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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4년 5월 1일 (수)부활 제5주간 수요일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묵상
"흘러가는 것과 흘러가지 않는 것"

75 성일용 [iyseong] 2007-07-14

물이 흘러가서 시내가 되고, 바다를 이룬다는 것을 이상하게 여길 사람은 아무도 없다. 흔히들 고속화 시대라 부르는 요즈음, 기술문명이며 관념적 문화 등 일체가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도로 흘러가고 있다.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나아지고,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욱 커지겠기에 사람들은 이를 일컬어 '발전'이라고도 혹은 '진화'라고도 한다. 그러나 마치 손오공이 제 아무리 재간을 부려서 빨리 달려도 역시 부처님의 손아귀에 있는 것처럼 발전이나 진화의 시간 역시 영원의 손길 안에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 모두는 발전 이상의 무엇, 흘러가는 만상들 안에서 흘러가지 않는 어떤 것을 지닐 수 있어야 한다.

이 흘러가지 않는 것, 결코 흘려 보내서는 안 되는 것,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를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라 믿어 고백한다. 이것이야말로 예수님께서 당신의 삶 전체를 통해서 우리들에게 가르쳐 주시고자 하신 것이며, 이 점에서 그리스도인이란 다름 아닌 이러한 생명의 말씀을 생활로써 증거해 보이는 사람들일 것이다.

논어에 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교언영색선의인 (巧言令色鮮矣仁). 곧 말만 잘하고 모양만 재는 사람치고 사람다운 걸 보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그런가 하면 한자의 욕(慾)자를 보면 재미있는 사실이 발견된다. 그것은 골짜기 곡(谷)자와 하품할 흠(欠)자로 이루어져 있는데, 한마디로 속이 텅 비어있을 때 나오는 것이 인간의 욕심이라는 것이다.

'영원한 생명의 말씀'에 그야말로 삶의 모든 것을 걸었던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이야말로 무엇이 흘러가는 것이며 흘러가지 않는 영원한 것인지를 안 사람들이었고, 모든 것을 버림으로써 실은 그것이 모든 것을 얻게 되는 길임을 깨달은 사람들이었다.

사랑의 이중 계명으로 율법 전체를 한 계명으로 환원시키신 오늘 복음의 예수님의 모습 안에서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하나임을 깨달아야 한다. 고통과 고난 속에 있는 사람, 그래서 하느님의 사랑을 구체화하도록 요구받는 사람이 바로 내 이웃임을 알고 구슬땀을 흘리며 살아가는 농민들의 삶을 기억하며 그분들의 삶의 노고에 감사하도록 하자.
대전교구 유탁준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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