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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노력: 공동의 집을 위한 우리의 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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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12-07 ㅣ No.1799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노력 (1) 교회와 국제 사회의 환경운동 그리고 우리의 과제

 

 

「찬미받으소서」 특별 주간으로 ‘피조물을 위한 기간’이 9월 1일부터 10월 4일(프란치스코 성인 축일)까지 열렸습니다. ‘피조물을 위한 기간’ 전 세계 교회는 일치하여, 창조주와 모든 피조물의 관계를 깊이 있게 성찰하고, 세상을 축복하고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마음으로 피조물을 바라보고 돌보는 데 특별한 시간을 할애하였습니다.

 

이러한 교회의 환경 운동은 올해 초 아마존 주교 시노드 후속 권고 「사랑하는 아마존」이 반포되면서 큰 동력을 얻고 시작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마존」은 모든 가톨릭 신자들이 환경에 대한 관심을 갖고 각 교회 안에서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권고 격려하고 있습니다. 주요 활동으로는 특별 미사 거행이나 도보순례, 다양한 본당 내 활동 등이 포함됩니다. 또한 지속 가능성의 실천과 지지 활동을 위한 교육과 의식 고취를 중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사실 교회 내외적으로 환경을 위한 노력은 2015년 6월 「찬미받으소서」 반포 이후 다방면으로 지속되어 왔습니다. 특별히 교회 밖으로 교황청에서 외교활동을 벌이고 국제기구와 각국 정상들에게 환경을 위한 주교회의 탄원서와 가톨릭 기후 청원 서한들을 보내는 등 간곡한 호소를 보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일까요? 2015년 11월, 파리 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시 총회(COP21)에서 정상들의 합의가 타결되면서 교회 밖에서도 환경 운동에 본격적인 관심과 움직임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나 COP21 합의는 강제성이 없고 각국 정부의 의지는 언제든 자국의 이익에 의해 변화될 수 있습니다. 이에 교회는 지속해서 「찬미받으소서」의 메시지를 세계에 알리고, 인류 가족에게 기후 위기의 긴급성과 심각성을 일깨우며, 지속 가능한 환경 실천 운동을 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찬미받으소서」 반포 5주년을 맞은 지금, 우리 한국 교회는 이러한 교회의 헌신적인 노력과 세계 환경 운동에 얼마나 보조를 맞추고 있는지 자문해 보고 싶습니다. 이에 본 기획에서는 먼저 환경 운동을 해야 할 우리의 의무와 도움이 될 영성을 소개하고, 기후 변화와 위기를 고찰한 후 구체적 실천방안들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본당과 교구 차원에서 환경과 생명에 대한 관심을 갖고 구체적 실천들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목차: ‘공동의 집’을 위한 찬가(「찬미받으소서」 참조) / 토마스 베리의 환경 이야기

기후 변화의 현주소와 우리의 노력 / 교회와 본당에서의 구체적 실천 사항

 

목차 구성은 2018년 국제 가톨릭 기후 위원회(GCCM)의 ‘「찬미받으소서」 생활화를 위한 세 가지 차원’을 참조하였습니다. [2020년 11월 15일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춘천주보 2면, 김선태 타대오 신부]

 

 

창조질서 회복을 위한 우리의 책임과 노력 (2) 공동의 집을 위한 우리의 찬가

 

 

우리가 잘 아는 태양의 찬가는 프란치스코 성인이 세상의 아름다움에 감복해 창조주 하느님을 찬양하는 노래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낙천적이고 사랑스러운 노래를 부를 당시, 성인은 그리스도의 오상으로 인해 온몸이 망가져 극심한 고통 속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노랫말을 들으면 결코 성인의 고통을 찾아볼 수 없지만 필시 태양은 시력을 잃어가는 성인을 아프게 했고, 주위의 소리가 그의 신경을 건드리고 괴롭혔을 것입니다. 클라라 성녀가 성인을 위해 조용한 방을 내 드렸을 때조차 주변의 모든 피조물이 성인을 괴롭히고 밤새 쉬지 못하게 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고통의 50일 밤을 지낸 후 성인은 형제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고통의 신음이 아니라 하느님을 향한 사랑의 무아지경에 빠져 형제들에게 이 태양의 찬가를 들려주었습니다.

 

이렇게 죽음을 기다리는 영육의 고통 속에서 성인은 이 모든 것을 끌어안고 ‘주님, 찬미받으소서’라고 노래합니다. 자신만이 아닌 모든 피조물 태양, 달, 별, 바람, 공기, 구름, 물, 땅 모두를 불러 모아 주님을 찬미합니다. 끝내는 죽음조차도 자매로 부르며 찬미드립니다. 그렇게 성인은 고통과 죽음을 포함한 자신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며, ‘우리의 공동의 집이 우리와 함께 삶을 나누는 누이이며, 두 팔 벌려 우리를 품어 주는 아름다운 어머니와 같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었습니다(「찬미받으소서」 1항).’

 

성인처럼 죽어가면서도 이 세계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다른 누군가는 누이이자 어머니요 딸인 ‘우리 공동의 집’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누이, 어머니, 딸인 지구가 도구화되고, 부정되며, 착취의 대상이 되어 깊은 고통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그 파괴 여정은 극으로 치달아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돌아가시게 하듯이 인류의 자멸을 예상케 하고 있습니다. 인간 스스로 만든 어둠이 온 세상을 잠식해 들어가며, 마지막 빛 한줄기까지 희미해져 가는 듯싶습니다. 인간으로 인한 생물 멸종과 환경 위기는 다시 회복할 수도, 돌이킬 수도 없는 변곡점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이 세상은 도구나 착취의 대상이 아닌 너무나 소중한 또 다른 우리의 형제자매입니다. 창세기의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이 세상을 창조하실 때 세 번에 걸쳐 축복하셨고, 끝내는 그 자리에 머무셨습니다. 이제라도 우리가 함부로 대했고 생명을 빼앗아 갔던 이 세상이 얼마나 존귀하고 거룩한 곳인지 마음 깊이 깨닫기를 바라며, 더 늦기 전에 형제요 자매이며 어머니인 온 피조물과 함께 하느님을 찬양할 수 있기를…. 그렇게 우리 ‘공동의 집’을 사랑하고 지켜나갈 수 있기를 간곡히 기도드립니다. [2020년 11월 22일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 주간) 춘천주보 2면, 김선태 타대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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