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 (금)
(백) 부활 제3주간 금요일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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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5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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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2-05-20 ㅣ No.155192

외국 여행을 다녀오면 꼭 들려야하는 곳이 있습니다. ‘입국심사입니다. 팬데믹이 끝나가면서 입국심사의 대기 줄도 길어졌습니다. 대기 순서는 두 갈래도 나뉘었습니다. 한 줄은 미국 시민이고, 다른 한 줄은 미국 시민이 아닌 줄이었습니다. 미국 시민이 먼저 입국심사를 받는 것을 보았습니다. 환승하는데 시간이 없는 사람들이 입국심사를 받는 것을 보았습니다. 다음에는 휠체어를 타시는 분들이 입국심사를 받는 것을 보았습니다. 대기 줄은 길어지는데 입국심사를 하는 직원은 2명이라서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1시간 정도 기다리면서 잠시 생각했습니다. 휠체어를 타신 분들이나, 환승에 시간이 쫓기는 분들이 먼저 입국심사를 받는 것은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시민이 타국에서 온 사람들보다 먼저 입국심사를 받는 것은 고려했으면 싶었습니다. 미국에 관광 온 사람들을 오래 기다리게 하기 보다는 적어도 미국시민과 비슷하게 입국심사를 받게 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돌아보면 사제이기 때문에 특별한 대우를 받은 적이 많았습니다. 며칠 전입니다. 타이어의 압력에 문제가 있다는 표시가 보였습니다. 교우분이 하는 정비소엘 갔습니다. 형제님께서는 저의 차를 우선적으로 받아 주었습니다. 타이어에 큰 못이 박혀있었습니다. 못을 뽑고, 펑크 난 곳을 때웠습니다. 공기를 넣으니 타이어의 압력은 정상이 되었습니다. 정비소 사장님은 수리비를 받지 않고 오히려 커피 한 잔을 주셨습니다. 제가 사제이기에 특별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식사하기 위해서 줄을 설 때도 사제라는 이유로 먼저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습니다. 성지순례를 가면 사제라는 이유로 독방을 쓸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습니다. 입국심사에서 조금 기다리는 것을 힘들어 했지만, 사실 저는 참 많은 대접을 받으면서 살았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면서 제자들에게 그렇게 하라고 본을 보여 주신 거라고 하셨습니다. 착한 목자는 양들의 목소리를 안다고 하셨습니다. 착한 목자는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서 들판을 헤맨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후에 베드로 사도에게 내 양들을 잘 돌보아라.’라고 하셨습니다.

 

예전에 레지오 단원들이 피정 갔을 때, 신부님께서는 이런 질문을 하셨습니다. 레지오 단원들의 첫째가는 직무는 무엇입니까? 어떤 분은 출석이라고 답을 하셨고, 어떤 분은 선교라고 답을 하셨고, 어떤 분은 사랑이라고 답을 하셨습니다. 또 어떤 분은 기도라고 답을 하셨습니다. 신부님께서는 모든 답에 점수를 주시면서 가장 정확한 대답은 자기 성화라고 하였습니다. 자신이 성화 되면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출석하고, 자신이 성화 되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선교하며, 자신이 성화 되면 누가 말하지 않아도 기도할 수 있다고 말하였습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자신은 성화 되지 않았으면서 남을 성화시키려고 하는 분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의지와 뜻이 먼저 이루어지기를 원하는 분들을 볼 때도 있습니다. 힘으로 신앙생활을 하면 곧 지치게 됩니다. 힘이 빠지면 다른 사람들 때문에 신앙이 식어버립니다. 즐거웠던 일들도 시들해지고, 성당에 나오는 것도, 기도하는 것도 재미가 없어집니다. 신앙생활에 깊이가 없기 때문입니다.

 

성화 된 사람은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기도할 수 있으며 사랑을 나눌 수 있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성화시킬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주님 곁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가전제품도 전원이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그저 고철에 지나지 않습니다. 전원이 연결되어야만 텔레비전도, 컴퓨터도, 냉장고도 기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성화 되는 것이 아니라, 주님과 함께 연결될 때, 주님 곁에 머무를 때 성화 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성화 된 신앙인은 박해를 받을 수 있고, 고독할 수 있으며, 십자가를 지고 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길은 우리를 살리는 길이고, 그 길이 영광과 부활의 길이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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