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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독버섯이 되지 않는 법

610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17-01-03

독버섯이 되지 않는 법

 

 

친한 친구가 자신이 근무하는 연구단지 연구소 사보를 종종 보내 줍니다. 제가 잘 알지 못했던 과학 분야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알아가는 기쁨에 그 사보를 받아 볼 때마다 참 반갑습니다.

 

최근에 받아 본 사보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기사는 식용버섯과 독버섯이 단지 1%의 성분 차이로 구분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기사에 따르면, 버섯은 “물 90%이상, 단백질 3%이하, 탄수화물 5%이하, 지방 1%, 미네랄 1%”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에 1%를 차지하고 있는 미네랄의 특성에 따라 버섯은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참 단순하게도 저는 독버섯은 거의 80% 이상이 독성으로 가득 차 있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겨우 1% 성분 차이라니요? 믿기 어려운 과학적 진실이었지만, 독의 위험성을 이보다 분명하게 알려준 순간은 없었습니다.

 

버섯이야기를 읽다 보니 우리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도 때론 독버섯처럼 변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칼처럼 날카로운 말 한마디로, 싸늘하기 그지없는 눈길로, 모욕감을 주는 폭력으로 누군가에게 지울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를 남길 때가 그때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를 독버섯으로 만드는 것일까요? 다른 사람에게 위안을 주는 사람과 고통을 주는 사람은 과연 몇 퍼센트의 차이를 갖고 있을까요? 악한 사람은 어느 정도의 미움으로 그 악함이 시작된 것일까요?

 

우리가 독버섯이 되는 데에도 그리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단지1%의 편견이나 1%의 오만이면 충분합니다. 99%의 선함과 연민이 있다고 해도 그 1%가 나머지 99%를 뒤흔들어 놓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99%가 돼도 충분하지 않지만, 미움은 단 1%만으로도 완벽하게 완성되는 불편한 진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보다 누군가를 미워하지 않는 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 진실 안에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그 1%의 변화를 위해 당신의 전부를 희생하셨고, 지금도 그 1%의 변화를 위해 기도하시고 계십니다. 이제 우리가 용기를 내어 그 변화를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2015년 12월 6일 대림 제2주일(인권주일) 대전주보 3면, 이충무 바오로(극작가 · 건양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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