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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영성심리: 자신 있게 열등하기

2185 주호식 [jpatrick] 스크랩 2025-07-30

[영성심리 칼럼] 자신 있게 열등하기

 

 

‘심리사회적 8단계 발달 모델’의 넷째 단계(6~11세)의 과업으로 에릭슨은 ‘근면성 대 열등감’을 제시합니다. 이 시기에 아이들이 무언가를 만들고 시도할 수 있도록 격려받으면, 과제를 완수할 때까지 꾸준히 노력합니다. 일시적인 재미보다 일을 우선시하는 근면성이 발달하기 시작하고 자신감도 생겨나죠. 그런데 만일 노력에 대해 비웃음을 사거나 부정적인 반응을 받으면, 자신에 대한 부적절한 느낌이나 자기 능력에 대한 열등감이 발달합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은 ‘열등감’을 ‘자기를 남보다 못하거나 무가치한 인간으로 낮추어 평가하는 감정’이라고 정의합니다. ‘나’라는 사람에 대한 가치평가를 포함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런데 ‘열등감’이 아닌 ‘열등’이라는 단어는 ‘보통의 수준이나 등급보다 낮음. 또는 그런 등급’이라고 설명합니다.

 

어떤 부분에서 ‘열등’한 것은 살면서 누구나 경험할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내가 아무리 키가 크더라도, 나보다 더 큰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빨리 달리더라도, 나보다 더 빠르게 달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키가 큰, 가장 빨리 달리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 밖의 다른 모든 사람들은 키가 작거나 빨리 달리지 못해 ‘열등’하다고 느끼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는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아들러라는 심리학자는, 모든 인간은 현재보다 더 나은 상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존재이며 동시에 사회적 존재로서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여 자신을 평가하기 때문에, 누구나 열등감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더 나아가, 열등감을 보상하려는 노력이 인간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까지 말하죠.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능력’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사회가 되어버렸습니다. 누구나 다 능력을 쌓으려 하고, 증명하려 하고, 그래서 인정받기를 바라지요. 이러한 분위기는 신앙생활에도 영향을 줍니다. 하느님을 마치 어린 시절의 부모님이나 선생님처럼 여겨, 내가 잘하면 더 사랑하시고 내가 못 하면 덜 사랑하실 것으로 잘못 생각합니다. 그래서 하느님 사랑에 감사해서이기보다, 하느님의 사랑을 얻으려는 마음으로 미사에 열심히 참여하고 기도하고 봉사하기도 합니다.

 

나의 일부가 다른 사람보다 열등하다고 해서 나라는 존재의 가치가 누군가보다 낮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내가 가진 능력이나 소유한 물건이 얼마만큼인지 보시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시고 좋아하시기 때문입니다.

 

포기하지 않는 꾸준함(근면성)과 자신감은 ‘열등감’이 없어야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어떤 면에서는 다른 사람보다 ‘열등’하다는 것을 자신 있게 받아들일 때, ‘그래도 나는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때 생겨납니다.

 

어떻게 해야 그럴 수 있을까요? 답은, 나를 바라보시는 하느님께 있습니다.

 

“내가 자랑해야 한다면 나의 약함을 드러내는 것들을 자랑하렵니다.”(2코린 11,30)

 

[2025년 7월 27일(다해) 연중 제17주일(조부모와 노인의 날) 서울주보 5면, 민범식 안토니오 신부(대신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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