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자 로제루스 디킨슨(Rogerus Dickenson, 또는 로제로 디킨슨)은 영국 잉글랜드 동부 링컨셔(Lincolnshire)의 링컨(Lincoln)에서 태어났다. 그는 사제가 되기 위해 프랑스의 랭스(Reims)로 가서 영국 대학에서 수학한 후 사제품을 받고 1583년 잉글랜드로 돌아와 윈체스터(Winchester)에서 교구사제로 활동했다. 그는 복자 랄프 밀너(Ralph Milner)의 도움으로 윈체스터 지방의 여러 마을을 다니며 몰래 사제직을 수행하고 있었다. 영국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처음 체포되었을 때는 다행히 간수가 술에 취한 틈을 타서 탈출에 성공했었다. 그러나 어느 부인의 장례미사를 집전한 일로 신분이 노출되어 복자 랄프 밀너와 함께 재차 체포되었을 때는 그렇지 못했다. 그는 가톨릭 사제라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고 1591년 7월 7일 윈체스터의 처형장에서 복자 랄프 밀너, 복자 라우렌시오 험프리스(Laurentius Humphreys)와 함께 교수형을 받고 순교하였다.

   종종 복자 로제로 디콘슨(Rogerus Dicconson)으로도 불리는 그는 1929년 12월 15일 교황 비오 11세(Pius XI)에 의해 복자품에 올랐고, 순교한 날인 7월 7일에 축일을 기념하고 있다. 그리고 2000년에 잉글랜드와 웨일스 교회의 새 전례력이 교황청에서 승인된 후에는 1970년 10월 25일 교황 성 바오로 6세(Paulus VI)에 의해 시성된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40위 순교자’(The Forty Martyrs of England and Wales)와 종교개혁 시대에 순교한 모든 복자 · 성인들이 ‘영국의 순교자’(The English Martyrs)라는 이름으로 5월 4일 전례 안에서 기념하게 되면서 복자 로제로 디킨슨 또한 그날 함께 축일을 기념하게 되었다. 이날은 종교개혁 시대 영국에서 순교한 영국 성공회의 순교자와 성인들의 기념일과 같은 날이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7월 7일 목록에서 영국 윈체스터에서 복자 로제로 디킨슨 신부와 글을 읽지 못하는 가난한 농부지만 믿음이 확고한 복자 랄프 밀너가 엘리자베스 1세 여왕 때에 체포되어 교수형으로 순교했는데, 같은 날 복자 라우렌시오 험프리스도 가톨릭 신앙을 받아들였다는 이유로 그들과 함께 교수형을 당했다고 기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