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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자) 2024년 3월 28일 (목)성주간 목요일 - 성유 축성 미사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어 주시니 주님의 영이 내 위에 내리셨다.
일분교리 일분묵상
‘어두운 곳’을 ‘사랑으로’ 밝혀 주는 일

66 하계동성당 [hagye] 2008-09-30

‘어두운 곳’을 ‘사랑으로’ 밝혀 주는 일

 

김녕 엠마누엘│서강대학교 교수, 사회정의시민행동 운영위원

 

“아~ 영원히 변치 않을 우리들의 사랑으로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리라"라는 포크 듀엣 "해바라기""의 "사랑으로"라는 노래 아시죠? 약간씩 취한 가운데 모임의 마무리 노래로 동료 간의 화합과 열심히 살자는 다짐을 담아 어깨동무하며 목청 높여 함께 부르곤 하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도 그렇게 불리고 있겠지요. 이 노래는 1980년대 중반 어느 환경미화원 일가족이 배고픔을 못 이겨 동반자살을 시도한 사건이 계기가 되었다는군요. 당시 라면 값이 100원이었다는데 그 몇 백 원이 없어 함께 죽으려 했나 싶어 울컥 치받는 눈물을 닦으며 이 노래를 만들었다 합니다. 그렇다면,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밝혀 주는 일"이란 무엇일까요.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이라 하면, 이웃 간의 관심, 배려, 책임의식, 공동체의식, 도덕성과 윤리의식 등의 부재, 자살이 하도 많아 생기는 우리의 죽음 불감증, 정부와 국민 간의 소통의 실패, 인권 침해 여지가 크더라도 그 법에 대한 무조건적 준수만을 강조하는 주객이 전도된 법치주의, 아무리 일해도 가난을 못 벗어나고 일할 기회만 있으면 영혼이라도 팔겠다는 청년들이 넘쳐나는 불안정한 노동과 대량 실업, 뉴 타운이 건설되고 감세정책이 실시되고 국제중학교 등이 생겨나고 더 나아가 경제가 살아난다 해도 별로 그 혜택이 안 돌아올 우리 사회 대다수의 국민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권과 공동선, 사회정의와는 사뭇 다른 차원에서 오만하게 마치 모든 해결책인양 홍보되는 "경제 살리기" 이러한 것들 아닐까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교회와 세계 안에서의 평신도의 소명과 사명"을 주제로 발표한 사도적 권고 「평신도 그리스도인」(1988년)에서 "평신도들이 교회의 봉사와 임무에 지나치게 강렬한 관심을 가짐으로써 전문적,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분야에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을 커다란 유혹이자 잘못으로 지적했습니다. 교회 안에서 봉사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 교회 밖 세상도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며, 교회 바깥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앞서 교황 바오로 6세도 「현대의 복음 선교」(1975)에서 평신도들에게 "현세적 질서의 쇄신을 자신들의 의무로" 알아 "행동에 나서라고 요청" 한 바 있습니다.

 

사회정의, 공동선, 가난한 이를 위한 우선적 선택, 인간의 존엄성, 보조성, 연대성 등의 사회교리가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을 밝히는 원칙이 되도록 우리는 정부, 기업, 언론을 감시하고 견제하며, 그러한 노력을 하는 인권단체, 시민단체들과 연대하고 그들을 후원해야 하지 않을까요? 참, 그 "사랑으로"라는 노래도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할 일이 또 하나 있지"라고 시작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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