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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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낙태된 수많은 태아들의 영혼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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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11-02 ㅣ No.710

[레지오 영성] 낙태된 수많은 태아들의 영혼을 위해

 

 

11월은 위령성월입니다. 레지오 교본에 매년 11월 위령성월에 모든 쁘레시디움은 세상을 떠난 레지오 단원들의 영혼을 위해 미사 한 대를 봉헌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연옥교리에 근거합니다. 사도신경의 후반부에 “모든 성인의 통공(通功)을 믿으며…”라는 신앙고백문이 있는데 ‘성인의 통공’이란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교회의 친교를 뜻하며, 성인들과의 친교, 연대, 일치를 뜻합니다. 따라서 이 말은 나그네 여정에 있는 지상교회와 단련 중에 있는 연옥교회, 그리고 천상교회의 성도들이 서로 도와주고 기도하며 살아간다는 신앙고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령성월을 맞이하여 레지오 단원들은 당연히 먼저 세상을 떠난 레지오 단원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올해 위령성월에는 세상을 떠난 레지오 단원들뿐만 아니라 특별히 기억해야 할 영혼들이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꽃동네에 태아동산이라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 전국가정대회 때 청주교구가 낙태되는 아이들을 위하여 만든 동산입니다. 당시 매일 낙태되는 4000여 태아들을 위한 4000여 개 나무십자가를 태아동산 성가정상 앞에 세웠다고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2014년 8월16일 꽃동네를 방문하셨을 때 이곳에서 낙태된 아이들을 위해 기도를 바쳐서 더 많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미국 시카고대학 스티븐 제이콥스 박사는 자신의 논문에서 ‘인간의 생명은 언제 시작되는가’라는 질문에 생물학자의 96%가 ‘수정’부터라고 응답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교회는 인간의 생명은 하느님으로부터 오며 수정된 순간부터 인간의 생명으로 인정합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인간의 생명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생명이 주인이신 하느님께서는 생명 보존이라는 숭고한 직무를 인간에게 맡기시어 인간 품위에 알맞은 방법으로 이 직무를 수행하도록 하셨다. 그러므로 생명은 임신(妊娠) 순간부터 최대의 배려로 보호받아야 한다. 낙태와 유아 살해는 흉악한 죄악이다.”(사목헌장 51항)

 

 

인간 생명을 지키려는 전투 행렬에 성모님의 군대가 앞장서야

 

그런데 이러한 교회의 가르침이 세상의 도전을 받고 있으며, 수많은 아이들의 생명이 죽음의 위험 앞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2019년 4월11일 헌법재판소(소장 유남석)는 형법 제269조 제1항(“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과 제270조 제1항(“의사, 한의사, 조산사, 약제사 또는 약종상이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에 대하여 찬성 7, 반대 2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습니다. 지금의 낙태죄 법은 2020년 12월31일까지 국회에서 법 개정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신앙인들은 낙태죄 관련 법 개정을 기다리며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신앙인으로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기존의 법보다 더 쉽게, 더 많이 낙태가 허용되는 법이 만들어질 우려가 큽니다. 기존의 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태아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생명을 잃었습니다. 새로운 법 개정 시한이 두 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레지오 단원들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주례로 2016년 9월4일 시성된 마더 데레사 수녀님도 노벨평화상 수상 연설에서 낙태가 오늘날 평화를 해치는 가장 큰 해악이라고 강조하였습니다.

 

“저는 오늘날 평화를 해치는 가장 큰 파괴자가 낙태라고 느낍니다. … 만일 어머니가 자기 자신의 아기를 죽일 수 있다면, 남겨진 일은 내가 당신을 죽이고 당신이 나를 죽이는 일뿐입니다. 그 사이에 아무 것도 없습니다.”

 

레지오 마리애는 성모님의 강력한 지휘 아래, 세속과 그 악의 세력에 맞서는 교회의 싸움에 참가하기 위하여 설립된 군대입니다. 레지오 단원들은 성모님의 정신과 사랑으로 세상 안에서 악의 세력과 싸워야만 합니다. 뱃속의 생명을 죽이고자 하는 악의 세력과 싸워 하느님의 선물인 인간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전투의 행렬에 성모님의 군대가 앞장서야 하지 않을까요?

 

인간의 눈으로 볼 때 성모님도 미혼모였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그 생명을 받아들이심으로 우리에게 구원을 가져다 주셨습니다. 낙태죄 개정이 한 명의 생명이라도 살리는 생명의 법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성모님과 함께 그동안 낙태된 수많은 태아들의 영혼을 위해 위령성월뿐만 아니라 낙태가 사라지는 그 날까지 레지오 단원들은 낙태종식기도운동에 동참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마태 1,2)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0년 11월호, 이기수 비오 신부(대구대교구 사목국장, 대구 Se. 담당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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