 앞으로도 유다교와 그리스도교가 존속하는 한 그 중요성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권위가 인정되고 있는 '인권선언'안에도 십계명이 들어있다는 것은 그 내용이 현대를 사는 이들에게도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십계명의 분류순서는 시대에 따라 변해왔으나 성 아우구스티노(Augustinus 354∼430)가 십계명을 분류한 뒤로 교회에서는 이를 따르게 되었다. 또한 십계명이 예비신자들과 일반 신자들의 교리교육에 사용되기 시작한 것도 이 성인에 의해서였다.
트리엔트 공의회는 십계명과 관련 "신자들이 의무적으로 지켜야 하며 의화된 이들도 이를 지켜야 한다"고 가르쳤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도 이를 재확인함으로써 그 중요성을 환기시킨 바 있다.
전통적으로 교회는 십계명을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의 요구' 두 가지로 나누고 있다. 처음 세 계명은 하느님 사랑과 관련된 것이며 다른 일곱 계명은 이웃사랑과 관련된 것이다.
이러한 구분도 아우구스티노 성인에 의해 설명되고 있다. "십계명 자체도 두 개의 돌판에 담겨서 주어졌습니다. 말하자면 세 계명이 한판에 쓰여졌고 일곱계명은 다른 판에 쓰여졌던 것입니다"(설교집 33. 2. 2)신약성서에서의 계명 역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으로 요약된다.
마태오복음 22장 37∼40절에서는 그러한 신약의 계명이 명백히 언급되고 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라.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고 네 이웃을 네 몸 같이 사랑하라는 둘째 계명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이 두 계명이 모든 율법과 예언서의 골자이다"
성서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유다교 계명을 어긴 경우는 이같은 사랑의 계명이 침해받았기 때문이었다.
계명의 특성은 '그릇됨이 없고'(시편 19, 8), '진실되고'(시편 119, 151), '의롭고'(시편 119, 172), '한없이 넓고'(시편 119, 96), '거룩하고 정당하고 좋으며'(로마 7, 12), 무엇보다 '무거운 짐이 아님'(1요한 5, 3)으로 표현된다.
그렇다면 21세기를 사는 우리들에게 계명이 가지는 의미는 어떤 것일까. 얼마전 비디오, TV방송으로도 소개됐던 영화 '십계'의 내용처럼 복잡다단한 현대를 사는 신자들에게 '주일을 거룩히 지키고 거짓증언을 하지말고 정조나 순결의 개념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간단치 않은 것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계명 자체보다 그 정신을 깨닫고 의미를 생활 안에서 성찰하는 것이다.
학자들은 "결국 계명은 사랑의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에게 사랑의 실천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이다.
계명에 담긴 하느님 사랑의 마음을 부담스럽고 달달 외워야할 양심의 짐이 아니라 우리 생활 안에 녹아있게 하는, 오히려 우리를 생명과 해방의 길로 가게 하는 기쁨과 사랑의 원천으로 깨닫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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