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성인/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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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피르미노 (Firmin)
같은이름 피르미누스 , 피르민 , 피르맹 , 페르민 축일 9월 25일 신분 주교 , 순교자 활동지역 아미앵(Amiens) 활동연도 +연대미상
성 피르미누스(Firminus, 또는 피르미노)에 관한 전설적인 “행전”에 따르면 그는 에스파냐 나바라(Navarra)의 팜플로나(Pamplona)에서 귀족 가문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피르무스(Firmus)는 팜플로나의 저명한 로마 원로원 의원으로 아내인 에우제니아(Eugenia)와 함께 성 호네스토(Honestus, 2월 16일) 신부에 의해 그리스도교로 개종하였다. 성 피르미노는 성 호네스토의 스승이자 훗날 프랑스 툴루즈(Toulouse)의 초대 주교가 된 성 사투르니노(Saturninus, 11월 29일)에게 세례를 받고, 성 호네스토의 돌봄과 가르침을 받으며 성장하였다. 성 호네스토는 그를 툴루즈의 성 사투르니노 주교에게 보냈고, 성 사투르니노는 그에게 사제품을 준 후 선교 주교로 축성했다고 한다.
성 피르미노는 선교 주교로서 프랑스 남서부의 아키텐(Aquitaine) 지방과 중부의 오베르뉴(Auvergne) 그리고 북쪽의 보베(Beauvais) 인근까지 가서 복음을 전했다. 보베에서는 지방 총독의 박해로 체포되어 감옥에 갇혀 채찍질을 당했으나 무사히 탈출할 수 있었다. 그 후 그는 북쪽으로 더 이동해 갈리아 벨기카(Gallia Belgica, 오늘날 프랑스에 속한 로마 제국의 속주)의 아미앵에 정착하여 그 도시와 주변 사람들을 개종시키고 그 도시의 첫 번째 주교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그 지역 총독에게 체포되어 많은 고문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신앙을 증언하였다. 결국 박해자는 다른 그리스도인들의 저항을 피해 3세기 말에서 4세기 초에 감옥에서 비밀리에 참수형을 집행하였다. 그 뒤에 성 피르미노에게 세례를 받은 파우스티누스(Faustinus)라는 원로원 의원이 그의 시신을 거두어 자신의 가족무덤에 안장하였다. 그리고 파우스티누스의 아들이자 아미앵의 세 번째 주교로 알려진 성 피르미노 2세(Firminus II, 9월 1일)가 그의 무덤 위에 성당을 세웠다고 한다. 하지만 성 피르미노 2세 이야기는 역사적 신뢰성이 없고, 두 명의 성 피르미노가 동일 인물일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또 다른 전승에 따르면 성 피르미노가 순교한 후 그의 무덤 위치가 알려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7세기 초에 아미앵의 주교로서 도시 중심에 대성당을 건립한 성 살비오(Salvius, 10월 28일)가 기적적으로 성 피르미노의 유해를 발견해 대성당에 모셨다. 성 살비오 주교는 어느 날 강론 중에 신자들에게 성 피르미노의 유해를 발견하도록 기도를 청했고, 셋째 날 기도가 끝나고 미사 중에 한 줄기 빛이 성당을 비추며 그들을 도시 외곽의 공동묘지로 이끌어 성 피르미노의 유해를 기적적으로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유해를 아미앵으로 옮기는 중에 병자들이 치유 받는 등 많은 기적이 일어났다고 한다. 성 피르미노의 유해는 프랑스의 여러 성당에 모셔져 공경을 받았다. 그리고 12세기에 에스파냐에도 그의 유해가 전해졌는데, 특히 유해를 모신 팜플로나에서 그에 대한 활발한 공경이 이루어졌다. 팜플로나 지방에서는 그의 축일을 10월 10일에 8일 축제로 거행했다가 우기와 겹치는 날씨 관계로 16세기 말에 7월 7일로 변경하였다. 1657년에 교황 알렉산데르 7세(Alexander VII)는 성 피르미노와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Franciscus Xavier, 12월 3일)를 팜플로나의 수호성인으로 선포하였다. 한편 성 피르미노 축일은 팜플로나 지방의 주요 소몰이 축제와 결합하면서 오늘날에도 이어지는 ‘산 페르민 축제’(Fiesta de San Fermin)로 발전하였다.
옛 “로마 순교록”은 9월 25일 목록에서 프랑스 아미앵에서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284~305년 재위)의 박해 때 ‘복자’ 피르마노 주교가 순교했는데, 그는 릭티오바루스(Rictiovarus) 총독 치하에서 여러 차례 고문을 받은 후 참수형을 당해 순교했다고 전해주었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같은 날 목록에서 오늘날에는 프랑스에 속하지만 로마 제국의 속주였던 갈리아 벨기카의 아미앵에 주교이자 순교자로서 공경을 받는 성 피르마노가 있었다고 기록하며 순교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표기하였다. 성 피르미노는 성 피르민(Firmin) 또는 성 페르민(Fermin)으로도 불린다.♣
- 성 피르미노 (Fir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