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7일 (수)
(백) 부활 제3주간 수요일 아버지의 뜻은, 아들을 본 사람은 누구나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

가톨릭 교리

지난 한 해를 마무리하는 교황님의 사회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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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1-06 ㅣ No.2655

[세계 교회와 시대의 소리] 지난 한 해를 마무리하는 교황님의 사회교리

 

 

‘양 냄새나는 목자’로서 끊임없이 ‘시대의 징표’를 읽고자 하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지난 12월 세밑 한 해를 정리하며, 전 세계에 보내는 비디오 메시지를 통해 가톨릭 사회 정의를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를 여섯 가지로 정리하셨습니다.

 

사회 정의의 실현에 있어서 첫 번째 필수 요소는 현실 인식에 있다고 강조하셨습니다. “당신이 신실하게 일하기를 원한다면, 인류 삶의 풍요로움 속에서 고통스럽게 비치는 작은 부분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이 무시되거나 억압받는 사람들의 수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두 번째 요소는 어떻게 의로움이 발생할 수 있는가를 유념하는 것입니다. “나는 모든 이들과 선의의 사람들이 선과 사랑과 다름없이 정의가 매일 획득해야만 하는 공동 작업, 조화로운 작업임을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불균형은 매 순간 드러나는 유혹이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요소는 헌신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헌신’은 새로운 사회 정의를 나누고 일치시킵니다. “유혹은 다른 이들을 자주 무관심하게 합니다. 특별히 약한 이들에게는 더욱 그러합니다.” 교황님께서는 조건 없는 헌신이란 다른 이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것으로, 차별의 문화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셨습니다.

 

네 번째는 성찰을 요구하는 역사의식입니다. “역사의식은 미래를 내다보는 중심축입니다” “과거를 통해 모든 경험은 그 뿌리가 있음을 알고 성찰해야 합니다. 심지어 사회 정의의 역사적 뿌리를 성찰함으로써 오늘을 새롭게 사유하고, 키우고 강하게 합니다.”

 

다섯 번째는 사람에 관한 관심입니다. 역사는 사람에게 향하게 합니다. “하느님께서 믿는 이들에게 요구하시는 복음에서 출발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사람이 되는 것이지, 하느님의 지배에 있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지배의 길을 따르고자 하는 이들은 우월한 성직주의로서, 그것은 사람을 위하는 것이 아니며, 사람과 함께 있는 것도 아니며, 사람과 함께 느끼는 것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교황님께서는 ‘연대성’을 강조하십니다. “가난, 차별의 구조적인 원인에 맞서 싸워야 합니다. 노동, 땅, 거주의 결핍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땅, 지붕, 노동은 우리를 풍요롭게 합니다. 사회적 권리와 노동권을 제약하는 이들과 맞서는 노력, 다른 이들을 착취하려는 문화와 다른 이들의 존엄을 내팽개치려는 결말에 맞서는 노력이야말로 역사를 만드는 길입니다.”

 

교황님께서는 당신의 메시지를 마무리하시면서, ‘이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찰과 기도를 통한 특별한 날’이 되기를 축복하셨습니다.

 

 

예루살렘의 교회들: 코로나 대유행 대신 크리스마스에 맞이하는 하느님 선물의 기쁨

 

예수 성탄의 최고 성지인 베들레헴 역시 코로나의 영향으로부터 피해 가지 못하고 성탄절 행사를 대폭 최소화하였습니다. 지역 경제 역시 심각할 정도입니다. 예루살렘의 총대주교좌와 교회의 수장들(예루살렘은 다양한 그리스도교 종파-천주교, 정교회, 개신교-는 물론이고, 유대교, 이슬람교 등 세계 종교의 중요 성지입니다)은 백성에게 보낸 성탄절 메시지에서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엠마누엘의 희망을 잃지 말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예수의 성탄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고 언제나 우리와 함께하실 것을 끊임없이 기억하게 합니다.” “세상을 향한 이 초월적이고 가장 거룩한 선물은 우리가 혼자이지 않다는 희망이자 우리의 구원입니다.”

 

침울한 베들레헴

 

베들레헴에 대한 제재 때문에, 올해 성탄제는 참으로 침울한 가운데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베들레헴의 안톤 살만 시장은 전통적인 성탄 밤 미사는 코로나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제한적으로 지내게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경제적 고통

 

성탄절을 즈음해서 베들레헴을 방문하는 순례자들과 여행객들의 급격한 감소로 이 지역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겪고 있습니다. 2018년, 2019년에 비해 올해는 순례자들과 여행객들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랍 호텔 협회의 엘리아스 엘 아르야는 30여 년간 호텔 관련 업종에 종사하였지만, 올해가 가장 죄악의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예루살렘 가톨릭 주교회의 미디어 위원회 의장 와다이 마부나싸르는 베들레헴은 다양한 방식으로 코로나의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인들의 70퍼센트가량이 여행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그들의 실직 문제는 커다란 사회 문제가 되었습니다. 교회들은 전통적인 예루살렘 성지 보존을 위한 기부금은 감소하는 대신 지역민들을 위한 치료 약을 제공하는 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엠마누엘 -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는 이 현존은 모든 상황에서 그러합니다.” 교회들의 수장들은 “이 사실은 격려와 자양의 원천이며, 특별히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위기, 불평등, 상처받은 이들과 약한 이들에게 대한 폭력의 증가를 겪는 이 예외적인 시기에 더욱 그러합니다.”

 

교회의 지도자들은 “코로나로 고통받고 있거나 여러모로 그 영향 아래에 있는 사람들, 특별히 베들레헴과 그 주변 지역의 사람들과 깊은 연대감”을 표하였습니다. 지도자들은 코로나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을 통해 대유행이 종식되고 일상으로 돌아갈 것을 희망하고 기도하였습니다.


희망의 이유

 

지금이 환란의 시기라면, 예수의 탄생 시기 역시 고통의 시기였음을 상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고통, 폭력, 소외, 가난의 시대에 탄생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의 육을 취하심으로써 죄 외에는 그 한계를 고스란히 안고 태어나셨습니다. 그분의 수난, 죽음, 부활을 통해 우리는 생명을 얻었고 풍요로움을 획득하였습니다. 고난의 시기의 하느님 선물은 창조적인 희망과 변화와 격려를 선사합니다.”

 

[2021년 1월 3일 주님 공현 대축일 가톨릭마산 4-5면, 김종훈 엠마누엘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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