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관련

성인공경은 하느님 흠숭서 독립된 신앙행위일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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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엽 [simjy] 쪽지 캡슐

2005-02-14 ㅣ No.221

성인공경은 하느님 흠숭서 독립된 신앙행위일 순 없다
교회가 성인 공경을 허락하였지만, 성인 공경을 의무화한 적은 없었다는 사실은 이미 말한 바이다.
유일신을 신앙으로 하는 그리스도교는 유일신 흠숭과 천사나 성인을 공경하는 것을 엄격히 구별하여 신자들이 다신론(多神論)에 떨어지는 위험을 언제나 경계하였기 때문이다.

교회가 성인 공경을 허락한 이유 즉 성인 공경의 의미를 세가지 내용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 첫째 의미는 성인들의 생애에서 드러나는 은총의 위대한 업적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미하고 감사함으로써 간접적으로 하느님을 흠숭하는 것이다.

둘째 의미는 그런 성인들의 거룩한 생애나 업적의 일부라도 모범하려고 노력하도록 신자들을 격려하는데 있다.

셋째 의미는 이미 하느님께 일치하여 영생에 참여하고 있는 성인들이 아직 현세에서 구원의 길을 순례하는 우리를 위하여 하느님께 전구(傳求)하여 주기를 청원하는 것이니 모든 성인의 통공(通功)교리를 실천하는 것이다.

성인 기념미사의 감사송은 성인 공경의 의미를 이렇게 요약하고 있다. "아버지께서는 성인들 가운데서 찬미를 받으시며 그들의 공로를 갚아주시어 주님의 은총을 빛내시나이다. 또 성인들의 삶을 저희에게 모범으로 주시고 저희가 성인들과 하나되게 하시며 그 기도의 도움을 받게 하시나이다"(성인 감사송1).

그러므로 올바른 성인 공경은 그 자체로서 목적이 아니고 "우리가 천상 형제들에게 표시한 진정한 사랑의 증거는 모두 다 본질적으로 모든 성인의 자랑이신 그리스도께로 향하고 거기서 끝나는 것이며, 그리스도를 통하여 모든 성인들 사이에서 찬사를 받으시며 현양을 받으시는 하느님께로 가는 것이다" (교회헌장 7장 50항).

한마디로 정리하면, 성인 공경은 하느님 흠숭의 과정 내지 방법의 하나이지, 하느님 흠숭과 병행하거나 하느님 흠숭에서 독립된 신앙행위일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일부 미숙한 신자들의 성인공경 실태는 마땅히 시정되어야 한다. 물론 여기서 남의 마음속까지 논할 수는 없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행태는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사람들의 어떤 성인 공경이 때로는 하느님 흠숭보다 더 화려하고 요란하고 간절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고, 어떤 일에는 어느 성인에게 비는 것이 더 좋다하면서 교회의 인가도 없는 기도문을 선전하고, 그 성인의 상본이나 메달을 패용하고, 그 성인의 기념일을 주일보다 더 정성스럽게 지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과도한 성인 공경의 형태는 한국에서보다 라틴계통의 서유럽이나 중미나 남미에서 더 자주 볼 수 있다 (다음호에서 필자의 경험담을 소개하겠다).

교회헌장은 이렇게 말한다. "진정한 성인 공경은 외적 행사의 복잡함에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의 행동적 사랑의 깊이에 있다는 것을 신자들에게 가르쳐 주어야 하겠다" (교회헌장 7장 51항)



<정 하권/마산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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