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자 요한네스 러그(Joannes Rugg, 또는 요한 러그)는 영국 잉글랜드(England) 남동부 치체스터(Chichster)의 주교좌 성당 참사회원을 역임한 성 베네딕토회 수도사제였다. 그는 은퇴한 후에 버크셔(Berkshire)의 레딩 수도원(Reading Abbey)에서 지내고 있었다. 1539년 수도원을 해산하기 위한 위원회가 수도원을 포위하고 국왕의 수장령(Acts of Supremacy)에 대한 서명을 강요하며 수도원의 모든 재산을 몰수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때 그는 레딩 수도원의 중요한 유물 중 하나인 성 아나스타시오(Anastasius)의 손이 든 성해함을 감춘 혐의로 기소되었다. 결국 그는 사형을 선고받고 1539년 11월 15일 레딩 수도원 출입구에서 대수도원장인 복자 후고 패링던(Hugo Faringdon)과 복자 요한 에이넌(Joannes Eynon) 신부와 함께 교수대에서 교수형과 극형을 받고 순교하였다. 그들의 순교 이후 1121년 국왕 헨리 1세가 설립한 유서 깊은 레딩 수도원은 폐쇄되었고, 오늘날에는 폐허만 남은 공원으로 바뀌었다.

   복자 요한 러그 신부는 1895년 5월 13일 교황 레오 13세(Leo XIII)에 의해 시복되었고, 순교한 날인 11월 15일에 축일을 기념하고 있다. 그리고 2000년에 잉글랜드와 웨일스 교회의 새 전례력이 교황청에서 승인된 후에는 1970년 10월 25일 교황 성 바오로 6세(Paulus VI)에 의해 시성된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40위 순교자’(The Forty Martyrs of England and Wales)와 종교개혁 시대에 순교한 모든 복자 · 성인들이 ‘영국의 순교자’(The English Martyrs)라는 이름으로 5월 4일 전례 안에서 기념하게 되면서 복자 요한 러그 또한 그날 함께 축일을 기념하게 되었다. 이날은 종교개혁 시대 영국에서 순교한 영국 성공회의 순교자와 성인들의 기념일과 같은 날이다. 2001년 개정 발행되어 2004년 일부 수정 및 추가한 “로마 순교록”은 11월 15일 목록에서 영국 레딩의 성 베네딕토 수도원의 대수도원장인 복자 후고 패링던(Hugo Faringdon)과 같은 수도회 사제인 복자 요한 에이넌(Joannes Eynon)과 복자 요한 러그(Joannes Rugg)가 국왕 헨리 8세의 수장령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수도원 앞에서 잔인하게 살해되었다고 기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