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관련

시간과 인간과 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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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엽 [simjy] 쪽지 캡슐

2005-02-12 ㅣ No.190

시간과 인간과 구원
그리스도교에서 대단히 중요한 기본 개념은 '때'이다. '때' 혹은 '시간'의 차원 안에서 우주가 창조되었으며, 이 안에서 구원 역사가 전개된다. 구원 역사는 하느님의 아들이 육화되신 '충만한 때'에 그 절정에 이르며, 마지막 날 그분이 영광스럽게 다시 오실 때에 종착점에 도달한다.
"때가 찼을 때 하느님께서 당신의 아들을 보내시어 여자의 몸에서 나게 하셨다"(갈라 4, 4). 육화된 말씀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때'는 스스로 영원한 분이신 하느님의 차원이 된다. 그리스도의 오심과 함께 '마지막 날들'(히브 1, 2), '마지막 시간'(1요한 2, 18)이 시작되고, 그리스도의 재림까지 지속될 교회의 시간이 된다. "참으로 시간은 하느님께서 육화를 통해 인류의 역사 속으로 내려오셨다는 바로 그 사실로써 충만에 이르렀다. 영원이 시간 안으로 들어선 것이다. 이보다 더 위대한 '성취'가 또 있겠는가?"('제삼천년기' 9항).

어느 날 예수께서 당신 도시의 회당으로 들어가시어 성서를 읽기 위해 일어서신다(루가 4, 16∼30 참조). 예수께서는 이사야 예언자의 두루마리를 받아 들고 다음과 같은 구절을 읽으신다. "주님의 영이 내게 내리셨으니, 과연 주님께서 내게 기름을 부으셨도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셨으니, 이는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포로들에게는 해방을, 소경들에게는 눈뜰 것을 선포하며 억눌린 이들을 풀어 보내고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시려는 것(이사 61, 1∼2)이로다"(루가 4, 18∼18)

이사야 예언자는 메시아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예수께서는 계속해서 "이 성경 말씀은 오늘 여러분이 듣는 가운데서 이루어졌다"(루가 4, 21)라고 덧붙이시고, 이사야 예언자가 선포한 메시아가 당신 자신이며 그토록 고대하던 '때'가 당신 안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려주셨다. 인간을 위한 구원의 날, '충만한 때'가 당도했던 것이다.

모든 희년은 예수님의 '때'와 그분의 메시아 사명을 재현한다. 예수께서는 '주님의 은총의 해'를 알리신다.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자유를 잃은 이들에게 자유를 되찾아 주며, 억눌린 이들을 해방하고 귀머거리들을 듣게 하는 기쁜 소식을 선포하시는 분은 예수님이시다(마태 11, 4∼5; 루가 7, 22 참조). 예수께서는 이 해를 말씀으로 뿐만 아니라 그 무엇보다도 행동으로 선포하신다. 그러므로 '주님의 은총의 해'는 예수님의 모든 활동이 지닌 특성을 밝혀 준다('제삼천년기' 11항).

하느님께서 시간과 관계를 맺으셨기에, 우리에게는 시간을 거룩하게 지내야 하는 과업이 생겨난다. 예컨대 이러한 과업은 개별적 시간과 날들과 주간들이 하느님께 봉헌될 때에 이루어진다. 이것은 과거의 구약 종교 안에서 이루어졌으며, 새로운 양식이긴 하지만 여전히 그리스도교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제삼천년기' 10항). 매시간과 매일, 혹은 매주간을 하느님께 봉헌할 때에 우리는 이 '때'를 거룩하게 하는 것이며 자신의 희년을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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