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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신천지를 바로 알다: 신천지에 빠진 자녀를 탈퇴시킨 마리아 · 요셉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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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11-16 ㅣ No.1497

[기획기사] ‘신천지’를 바로 알다 ⑤ 신천지에 빠진 자녀를 탈퇴시킨 마리아 · 요셉 부부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그 실체가 드러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 성전(이하 신천지, 교주 : 이만희)에 빠진 가족을 두고 있는 피해 가족들은 종교사기범을 왜 잡아넣지 않느냐고 여전히 울부짖고 있다. 신천지는 젊은이들에게 학업과 직장을 포기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인생을 포기시키고 단란했던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하고 있다. 사회 안에서는 신천지와 같은 사이비종교집단은 종교의 자유를 운운할 수 없다는 강한 규탄과 더불어 유사종교 피해방지를 위한 입법청원을 해야 한다는 소수의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신천지에 빠진 대학생 자녀를 회심시켰다는 마리아·요셉(가명) 부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자녀가 신천지에 빠진 걸 언제, 어떻게 알게 되셨습니까?

 

2017년 대학생이 된 아이가 2학기가 되면서 점점 귀가 시간이 늦더니 늦게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휴학을 하겠다는 겁니다. 이상했죠. 하지만 신천지에 빠졌을 거라고는 감히 생각도 못했습니다. 확신은 없었지만 의심을 버릴 수 없었습니다. 밤늦게 온다거나 갑자기 휴학을 하는 등 전혀 하지 않는 짓을 했고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습니다. 나중에야 신천지가 학생들에게 휴학, 복학, 입영연기를 사주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결정적으로 작년에 아이의 서랍에 감추어져 있던 흰색 셔츠와 검정색 바지(대구 신천지 타대오지파를 나타내는 옷), 신천지 반지와 노트에 태초의 말씀이라는 성경구절을 보고 확신하게 됐습니다.

 

 

Q. 자녀가 신천지에 포섭된 방법은 무엇입니까?

 

길거리에서 아프리카에 편지 쓰는 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것에 속아 신천지에 발을 들여놓게 됐는데 평소 관심이 많았던 출판업계 얘기를 하면서 꾀었다고 합니다. 만나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성경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는 유아세례를 받았지만 냉담을 하고 있어 교리를 잘 모르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먹고 사는 게 바쁘다 보니 저희 또한 신앙생활을 게을리 했었습니다.

 

 

Q. 신천지에 빠진 것을 알고 어떻게 하셨습니까?

 

예전에 주보에 연재된 조현권 신부님의 신천지 글을 다시 찾아보고 아이와 이야기를 하며 떠봤지만 완강히 부인을 하더군요. 그런데도 의심이 사라지지 않았고 혹시나 아이가 잘못될까봐 노심초사하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면서도 저희 부부는 신천지 자료를 수집했고 그 과정에서 개신교의 신천지를 담당하는 분과 삼담 예약까지 했었지만 주임신부님과 면담을 하면서 교구에 유사종교담당 신부님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약속을 정하고 상담을 시작했습니다. 이때 아이에게는 우리가 알고 있다는 내색을 하지 않았습니다.

 

 

Q. 만약 내 아이가 신천지 교인일 때 부모가 취해야 할 행동은 무엇입니까?

 

부모가 알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서는 안 됩니다. 시간적인 할애를 해서 신천지가 왜 이단인지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를 해야 합니다. 무모함으로 아이를 다그치면 절대 안 됩니다. 전문가와 상의하고 힘을 빌려야 하는 동시에 부모님들도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으면서 아이에게 접근해야 합니다. 저희는 아이를 신천지와 분리하기 위해 1년 3개월 동안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내 아이가 어떤 상태인지 인지하고 정보를 수집하고 상담을 요청했고 아이와 함께 상담을 받으며 계속 함께했습니다. 아이는 신천지가 이단이라는 것을 안 후 자발적으로 교육을 받았습니다. 신앙생활에 관한 것, 신천지와 가톨릭 교리 비교, 잘못된 것, 성경 풀이 등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만난 피해 가족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위로와 의지가 됐습니다.

 

절대적으로 피해 가족 부모님들이 알아야 할 것은 절대 감정적으로 아이를 몰아세우면 안 됩니다. 저희도 불쑥불쑥 튀어 나오는 화를 참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때마다 전문가에게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조언을 구하면서 아이와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무조건 화를 내면 아이와 멀어져 기회조차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전주교구 신부님과 교구 유사종교담당 신부님, 본당 주임신부님의 도움과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버텼고, 힘든 고비마다 하느님께서 저희 가족과 함께하고 계심을 알게 됐습니다.

 

 

Q. 이번 일을 겪으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입니까?

 

‘신천지’ 때문에 사람을 의심하게 되면서 저도 모르게 주변을 둘러보게 되고 내 자식이 내 자식이 아닌 것 같은 거리감과 자책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주변 도움을 받을 때도 신천지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면서 내 아이를 다시 어떻게 할까봐 하는 두려움이 컸습니다. 그러나 이번 일을 겪으면서 열심한 신자는 아니었지만 신앙을 가지고 있어 견딜 수 있었고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가며 성숙해질 수 있어 감사하고 무엇보다 신앙 안에서 더욱 굳건해진 저희 가족은 서로를 믿고 의지하며 더 사랑하게 됐고 하느님 안에서 하나가 됐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나 당부의 말씀이 있다면요?

 

아이가 신천지에 빠진 것을 안 후 살아도 사는 게 아니었습니다. 생업을 포기하면서 아이를 되찾기 위해 매달렸습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희는 신앙교육의 중요성과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 보았고 아이에게는 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신천지는 사람들에게 무료상담심리, 설문조사, 성경공부 등으로 접근하는데 ‘무료’라는 말이 들어간 모든 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이렇게 접근한 신천지의 마지막 과정은 성경공부라는 것을 꼭 아셔야 하는데, 가톨릭은 공인된 장소가 아니면 성경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꼭 기억하시고 조금이라도 의심이 들면 본당 신부님, 수녀님, 그리고 교구 내 유사종교담당으로 문의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자녀를 사랑으로 믿고 기다려주는 것, 자녀에게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께 모든 것을 의탁하고 매달리는 것입니다. 힘들 때마다 하느님께서 저희 부부의 손을 잡고 계셨습니다.

 

누구에게나 종교의 자유가 있지만 신천지는 자신이 신천지라는 사실을 감춘 채 위장하고 사칭해 피해자들이 신천지인 줄 모르고 속아 그들의 교리를 접하다가 세뇌되어 가족까지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종교인이라면 누구나 종교심이 무엇인지, 신앙심이 무엇인지 바르게 알아 듣고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하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지켜야 할 본분을 알아듣기 위해 현재 할 수 있는 신앙생활에 충실해야 한다.

 

[월간빛, 2020년 11월호, 취재 김선자 수산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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