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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술ㅣ교회건축

성당 이야기26: 노르망디 로마네스크의 전성기 - 캉의 생테티엔 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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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0-05-02 ㅣ No.718

[성당 이야기] (26) 노르망디 로마네스크의 전성기


캉의 생테티엔 성당

 

 

프랑스의 로마네스크를 이끈 곳은 부르고뉴 지방과 노르망디 지방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클뤼니 수도원 성당이 부르고뉴의 대표적인 상당이었다면 노르망디의 대표적인 성당은 캉(Caen)의 생테티엔 성당(1068~1120년)입니다. 이 성당을 세운 사람은 노르망디의 공작으로 영국을 정복하여 노르만 왕조를 세운 정복왕 윌리엄(1028~1087년)입니다. 그는 영국 교회를 재정비하고 수도원을 부흥시켰으며 캔터베리와 더럼 등지에 대성당들을 세웠습니다. 평생을 정복자로서 험한 세상을 살아온 윌리엄은 결국 노르망디로 돌아와 자신이 봉헌한 캉의 생테티엔 성당에 묻혔습니다.

 

캉의 생테티엔 성당은 삼위일체 성당과 함께 노르망디의 전성기 로마네스크를 이끈 대표적인 성당입니다. 이 두 성당에서 처음으로 석조 볼트 천장과 네이브 월이 하나의 유기적인 구조로 작동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것을 증명해주는 것이 석조 볼트 천장의 ‘리브’와 네이브월의 ‘다발 기둥’입니다. 리브는 천장의 뼈대 구실을 하는 것으로 횡방향의 리브와 대각선 방향의 리브가 있는데, 이들이 석조 볼트 천장의 하중을 감당하는 것입니다. 천장의 하중을 받은 리브를 떠받치는 것이 대응 기둥인데, 리브마다 각각의 기둥이 받치기 때문에 기둥이 다발 모양을 하여 다발 기둥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리브와 다발 기둥이 만들어낸 복합적 구조 체계가 노르망디의 캉에서 초기 형태로 시작된 것입니다. 후에 고딕 양식에서 더욱 발달된 형태를 보게 되겠지만, 로마네스크의 이 구조가 고딕의 그것과 다른 점은 건물의 수직성이 아닌 수평성에 목적을 두었다는 것입니다. 리브와 기둥의 구조적 결합은 아케이드층과 갤러리층의 개구부를 넓혀주었고, 네이브의 폭도 넓혀주었습니다. 이것이 실내를 안정적인 정사각형 비례로 만들었고, 그 결과 건물의 수평적 조화를 이룬 것입니다.

 

1068년 생테티엔 성당이 처음 지어질 때는 목조 평천장이었습니다. 하지만 1115~1120년에 목조 평천장은 철거되고 리브가 들어간 볼트 천장이 시공되었습니다. 이때 그로인 볼트 천장이 리브에 의해 몇 등분으로 분할되는가에 따라서 ‘4분 볼트 천장’과 ‘6분 볼트 천장’이라고 구분합니다. 4분 볼트 천장은 천장 한 베이를 리브가 네 등분한다는 것으로 대각선 리브가 교차하고 양쪽에 횡방향 리브가 지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6분 볼트 천장은 한 베이가 아니라 두 베이가 하나의 단위로 사용됩니다. 그래서 리브가 더블 베이를 대각선으로 교차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횡방향 리브가 세 개 지나가게 되므로 천장이 6등분 되는 것입니다. 셍테티엔 성당이 6분 볼트 천장인데, 이때 리브와 연결된 대응 기둥의 숫자에 따라 주기둥과 부기둥으로 나뉩니다. 이 구조 체계는 아직 완전하지는 못하지만 그러한 구조 실험을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2020년 5월 3일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생명 주일) 의정부주보 7면, 강한수 가롤로 신부(민락동 성당 주임, 건축신학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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