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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27일 (토)부활 제4주간 토요일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하계동성당 자유게시판 : 붓가는대로 마우스 가는대로 적어보세요
*아픔을 느끼지 않는 친절이 너무 많습니다.

7996 김문규 [marco1998] 2017-07-16

 

몇 년 전 하버드대 신학교수 나우엔 박사가 교수직을 사임하고

정신지체 수용시설로 들어가 허드렛일을 하는 것이 세간에 화재가 된적이 있다.

 

안락한 생활, 높은 보수, 명예를 뿌리치고

정신 지체자들의 용변을 치우고 목욕을 시키고

밥을 먹여주며 함께 놀아주는 일로 세월을 보냈지만

그는 이렇게 고백한다

 

오르막길에서는 예수를 만날 수가 없었는데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내리막길에서는 복음의 예수를 만날 수가 있어서

내 생애 가장 행복한 나날을 살고 있다.

 

이 말은 가진 자의 입장에서 때때로

산타클로스 역할을 하려고 했던 내 삶을 바탕부터 흔들어 놓았다

 

깨끗하고 거룩한 의인의 입장에 서서 마치 신앙 선구자나 해결사가 된 듯이

나 자신도 살아내지 못하는 삶을 마구 떠들며 *빈말잔치* 를 벌인 내가 부끄러웠다.

 

남편을 갑자기 잃고 6남매와 살아가는 교우가 나를 찾아왔다. 

하루하루 사는 것이 힘들고 애들도 하나둘 학교를 그만두게 되었다며 울먹였다

 

나는 가엽다는 것 외에 별다른 느낌도 없이 그녀의 말을 건성으로 듣고

입에 익은 좋은 말로 위로해줬다. 그리고 헤어질 때 한사코 사양하는

그녀의 주머니 속에 억지로 돈 봉투를 넣어주었다.

 

그런데 그후 그 부인은 주일미사에도 나오지 않았다

몇개월후 가정방문을 가보니 십자고상과 성모상 대신 부처상이 모셔져 있었다

 

나를 보고도 조금도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신부님, 가톨릭에는 큰 스님 같은 넓고 큰 사람이 없어요.

아파하는 이들이 참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외침이나 돈 봉투가 아니라

함께 아픔을 느끼는 것* 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녀는 내가 건성으로 한 위로의 말에 심한 멀미를 하였고

억지로 넣어준 돈 봉투가 그를 너무도 비참하게 만든 것이다. 

이렇게 뒤통수를 맞고도 여전히 입으로만 살고 있는 내 삶이 몹시 부끄럽다.

 

*아픔을 느끼지 않는 친절이 너무 많습니다.

마음도 아프지 않고 자기 주머니도 축내지 않는 친절이

교회 내에서도 매우 성행하고 있어요.

가난한 이들은 결코 당신 주머니의 돈을 바라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친구되어 아픔을 함께 해주길 바랄 뿐이라는

마더 데레사의 말이 내 마음의 정곡을 찌른다.

 

가톨릭 교회가 *거룩하고 공번된 교회* 라 하지만

실은 모두가 예외 없는 죄인들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에

나부터 더 깊이 눈을 떠야겠다.

함께 아파해주고 순례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길동무가 되어주어야겠다 !

-- 이수일 신부 --

 

https://m.youtube.com/watch?v=z4KTWvgFLSM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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