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 6인, 새 정부에 전하는 고언(苦言)
이재명 대통령이 4일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앵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어느덧 열흘이 됐습니다.
국정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은데요.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제들로부터 새 정부가 할 일을 들어봤습니다.
김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비상계엄 사태로부터 6개월 만에 출범한 새 정부의 이름은 ‘국민주권정부’입니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 그래서 국민에게 봉사해야 한다는 국정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하성용 신부는 새 정부에 민주주의 근본을 잊지 말아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하성용 신부 /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는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한 정치권력이다. 그 부분을 항상 잊지 않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 3년 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관계.
새 정부 출범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정수용 신부는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주문했습니다.
<정수용 신부 /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새롭게 구성되는 신정부는 이런 남북관계에서 신뢰를 다시 복원할 필요가 있겠고요. 만남과 대화를 통해서 평화를 어떻게 만들지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전례 없는 폭염과 한파, 가뭄과 홍수, 산불까지.
기후위기 대응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됐습니다.
새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대로 탈탄소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총무 양기석 신부는 탈탄소를 넘어 탈원전 추진을 촉구했습니다.
<양기석 신부 /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총무>
“기후위기의 대안이 원자력발전소, 핵발전소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탈핵 사회로 나아가야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생명윤리 분야에선 이른바 ‘조력존엄사법’ 제정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습니다.
가톨릭교회는 안락사나 조력자살을 ‘살인 행위’이자 ‘거짓된 자비’로 보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오석준 신부는 새 정부가 인간의 존엄에 대해 실질적인 인식을 가져주길 희망했습니다.
<오석준 신부 /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말로만 인간의 존엄을 이야기하면서 실질적인 부분에서는 자기 자신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됩니다. 특히 조력안락사, 즉 의사조력자살에 대해서 경계가 필요합니다.”
사회복지 분야에선 어르신과 장애인 돌봄 문제가 현안입니다.
한빛종합사회복지관 관장 이원석 신부는 새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이원석 신부 / 한빛종합사회복지관 관장>
“돌봄의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이나 가정의 책임이 아닌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보다 적극적인 대책 마련과 접근이 요구됩니다. 특히 돌봄 노동을 수행하는 인력에 대한 처우가 열악하여 개선 마련이 필요합니다.”
노동계에선 노동자 3명이 고공농성 중입니다.
산업재해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부위원장 김비오 신부는 노동 취약계층 보호를 강조했습니다.
<김비오 신부 /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부위원장>
“길게는 500여 일, 짧게는 90여 일 이상을 협소한 고공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노동자 분들이 계시고, 또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까지 이웃으로 존재하고 있죠. 새 정부는 이들의 권리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약자가 존중 받는 세상,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고, 삶의 터전인 지구를 지키는 일.
가톨릭교회의 어깨도 무겁습니다.
사제들은 교회의 사명을 되새기며 적극적인 활동을 다짐했습니다.
<하성용 신부 /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편견, 차별, 이런 것들이 늘어나지 않도록 교회가 복음의 가치에 대한 것을 이야기를 하고 그것을 살아가는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되고…”
<정수용 신부 /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총무>
“가톨릭교회는 평화의 중재자 그리고 평화의 전문가로서의 역할들을 자리매김해가야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을 해봅니다.”
<양기석 신부 /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총무>
“교회부터 탄소중립사회로 전환을 이루는데 보조를 맞춰서 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요.”
<오석준 신부 /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사무국장>
“잊고 있거나 상실되어 있는 생명의 가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활동하려고 합니다.”
<이원석 신부 / 한빛종합사회복지관 관장>
“가톨릭교회는 영적 돌봄을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비오 신부 /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부위원장>
“노동의 진정의 가치를 세상에 알리고 실현하는 것. 이것이 가톨릭교회의 역할일 수 있지 않을까…”
CPBC 김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