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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19일 (금)부활 제3주간 금요일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하계동 메아리
"부활 그리고 A.D." --[하계동 메아리 제 706호]

32 고창록 [peterkauh] 2006-04-25

 

[예수 부활 대축일/2006, 4.16]

부활, 그리고 A.D.


제1독서 사도 10,34a.37∼43 “그분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뒤에 우리는 그분과 함께 먹기도

                                          하고 마시기도 하였습니다”

제2독서 골로 3,1∼4          “그리스도께서 천상에 계시니 천상의 것들을 추구 하십시오”

복   음 요한 20,1∼9          “예수께서는 죽었다가 반드시 살아나실 것이다”


 

인류의 역사는 양분 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이 오시기 이전의 시대는 B.C.(Before Christ)라 하고 이후의 시대는 A.D.(Anno Domine:주님의 해)라고 일컫습니다. 예수님께서 인류의 역사를 바꿔 놓으신 것입니다. 아니 새로 창조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인류의 삶 전체를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바꾸어 놓으셨습니다. 그리고 이 위대한 역사 창조의 힘이 바로 예수님의 부활이었습니다. 또한 그 부활의 생명력이 자멸의 길을 가는 인간을 생존케 하는 힘입니다. 핵폭탄을 이겨내는 힘, 제국주의의 횡포와 태러의 위협을 이겨내는 힘, 등 영원한 인간의 생명력이 부활의 은총과 영성으로 유지됩니다.


부활은 예수님의 새로운 탄생입니다. 그분이 부활하심으로 인해 세상은 진정 다시 태어났으며 모순과 악의 세계에서 진리와 은총의 세계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인류는 실로 새로운 시대에 들어선 것이며 어둠과 모순 속에 묻혔던 세상의 수수께끼들은 다 풀리게 되었습 니다. 여기에 그리스도의 위대함이 있습니다.


세상은 사실 모순에 빠져 있었습니다. 왜 착한 이들이 자주 고통 을 받으며 왜 악한 이들이 자주 떵떵거리는지 그 이유를 몰랐습니다. 더구나 인생이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몰랐으며 '죽음' 이라는 무서운 세력 앞에서 인류는 참으로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죽음으로 모든 것이 다 무너졌으며 세상의 어떤 생명도 이두려운 존재 앞에 무릎을 꿇지 않은 것이 없었습니다. 죽음은 실로 세상의 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은 이와 같은 세상의 모순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되었습니다. 예수님 친히 죽음 속으로 들어가시어 그 세력을 꺾으시고 부활하셨기 때문에 죽음은 이제 죽음이 아니요 새로운 세계를 여는 은총의 문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처럼 주님은 당신의 부활로써 세상을 건지셨습니다. 죽음에서 건지셨고 죄에서 구해 주셨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부활은 신앙의 중심이 된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막달라 여자 마리아의 일행이 예수님의 무덤에 찾아갔을 때 예수의 시체는 없고 천사가 거기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는 질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때 천사가 말합니다. "겁내지 말라. 예수는 다시 살아나셨다."


그러나 여자들은 무서워 벌벌 떨면서 무덤 밖으로 나와 도망쳤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도대체 사흘 동안 완전히 죽었던 자가 다시 살아났다니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기에 예수님의 부활 사건은 온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고 인류를 깜짝 놀라게 했던 역사상 가장 큰 사건이었습니다.

오늘 1독서에서 사도 베드로가 백성들에게 예수의 부활과 그의 놀라운 행적에 대한 것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본래 그는 무식하고 우유부단하고 믿음이 약했던 자였습니다. 그는 훌륭한 교육을 받은 자도 아니었고 예수님 밑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쌓은 자도 아니었습니다.


더구나 고상한 인격의 소유자도 아니었으며 자기 사상을 논리적으로 전개시킬 수 있는 수준은 더욱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무식한 베드로가 놀라운 감화력을 가지고 백성에게 전도하며 그들을 압도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부활신앙 때문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바로 그 부활신앙을 가져야 합니다. 제자들의 증언을 믿고 우리도 그 놀라운 사건을 바로 내 것으로 받아들여 삶에 실천함으로써 세상에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고 전도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부활의 삶이요 또한 의무요 책임입니다. 왜냐하면 당신도 나도 이미 부활했기 때문입니다.


