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영성ㅣ기도ㅣ신앙

[영성] 현대 영성: 오늘날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길 - 영적으로 성장한 이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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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1-11 ㅣ No.1516

[현대 영성] 오늘날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길


영적으로 성장한 이의 삶은 어떤 모습일까요?

 

 

“OO 자매 곁에 가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제 말을 잘 들어 주고 늘 긍정적으로 사는 모습이 보기 좋아요. 그런데 □□ 형제는 곁에 있는 것이 불편합니다. 늘 자기 이야기만 하고 다른 이에 대해서는 불평을 쏟아 내기 때문입니다.”

“△△ 자매는 자신과 큰 상관없는 어려운 이들에게, 궁핍한 가운데에서도 늘 베풀며 사랑합니다. 어떻게 저렇게 살 수 있는지 부럽습니다.”

 

 

영적으로 성장한 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까요? 그들은 우선 ‘개방성(Openness)’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른 이들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자신의 틀이나 잣대로 판단하거나 평가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상대를 바라봅니다. 심지어 고통이나 시련 앞에서도 개방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마주 오는 고통의 의미를 묵상하며 예수님의 십자가를 바라봅니다. 물론 그들도 고통을 반기지 않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 대한 사랑으로 그것을 받아들입니다. 고통이 마지막이 아니라, 도구임을 알기에 하느님의 은총의 때를 기다릴 줄 압니다. 

 

두 번째로 영적으로 성장한 이의 특징은 ‘통합적인 삶(Integration)’입니다. 육신과 영혼, 세상과 교회, 활동과 관상 등을 분리하거나 단순한 조화로움으로 생각하지 않고 전체를 볼 줄 알게 됩니다. 이는 ‘전인(全人)적인 삶’ 혹은 ‘비-이원론적인 사고’라고도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소위 열심하다는 신앙인 가운데에는 ‘영적인 것은 거룩한 것이고 육신을 돌보는 것은 영적인 성장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영혼을 얻기 위해 육신을 포기한다는 말은 육신에 집착하지 말라는 의미인데 육신을 돌보지 말라는 의미로 생각하여 그릇된 영성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창세기에서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후, “보시니 좋았다”(1,18)라고 하신 모든 세상 만물을 무조건 속된 것으로 여기며 멀리하는 것은 통합적인 영성이 아닙니다. 재물과 권력 등 세속적인 것에 몰두하여 하느님의 것을 잊고 사는 것이 문제입니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것이며 세상 만물 안에 거룩하신 하느님이 내재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계신 모든 것은 거룩한 것이기에 성과 속을 분리하는 이원론적인 사고를 넘어 모든 것 안에 계시는 주님을 알아 뵙고 깨어난 삶이 바로 영적으로 성숙한 이들의 삶입니다.

 

세 번째로 영적으로 성장한 이들은 ‘보편화된 사랑(Universal love)’을 나눌 줄 압니다. 사랑에도 레벨(Level)이 있습니다.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랑, 우리 집단만을 생각하는 사랑은 낮은 단계의 사랑입니다. 더 큰 사랑을 하는 이는 경계 없는 개방성 안에서 종교와 문화와 이념을 넘어 모든 이를 사랑하고자 합니다. 빈센트 성인이나 마더 데레사 성녀, 토마스 머튼 신부 등의 삶을 살펴보면, 종교나 이념이 다르다고 배척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이를 ‘한 명의 인간’으로서 사랑하였습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처럼(루카 10,25-37) ‘지금 여기’에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베푸는 것은 진정한 예수님 사랑의 실천입니다. 모든 종교에서 영적으로 성장한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도 바로 ‘자비로운 사랑’인 것은 하느님 사랑의 열매는 종교를 넘어 모든 인류가 구현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영적으로 성장한 이들은 ‘일상에 충실’합니다. 신비로운 체험을 한 이가 늘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을 하며 자신의 일상에 충실하지 못하다”면 그것은 가짜입니다. 영적인 자유로움 안에서 사람이나 사건에 집착하지 않고, 매일매일 소소한 것들에 감사하며 자신을 낮추고 하느님께 기쁨을 드리는 삶을 살아갈 때 다른 이들이 먼저 우리 안에 계신 예수님을 알아보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영적으로 성장한 이의 모습을 갖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의 마음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마음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요? 다음 호에서 이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2020년 11월 1일 모든 성인 대축일 가톨릭마산 3면, 박재찬 안셀모 신부(분도 명상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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