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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사회교리: 환경 보호 - 기후위기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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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21-01-17 ㅣ No.2669

사회교리 : 환경 보호 (6) 기후위기의 원인

 

 

지난주, 기후위기를 저지할 수 있는 시간이 인류에게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부터 전해드렸습니다. 그러면 작금의 기후위기라는 상황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과학적 분석

 

기후위기의 원인은 산업화 이후 대량의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에 있습니다. 이로 인해 급격한 속도로 지구 평균기온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산업화 이전까지 지구의 평균기온은 1만 년 동안 4도가 올랐을 뿐인데, 산업화 이후 100여 년 만에 약 1도가 올랐습니다. 25배나 빠른 속도에서 알 수 있듯이, 이는 자연적이 아니라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현상입니다. 그런데 그 변화가 너무나도 급격하기 때문에 생태계 전체가 위기 상황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를 러닝머신 위에 올리면 어떻게 될까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넘어지고 말 것입니다. 지구가 바로 이런 상태입니다.

 

 

정의의 문제

 

기후위기는 정의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기후위기를 불러온 데에 많은 지분을 차지한 나라들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위기에 직면하는 가운데, 피해는 가난한 나라들에 더 가혹합니다. 일례로 남태평양의 섬나라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영토 자체가 사라지는 중입니다. 이곳 주민들이 기후위기 심화에 지분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그런데도 이들은 나라를 잃고 환경 난민이 될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또한, 기후위기는 세대 간 정의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이 2도가 넘어 기후위기를 돌이킬 수 없게 되면, 본격적인 피해는 지금의 어린이 · 청소년 세대와 이후에 태어날 세대가 짊어지게 됩니다. 극대화된 자본주의 안에서 편리함과 욕망만을 좇은 대가로 우리는 우리의 이웃과 후손에게 죄를 짓고 있습니다.

 

 

신학적 성찰

 

죄는 인간이 하느님을 외면하는 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어느 순간부터 인류는 모든 목표를 재물에만 맞춰 두고 기술만능주의 속에 살았습니다.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생각이 우리를 지배했습니다. 인류는 기술발전에 취해서 스스로를 하느님의 자리에 올려놓고, 다른 피조물을 공생의 대상이 아니라 착취와 개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았던 것입니다. 이러한 삶의 방식은 산업화와 신자유주의를 통해 극대화되었고, 인간의 탐욕을 충족하기 위해 지구를 소진시켰습니다. 그러다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것입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디작은 바이러스에게 쫓겨 다니는 중이며, 그간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상도 잃어버렸습니다. 이제 무엇을 더 잃어야 인류가 회개할 수 있겠습니까? 이제는 기술이 하느님을 대신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우리가 스스로 먼저 바벨탑을 무너뜨려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의 기도와 실천이 절실합니다.

 

“이 누이가 지금 울부짖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지구에 선사하신 재화들이 우리의 무책임한 이용과 남용으로 손상을 입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구를 마음대로 약탈할 권리가 부여된 주인과 소유주를 자처하기에 이르렀습니다.”(교황 프란치스코, 회칙 「찬미받으소서」, 2항)

 

[2021년 1월 17일 연중 제2주일 의정부주보 5면, 김승연 프란치스코 신부(수동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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