어정쩡한 믿음에서 벗어나십시오. 성당에 열심히 다녀도 은혜를 체험하지 못하고 갈등과 착각 속에서 고민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부활 신앙이 없기 때문입니다. 부활신앙이 없으면 오로지 현실만을 중요시합니다. 지금 당장 잘 먹고 잘 사는 것에 축복의 기준을 둡니다. 그런 믿음 속에서는 회의만 계속됩니다. 그것이 신앙의 비극입니다.


부활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현장에서 나날이 체험해야 할 우리의 과제입니다. 그리고 그 삶을 복음적으로 개선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 자신의 부활을 체험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신앙의 은혜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간직하고 그 신앙을 세상에 증거 하도록 노력합시다. 어떤 처지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신앙의 기쁨을 가지고 살아갑시다. 예수님이 바로 우리 안에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바로 A.D(주님의 해)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활 묵상]

빈 무덤에서 베드로는


그러나 제자들은 여인들의 말을 믿지 못했다. 헛소리로 여겼다.

그러나 베드로는 달랐다.

뭐라구요? 그 말이 정말이에요? 정말입니까?”

베드로는 여인들의 대답도 듣지 않고 뛰쳐나갔다.

어스름한 여명 속을 베드로는 헐레벌떡 뛰어가고 있었지만, 혼돈스러웠다.

그러나 베드로의 눈에선 불이 튀고 있었다.

‘꼭 확인하리라, 내 이 두 눈으로 꼭 확인하리라.’


무덤에 도착해 보니, 여인들의 말대로

스승님의 시신은 온 데 간 데 없었고,

단지 그분을 감쌌던 수의만이 놓여 있었다.

빈 무덤, 있어야 할 스승의 시신이 사라진 빈 무덤…

또 한 번, 스승님의 시신마저 지키지 못한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털썩, 베드로는 다시 얼굴을 감싸며 무릎 꿇었다.

스승님의 체취가 남아 있는 수의를 잡는 순간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주님, 제가 왔습니다.

스승님을 배반하며 도망갔던

이 못난이가 당신께 왔습니다.

스승님, 어디로 가셨습니까? 어디 계십니까?

저는 어찌 하라고…

저더러 어찌 하라고, 이런 모진 일까지 당하신 것입니까?

주님~!”


영으로 곁에 계시던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속삭였다.

“돌아와 주었군요, 베드로! 고마워요, 고마워요!

당신이 돌아올 줄 알았어요.

자, 이제 시작입니다, 베드로.

제가 어딜 가겠습니까?

저는 저의 길 위에 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길 위에 있습니다.

그 길에서 우리는 만나게 될 거예요.

예루살렘에서,

갈릴래아에서,

그리고 당신들 안에서…

기다려요. 우린 곧 만나게 될 거예요…”


베드로는 제 울음소리에 부활하신 예수님의 속삭임을 듣지 못했다.


한참동안 그렇게 부끄러움과 죄스러움에 가슴을 치며 울던 베드로는 힘없이 일어났다.

스승의 시신이 놓였던 자리를 손으로 쓸며 몇 번이고 맴돌았다.

그때, 가슴 저 깊은 곳에서 울려나와

어지러울 정도로 머리와 가슴을 꽉 채우는 말씀이 있었다.

“나는 그대 믿음이 사라지지 않도록 기도했습니다.

그러니 언젠가 돌아오거든,

언젠가 돌아오거든

형제들을 굳세게 해주세요.”

그제서야 주님의 사랑받던 제자와 함께 달려왔던 것이 떠올랐다.

베드로는 그를 향해 돌아섰다.

그리곤 아직 채 마르지 않은 가슴으로 그를 껴안았다.

‘주님이 내게 맡기신 이들, 그분이 사랑하신 이들,

나의 형제들과 언제까지나 함께하리라’ 다짐하고 있었다.


주님께서 사랑하신 제자와 함께 빈 무덤을 나오니,

벌써 아침이 밝아 있었다.


❍ 부활의 봄에 음미하는 시 ❍



봄길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 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 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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