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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와 열린 소통(疏通)

1255 지성득 [jaugustino] 2017-04-29

 

 

 

 
                                                                         

  

 

 

 

 

 

 

 

 

 

 

 

 

 

 

 

 

 

  

 

 

   

잔소리와 열린 소통(疏通)

 

시간(時間)은 없고 할 말은 많다. 상대방의 행동(行動)을 변화(變化)시키는 전략 중

가장 일반적인 방법(方法)이 직면(直面)적 소통(疏通)이다.

말 그대로 직설적으로 상대방의 잘못을 직접 지적해 자신의 문제에 직면하게 하는 것이다.

벌을 한께 사용하기도 하는데 자녀가 잘못을 한 경우, 스마트 폰을 일시 정지시키는

 것이 한 예다. 

 이 방법 은 마음에 끄러움, 불편함을 만들게 하고 그 부정적이 감정(感情)을

이용해 행동 변화를 유발하는 것이다.

“너 이러다 나중에 뭐가 되려고 하니”란 말도 함께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말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만들어 행동(行動) 변화를 더 촉진(促進)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 윤대현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직면적 소통(疏通)은 흔히 하는 말로 잔소리인 셈인데, 효과(效果)가 없진 않다.

그러나 둘 사이의 관계는 멀어지기 쉽다.

아무리 나를 위해 하는 이야기라도 잔소리 하는 사람을 보고 반가워하면 달려가는

이는 없다.

눈치를 보며 피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우리 마음의 반응(反應)이다.

또 반복되는 직면적 소통은 시간(時間)이 지날수록 효과(效果)가 떨어진다.

잔소리도 그 자체가 체벌의 성격이 있어 벌을 받았으니 내 잘못도 탕감 받았다는

느낌을 주게 된다.

 

변화(變化)의 동기(動機)가 줄어드는 셈이다. 잘못한 것이 있는데 상대방이 그냥

지켜봐주거나 안아줄 때 사람 마음은 복잡(複雜)해진다.

상대방이 ‘나를 깊이 이해(理解)해주는구나’하는 뭉클함도 찾아오고 신뢰감도 더 커진다.

그래서 어려움이 있을 때 더 오픈하고 도움을 구하게 된다.

그리고 미안한 마음도 더 크게 느낀다.

 

그러다 보니 변화에 대한 동기(動機)도 더 오래 지속(持續)된다. 잔소리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순서가 중요한데, 잔소리를 하고 안쓰러워 안아주는 것보다 자녀가 잘못했을 때 먼저

넉넉한 마음으로 ‘이게 다 커가는 성장(成長)통이야’라며 웃으며 꼭 안아주고,

그리고 나서 자녀가 맘을 열었을 때 요런 건 바뀌었으면 좋겠다라는 메시지를 쏙

던지는 것이 더 효과적(效果的)이다.

 

그런데 이것이 쉽지 않다. 잔소리는 자녀들을 내 몸처럼 사랑하기에 자녀들이

시행착오(試行錯誤)를 최소화해 인생을 살기 바라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고

이 마음은 깊은 부모의 본능(本能)이기에 생각으론 잔소리를 하지 말라고 해도 입에서

튀어 나가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잔소리의 형태는 좀 바꾸어주어야 하는데, 면(直面)적 소통이 아닌 열린

소통으로 하는 편이 낫다.

 

잔소리는 분명한 사랑의 메시지다.

잔소리가 후손들의 생존(生存)력을 높이기 위해 노하우를 빠르게 전달하려는

강력(强力)한 욕구(慾求)란 이야기가 있다.

나이가 들수록 잔소리가 많아지는 것, 시간(時間)은 줄어드는데 인생 경험(經驗)은

쌓이니 해줄 이야기는 많아, 마음이 바빠지는 셈이다.

그러나 자신의 메시지를 잘 전달(傳達)하는 소통(疏通)의 효율(效率)성 측면에서 보면

잔소리는 효과(效果)가 좋지 못하다.

 

특히 어린 자녀들은 심리적(心理的) 독립(獨立)이라는 중요한 발달(發達)의

숙제(宿題)를

이루어야 하기에 일단 잔소리는 청개구리처럼 반응(反應)한다.

아이가 삐뚤어졌다고 느껴진다.

열심히 아이를 분석(分析)하고 적극적인 조언(助言)을 했건만 속상하다.

부모와 자식 사이만 나빠지는 경우도 많다.

 

열린 질문(質問)이 마음을 연다.

 

사람은 자유에 대한 욕구가 크기에 누군가 옳은 내용이라도 강하게 밀어붙이면 일단

 저항의 심리가 본능적으로 일어난다.

사랑의 잔소리가 상대방에게 자유를 억압하는 협박처럼 느껴질 수 있겠다.

그렇기에 좋은 이야기를 하는데 상대방이 잔소리라며 듣기 싫어한다고 괘씸하게

여길 수만은 없는 것이다.

 

한 어머니가 요즘 잔소리를 줄였다며 자랑한다.

전에는 독한 말투로 “아들 너 왜 이렇게 공부 안 해. 그래서 나중에 뭐 되려고 그래”라고

 했는데, 요즘은 부드럽고 상냥한 말투로 “아들 왜 이렇게 공부 안 해.

그러다가 나중에 어떻게 살려고 해”라고 말한다는 것이다.

부드러운 말투는 잔소리가 아니고 설득력이 있을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후자가 더 열 받는다.

잔소리를 부드럽게 이야기하니 화를 낼 수도 없으니 말이다.

 

상대방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변화에 대한 동기를 살려줘야 하는데

강한 잔소리보단 열린 질문(質問)의 소통(疏通)이 효과적(效果的)이다.

열린 질문이 무엇일까?

“아들 공부 열심히 했어? 안했어?” 질문이기는 하지만 닫힌 질문이다.

 “아들 요즘 공보하기가 어때? 공부에 집중이 잘 안되는 이유는 무엇일까?”가

열린 질문이다.

 “여보 술 끊는다면서 어제 또 술 먹은 것 아니에요?”는 닫힌 질문이다.

 “여보 술이 잘 안 끊어져요? 술을 잘 끊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가 열린 질문이다.

  

열린 질문은 일방적 지시가 아닌 상대방의 의견을 묻는 구조이기에 저항이 적게 생긴다.

그래서 상대방의 이야기에 마음이 열리게 된다.

술을 끊지 못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술을 끊으려 해도 스트레스를 받으니 쉽지 않아”

 라고 답하게 되고 술 대신 스트레스 풀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結論)에

이르게 된다.

이 결론은 대화를 통해 얻은 것이기에, 내 생각이고 내 결정이기에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장기 이식에 거부감이 있는 것처럼 생각의 이식(移植)도 남의 것에는 심리적(心理的)

거부감을 일으키는 것이 우리 마음이다.

 열린 질문(質問)에 익숙하지 않은 이유(理由)는 빨리 변화시키고픈 조급(早急)함과

불안감(不安感) 때문이다. 그러나 변화에는 기다림이 꼭 필요하다.

 

- 2017년 Money 4월호 한국 경제신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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