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6일 (화)
(백) 부활 제3주간 화요일 하늘에서 너희에게 참된 빵을 내려 주시는 분은 모세가 아니라 내 아버지시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스크랩 인쇄

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1-05-19 ㅣ No.146945

작년에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에 의해 조지 플로이드라는 흑인이 사망했습니다. 1년이 지났고, 피의자인 경찰에 대한 재판이 있었습니다. 경찰은 무죄를 주장했지만 배심원은 모두 유죄를 판단하였습니다. 유죄 판단의 결정적인 이유는 당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과 현장을 담아낸 영상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재판 결과를 지켜본 바이든 대통령도 인종차별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말하였습니다. 법정에 출석해서 증언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증언해야 하는 이유는 그렇게 함으로써 불법과 불의를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월남전이 한창이던 1972년에 사이공의 작은 마을이 폭격 당했습니다. 미군은 살상력이 큰 화염 무기 네이팜탄을 투하했습니다. 당시 9살이던 소녀는 발가벗은 채 절규하며 도로를 뛰었습니다. 이 모습이 AP통신 사진기자 닉 우트의 카메라 앵글에 잡혔습니다. 이 사진 한 장은 베트남 전쟁을 멈추게 하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전쟁이 무고한 시민들, 어린이들까지 죽음으로 내몬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그런 전쟁은 멈추어야 한다는 여론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당시 소녀의 이름은 판티 킴폭이었습니다. 소녀는 신체 30%3도 화상을 입은 상태였습니다. 닉 우트는 소녀를 병원으로 데려갔습니다. 14개월 동안 17번의 피부 이식 수술 끝에 소녀는 살아남았습니다. 판티 킴푹은 이 사진이 싫었다고 했습니다. 사진을 볼 때마다 당시의 끔찍했던 고통이 선명하게 되살아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울 수 없는 과거라면, 이 사진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을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유엔 평화친선대사로 활동하며 자신의 경험담으로 전쟁의 참혹함을 알리고 있고, 1997년부터는 평화 자선단체를 만들어 전쟁고아를 위한 병원과 학교, 집을 지어주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분노 대신, 용서와 평화를 선택한 것입니다. 그녀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92월 독일 드레스덴에서 인권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녀는 미국의 한 출판사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인생을 사는 동안 갑자기 화염에 휩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희망을 가질 수 있고, 저 또한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원의 역사는 하느님의 뜻과 의로움을 드러낸 증거자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뜻을 드러내기 위해서 순교한 사람을 증거자(martyr)로 부르고 있습니다. 신앙의 진리를 증거하기 위하여 생명을 바친 사람은 '증인'을 뜻하는 그리스어(martus)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증인'은 사도행전에서 사도들만이 부활의 증인으로서 복음의 내용을 보증한다는 특수한 의미로 사용되며(사도 10:41) 스테파노(사도 22:20)와 바울로(사도 22:15)에게 적용되었고 묵시록에서는 예수님께서 증인이라 불립니다(묵시 1:5, 3:14). 그밖에 묵시록(6:9, 12:17, 19:10)에는 예언자의 신분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증언을 내는데 위험한 시대에 증언을 한 증인들이(묵시 2:13, 11:3, 17:6) 순교자가 된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도 바오로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용기를 내어라. 너는 예루살렘에서 나를 위하여 증언한 것처럼 로마에서도 증언해야 한다.” 바오로 사도는 용감하게 달릴 길을 다 달렸습니다. 그리스인들에게는 어리석음이요, 유대인들에게는 걸림돌이었던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영원한 생명에 이르는 구원의 열쇠라고 증언하였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 아버지가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하소서. 아버지가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하소서.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아버지, 아버지께서 제 안에 계시고 제가 아버지 안에 있듯이, 그들도 우리 안에 있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저를 보내셨다는 것을 세상이 믿게 하십시오.” 우리가 하나가 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누는 것입니다. 조건 없이 베풀어 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스스로 빵이 되셔서 우리들에게 자신을 내어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사를 통해 주님과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나눔은 우리가 하나 되는 지름길입니다. 우리가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신앙 안에서 주님과 하나 될 수 있다면 그런 모든 것들도 기쁨으로 변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삶이 증거자의 삶이 되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429 9

추천 반대(0)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