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관련

미사보 쓰는 문제

인쇄

심재엽 [simjy] 쪽지 캡슐

2005-02-14 ㅣ No.280

미사보 쓰는 문제
대부분 여신자들 미사보 쓰지않아 혼자 쓰기 어색해

<질문>

얼마전 세례를 받은 새내기 신자입니다. 영세 때 대모님께서 주신 미사보를 미사 때마다 쓰는 데, 대부분의 신자들이 미사보를 쓰지 않더군요. 정중하게 성호를 긋고 성체를 모시기 위해서 미사보를 쓰는 것이 타당한 것 같아 저는 그렇게 하고 있는데, 저만 유달리 그렇게 하는 것 같아 이제 어색하기까지 합니다.

<답>

미사보는 신랑을 맞는 신부의 겸손의 표시

자매님의 행동에 위로와 용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신자는 미사보 쓰는 모습이 성스럽게 보여 그 성스러움을 누리고 싶어 입교했다고 합니다. 거룩함은 사람을 변화시킵니다. 안타깝게도 이 아름다운 전통이 남녀 차별이라는 이름으로, 간편이라는 이름으로 가볍게 또는 불필요하게 취급되고 있습니다.
미사 때 미사보를 쓰는 것의 유래는 옛날 구약시대의 풍습에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사악의 부인 리브가가 자기 장부 앞에서 『너울을 꺼내어 얼굴을 가렸다』(창세 24, 65)는 것에서 그 기원이 있습니다. 그러나 실상 미사보의 관습은 일반적으로 고린토교회에 보내는 사도 바오로의 말에서 유래됩니다. 『여자가 기도를 하거나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서 전할 때에 머리에 무엇을 쓰지 않으면 그것은 자기 머리, 곧 자기 남편을 욕되게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머리를 민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만일 여자가 머리에 아무것도 쓰지 않아도 된다면 머리를 깎아 버려도 될 것입니다. 그러나 머리를 깎거나 미는 것은 여자에게는 부끄러운 일이니 무엇으로든지 머리를 가리십시오』(1고린 11, 5~6).
이것을 남녀 차별로 보아서는 안 됩니다. 성서의 시각은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를 궁극적으로 신랑과 신부의 관계 개념으로 봅니다. 여성은 하느님과 결합하는 하느님 백성의 개념입니다.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신부입니다. 그런 맥락에서 미사보를 쓴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내 남편은 예수님!」 그래서 미사보는 바로 신랑을 맞는 신부의 겸손의 표시입니다. 남자가 「내 남편은 예수님!」 그럴 수는 없잖아요. 그런 면에서 자매님은 신부의 특권을 잘 누리고 계십니다.

김연준 신부


285 0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