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GOOD NEWS

우이성당 검색
메뉴

검색

검색 닫기

검색

오늘의미사 (백) 2024년 4월 20일 (토)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우이성당 자료실
●하늘에 띄우는 한통의 편지 입니다

29 배성원 [bbss3355] 2014-11-20

   하늘에 띄우는 한통의 편지 입니다









이 여자를 아시나요



생머리 찰랑거리며


살며시 눈웃음 지으면서


안녕하세요?


고운 목소리 먼저 인사하는 여자



사람들 앞에서


자신 의견보다 상대방 의견을


존중하고 말을 아끼는 여자



산과 들 오르고 걸으며


풀잎하나 떠가는 구름에게도


오랜 친구마냥 반갑게


얘기하는 여자



남자의 실수를 지적하기보다


한 박자 늦게 얘기하고


기다리는 여자



휴일 아침 이면


먼저 일어나 집 안 둘러보고


조용히 클래식 음악 트는 여자



봄이 오면 엷게 탄


진갈색 맥심 커피 잔 들고


마당에 성큼 들어선


봄 친구 소개하는 여자



아이들 앞에선


엄하기도 하고


다정한 엄마로서의 여자



집안 여건이 어려움 당할 때


힘든 거 팔 걷어붙이고


종부하는 여자



웬만한 요리 실습 다하고


인공 조미료 안쓰고


외식은 좀처럼 안하는 여자



모처럼 쇼핑 나서면


세련됨과 합리적으로


누구에게나 환영 받는 여자


아침 잠깨어 일어나서


미지근한 물에 세수 한번하면


화장품도 로션 하나면 족한 여자



살다가 이런 저런 일로


다툼이 있어도 하룻밤 지나면


또 잊고 이해하는 여자



남자의 술주정을


너그럽게 봐주고


정작 본인은 맥주 한잔


막걸리 한잔에 취해 웃어버리는 여자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 넘어 들려오는


새소리에 깨어


문득 생각이 나는 여자




늘어선 봄 벚꽃


화사한 망울에 고운 웃음 지으며


환하게 떠오르는 여자



금단 홍단 펼쳐놓은


가을 단풍 아래


인생의 희로애락에 숙연할 줄 아는 여자




밤새 눈이 소보소복 내리는 날


창문열고 장독대 위에


쌓이는 눈 가리키며


“저 소리 들어봐” 잠 깨우는 여자


 


새벽 눈뜨면 아침밥 짓고


먹기 싫어도 회사 지각해도


기어이 밥먹여 보내는 여자


 



언제 부터인가


늘어나는 흰머리 고르다가


거울보고 눈물 감추던 여자

  


평소 낮잠 자는거 손꼽을 정도


자기몸 병든줄도 모르고 


바보들과 함께 바보같이 산 여자 


  


어려서


남양주 도농리 벌판에서 바라보던


저 멀리 뾰족한 돌산아래 누가 살까?



산 좋아 지리산 종주 두번하고


삼각산 아래 동네 시집와서


이십육년 살다간 여자


 



바로 제 아내 박순이 안나랍니다



오늘이 11월 18일 안나를 보낸지 5 주기 되는 날입니다


 


오늘도 무심코 맥심 커피잔 두개 꺼내다가...


이글을 올리게 되네요



엠이 가족 여러분! 서로 이해하고 많이 사랑하십시오


시간은 결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 바보같은 남자 -





0 552 0

추천  0 반대  0

TAG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로그인후 등록 가능합니다.

0 / 500

이미지첨부 등록

더보기
리스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