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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여덟번째의 평신도 강론

183 김용태 [ytkim55] 2005-11-13

 11월13일 연중 제33주일(평신도주일)을 맞이하여 평신도인 제가 새벽미사에  강론한 원고입니다.

                                       

                                       평신도주일 강론

                                                                           남성총구역장 김용태(로메로)

                                           

1.사랑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오늘은 서른여덟 번째 맞이하는 평신도주일입니다.

  연중 마지막 주일을 한주밖에 남겨두지 않고 있는 즈음, 교회전력으로 보면 한해를 마무리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이 중요한 시기에 평신도가 강론을 맡게 됨을 하느님과 교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인격으로 친다면 우리본당 공동체는 이제 스무살의 활기찬 청년으로 성장했다고 봅니다. 가난하고 부족한 살림으로 제금 나와서 집을 짓는 데에만 20여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돌이켜보면 가난한 살림은 우리에게 은총의 샘이었습니다. 모두가 성전을 짓는 일에 급급해서 허리띠 졸라매고 매진하다보니 갈등도 모르고 어느새 훌쩍 커버린 청년의 나이가 되어버렸습니다. 가난한집 아이들이 무병하듯, 우리의 각 단체들은 내실이 튼실하지 않습니까. 저는 우리본당 공동체가 신앙적으로도 성숙하고 매우 건강하다는 믿음을 갖습니다. 이제 이 건강한 공동체의 힘을 본당 울타리 밖 사람들을 위해서도 써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2.타종교를 아우르는 관용

  ‘다름과 차이’는 백지 한 장만큼의 겹도 아닌데 이처럼 별것 아닌 문제가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세계를 들끓게 하고 있습니다. 인종차별에서 비롯된 서방의 폭력사태, 민족과 종교적 갈등으로 빚어지는 중동지방의 끊임없는 분쟁 등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습니다. 그저 마음 하나 바꿔먹으면 아무런 문제없이 오순도순 살아갈 세상을 두고, 몇 십억의 인구가 죽음과 폭력의 불안에 떨고 있지 않습니까.

 

저는 며칠 전에 신문기사 한토막을 읽고 가슴이 울컥했습니다. 이스라엘 군의 총에 맞아 희생된 소년이 있었습니다. 열두살 된 팔레스타인의 소년, 아흐마드 카티프는 요르단강 서안의 예닌 난민촌에서 장난감 총을 휘두르고 놀다가 무장한 전사로 오인을 받아 이스라엘 군인의 총격을 받았습니다. 소년은 머리와 가슴에 총상을 입고 이스라엘 한 병원으로 후송되었지만 의사로부터 희망이 없다는 판정을 들었습니다. 소년의 아버지 이스마일은 슬픔을 뒤로 하고 결심을 내렸습니다. 소년의 장기를 기증하겠다고. 그것도 장기를 받는 이가 유대인이든 무슬림이든 기독교인이든 중요하지 않다. 라고…. 장기이식으로 누군가가 살아날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한사람의 진정한 용서가 죽은 자를 살려내고 청맹과니의 눈을 뜨게 했던 예수님의 기적과도 같은 효력을 지녔다고 봅니다. 복수와 아집을 뛰어넘은 한 팔레스타인의 관용이 종교인으로서의 표본을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이 어린 생명의 순교를 통해서 우리는 새로운 눈을 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교회 밖 사람들도, 구원을 받을 수 있다.”라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반포한 우리의 교회정신과 「비그리스도교 선언」40돌을 기념해서 공동기도회를 갖았던 우리나라 종교 지도자들의 선행을 본받아 우리도 한 종교인으로서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와 교리를 달리하는 종교단체와도 연정을 갖고, 용기 있는 자가 먼저 손을 내밀고 악수를 청해야겠습니다. 종교의 경계를 넘어 진정한 이웃으로 다가가는 관용의 신앙을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3.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

  이백여 년 전, 스스로 자란 홀씨 한 알이 홀연히 날아가 복음의 씨앗을 물고 와서 이 땅에 퍼뜨린 우리 신앙의 선조들처럼 그리고 오직 하느님 말씀 전파를 위해 목숨 걸고 변방을 찾아왔던 서방의 사제들과 선교사처럼 우리도 복음의 씨앗을 들고 불모지를 찾아 떠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사제와 수도자들뿐만 아니라 우리도 평신도 사도직분을 수행할 때입니다.

우리와 이웃한 아시아의 저개발 지역민을 찾아가는 것을 우선으로 해야 하며 아직도 하느님 말씀이 전파되지 않은 곳 또는 국가 이념 탓에 교회의 설 땅을 잃은 봉쇄국 형제들을, 찾아서 복음을 전하고 결연을 맺어 교회를 짓고 후원하는 선교사업을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할 때입니다. 직접 찾아 나서지 못할지라도 최소한 기도와 정성의 힘을 보태는 지원사업에 동참해야 할 것입니다. 이승에서 게으른 나날을 보내고 이다음에 스승이신 예수님을 뵈올 때면 면목 없어 얼굴을 감추게 될지도 모르겠지요.      


4.우리지역의 외국인노동자들과 탈북자 공동체 만들어 주기

  하느님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선물을 주시어서 가난한 이들을 이웃하게 했습니다. 우리지역에는 외국인노동자와 탈북자들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형제애로 베푸는 도움은 그들 젊은 자존심을 상하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쉴 장소를 제공하며 정신적 안정을 찾아 신앙생활을 하도록 이끌어주는 청년선교활동을 펴야 할 것입니다. 그들은 힘이 없기에 잘 뭉치고 젊기에 민족성을 따지지 않아 화합이 잘되는 속성을 지닌 새로운 얼굴들입니다. 그들이 신앙의 종자를 안고 고국에 돌아간다면 씨 뿌리는 그리스도인이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 공동체는 우리 안의 공동체만을 위해서 힘을 쏟기보다 건강한 힘을 밖으로 뻗어가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처럼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각자의 달란트를 어떻게 꽃피워 하느님께로 다시 돌릴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연약하고 남루한 예수님을 찾아서 말입니다.


5.서른여덟 번째로 맞는 평신도주일

오늘 서른여덟 번째로 맞는 평신도주일을 맞이해서 우리 모두가 한 마음으로 축하 인사를 나누고 싶습니다. ‘살아있는 인간은 하느님의 영광이라고’ 했지 않습니까. 우리는 기꺼이 썩는 밀알이 되어 내일의 풍성함을 기약하는 평신도 사도직분을 잘 수행해갑시다. 참고로 오늘 2차 봉헌금은 평신도 사도직 활동을 위해 쓰인다는 점을 말씀드리며 끝으로, 서툴고 부족한 제 강론을 허락해 주신 신부님께 감사드리고 끝까지 들어주신 교형자매 여러분께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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