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관련

그리스도외에 어떠한 인간도 하느님의 대리자 일순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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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엽 [simjy] 쪽지 캡슐

2005-02-14 ㅣ No.228

그리스도외에 어떠한 인간도 하느님의 대리자 일순없어
가톨릭 교회의 성직자는 주교, 신부, 부제의 3계층으로 구성된 교역자(敎役者)인데, 이들은 신품성사를 받음 으로써 그리스도의 예언(預言)직과 사제직과 왕직에 유권적(有權的)으로 즉 직무상(職務上)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교도(敎導)권과 신품권과 사목권을 부여받고 있다.
성직자들은 모든 신자들과 하느님 사이에서 아주 넓은 의미로 중개자 역할을 하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각자의 직무 범위에서 교회를 대표한다. 교황은 로마 교회의 주교이지만 직무상으로 전체 교회를 대표하고 주교는 개인 직무상으로는 자기 교구를 대표하고, 신부는 맡은 직무 범위에서 교회를 대표한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성직은 하느님께서 맡기신 하느님의 백성을 돌보는 봉사직이다. "주께서 당신 백성을 사목할 목자들에게 맡기신 직무는 참 봉사 (奉仕)로서 성경에는 디아꼬니아(Diakonia) 즉 '섬김' 이라고 표현되어 있다" (교회헌장 24항).

그렇다면 교회 안에서 일반적으로 성직자들이 큰 존경과 대우를 받는 이유는 그들이 맡고 있는 고귀한 직무 때문에 그런 것이지, 반드시 성직자마다 훌륭한 인품과 능력을 구비하고 높은 성덕을 보여주기 때문은 아니다.

그런데 아직도 일부 신자들은 성직자를 '하느님의 대리' 라고 생각하여 평소에 과잉 존경을 하다가, 어떤 성직자가 생활에서 또는 직무수행에서 큰 실수를 저지르면 과잉 비난을 하거나 때로는 냉담하는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은 그 신자의 성숙하지 못한 신앙에서 연유하는 것이다. 교회 안에서 '하느님의 대리'라는 용어가 없지만, 교리적으로 하느님의 대리라는 개념에 해당되는 분은 천주성과 결합한 '그리스도의 인간성' 밖에 없다.

예수님의 인간성은 천주성과 결합하여 예수님을 인간의 구세주이시게 한 결정적 요소이기 때문에 하느님의 대리라고 생각할 수는 있다. 따라서 그리스도 외에 천상천하의 어떠한 인간도 하느님의 대리일 수가 없는 것이다.

하느님은 절대자이시므로 대리 절대자라는 개념 자체가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중세 교회사에서 주교들을 '그리스도의 대리' 라고 하는 호칭이 생겼는데, 주교들이 그리스도의 예언직과 사제직과 왕직에 충만하게 참여하고 있다는 뜻에서 이렇게 부른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흐르면서 이런 과잉존칭은 전체 교회의 최고 사목자인 교황에게만 붙이는 존칭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성직자가 미사를 비롯하여 7성사를 집전하는 경우와 정식으로 성무를 집행하는 것을 그리스도의 직무대리라고 할 수는 있지만, 성직자의 존재자체를 그리스도의 대리라고 생각하거나 말하는 것은 격에 맞지 않는 과잉존경이다.

끝으로 무당숭배의 잔재라는 제목과 이 글의 내용이 맞는 것인지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으리라. 필자의 의도는 원시종교에서 그들이 숭앙하는 신과 인간을 중개한다고 하는 무당이나 도사를 숭배하였듯이 신자들이 성직자를 숭배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다.
<정 하권 몬시놀/ 마산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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