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 정치의 원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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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491 조병식 [goodactor] 스크랩 202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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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양심에 이끌리는 법
살다 보면 함께 살기가 대단히 힘든 이들을 만날 수도 있다
그런 이들과의 삶이란 지옥이 따로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내 뜻, 내 마음과 안 맞는 이들만이 그런 이들은 아니라는 것쯤은 알리라 여겨진다
성격 차이인가, 웬지 모를 불편함과 어색함을 넘어 도저히 내 삶에서 수용이 안되는, 감당이 안되는 그런 괴로움과 딜레마마저 생기게 만들고 온갖 짜증과 불만이 터지게 만들며 그 스트레스가 쌓이게 만드는 내 인생의 불협화음 같은, 내 생활의 이물질 같은 그런 이들을 말이다
내 됨됨이나 성격이 한 편의 장대한 서사시나 교향악 같은 감동적인 삶으로 내 삶을 이끌고 완성시킬 만한 것이 못되면 그 불협화음들은 도저히, 그리고 그 이물질들은 나와 똑같은 인격과 인권을 지닌 이웃이 아니라 없애야 할, 꺼지게 만들어야 할 먼지와 쓰레기들이다
그 지경에서의 삶에 평화가 있고 행복이 있을까
사람이 그럴 리 만무하다
보이지 않는 내적 의식과 내밀한 감정을 지니고 사는 사람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더욱이 자기자신을 들여다 볼 수 없는 장막이 내적 자아와 외적 자아 사이에 쳐져 있는 이상, 그 장막 속에서 두 가지 방면의 성격을 한 가지로 통합된 자아의 삶으로 살아낸다는 것은 진정 사람된 삶의 어려움이기도 하다
반드시 어느 한 쪽으로는 치우지게 마련이니 말이다
한 하늘 아래, 같은 시간 속에, 내 삶과 함께, 내 곁에는 항상 나와 함께 살 만한 사람과 그런 이들이 살고 있어야 한다
남이라고 해도 그런 삶의 진정성은 마찬가지이다
그래야 조금은 살 만하고, 그래야 속이 덜 불편하고 행복이라는 것이 막연하지만은 않은 현실이 된다
지배와 복종도 일종의 유유상종이다
이심전심의 마음이 통하고 의기가 투합된 동류의 것들이 아니라 단지 상명하복 식의 그 어떤 질서와 위력 앞에서 살아야 할 삶의 양태에 불과한 것이지만 말이다
하느님은 자기 사람들의 양심에 법을 세겨 놓았다고 했다
그 양심의 법은 스스로들의 삶에서 길이 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차원은 하느님과 통하는 삶의 기초와 저변의 토대라는 것이다
그 양심이 죽었다라고 판단된다는 것이 사람에게는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는 알아야 할 일이다
그 말은 곧 그런 사람은 이미 죽었다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의 삶 전체가 이미 그 죽음의 도상에 이르렀다는 것과 같다
그런 이들을 본 적이 있는가, 보았는가
뻔뻔하고 가증스러우며, 얼굴에 철판을 두껍게 깔고 그 가면 속에 있을 법한 것이 그런 악이라고 여겨지는 이들을
위선과 가식으로 자기 삶을 두르고 그렇게 사는 것이 자기인 줄도 모르는 이들을 말이다
예수님은 그런 삶은 사람들에게 불행한 삶이라고 했다
행복한 삶이 아니라고 했다
더욱이 참된 행복과는 다른 것이라고 했다
진실, 언제나 진실을 알고 싶고, 진실이 삶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아주 먼 옛날, 고대에도 많았다
그래서 성경과 같은 삶의 경전이, 합리적인 삶의 철학들이 사람이 자기양심을 바람직하게 하도록 돕는 길잡이로서 언제나 그 빛을 비추고 있는 것이다
그 빛을 거부하는 이들 또한 언제나 불행한 이들이다
양심과 무능함은 깊이 내통하는 성격이 있다
삶의 모든 부당함과 부조리함을 외적 탓으로 돌리기만 하는 이들은 그 진실을 잘 모른다
사업을 하려는데 돈이 없어서,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틀린 말이 될 수도 있다
삶의 모든 일, 세상 대부분의 일은 사람들이 꾸미지만 그 일들이 이루어지는 것은 하느님의 손에 달려 있다라는 진리가 있다
그래서 사람 일이란, 세상 일이란 근본과 기본, 그 전체와 저변 모두에 의지와 전망과 계획이 먼저 있어야 하고 일이 진행되고 전개되는 내내 그 모든 것이 제대로 작용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일이 되는 것이다
선하든, 악하든,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말이다
때론 많은 일들에 그 충돌과 대립이 발생하고 때론 격한 싸움과 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 이면에는 당연히 어떤 두 의지, 어떤 두 전망, 어떤 두 계획 같은 것이 실제로 그 갈등과 투쟁을 만들어 내는 동기이며 그 모든 동력을 유발하는 계기로 있게 마련이다
그것을 파악하고 이해하면 보다 진실한 판단이 서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양심에 따라서 말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 끝을 내는 것은 '힘의 원리'이다
사실이 실제로 그렇다
어떤 힘이, 어떤 성격의 힘이, 더 센가에 따라 그런 판국은 결정이 나고, 판가름이 나고, 나름의 정리된 국면에 이른다
그런 결판이 양심에 보다 불편하지 않게 나면 바로 거기에 삶의 기쁨이, 삶의 위로가, 삶의 행복이 피어 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의 많은 일들에는 깊은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기는 일들도 많이 생긴다
양심이 상당히 불편하고 양심적으로 괴로우며 양심의 고통마저도 느끼게 하는, 살아있는 사람들의 삶에 그 고뇌와 아픔이, 그 슬픔이 아로새겨지게 만드는 일들이 말이다
그런 일들의 해결은 대체로 만만치가 않다
어쩌면 이 세상에서 어려울 수도 있는 일들도 많다
그런 삶의 무게와 삶의 고통은 인생 전체를 대체로 지배하기도 한다
그런 현실에서 벗어나고 그런 삶에서 해방된다는 것은 진정한 자유에 이르러 가는 삶의 과정의 큰 부분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언제나 세상은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누가 그 굴레에서 제 스스로 빠져 나오고, 그 지배의 쇠사슬을 자력으로 끊어 내어 탈출이라도 할 수 있을까
그게 다른 이들과 얽혀 있는 일들이라도 어렵겠지만 그게 자기 양심과 얽힌 일이라면 더더욱 사람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양심이 죽은 이들에게는 바람직한 편으로의 길조차도 보이지 않을 테이니 삶이란 얼마나 냉혹한가
그래서 항상 파국과 파행은 세상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사람이 제 고집을 꺽고, 제 의지를 내려 놓는다는 것, 더더군다나 나쁜 길에서조차 돌아서기가 어려운 사람들의 성격에서 언제나 그 끝은 끝까지 가서 끝장나는 경우들이 많은 것이다
일단의 사태가 진정되는 것만으로 충분하고 만족스러우면 오늘만 살고 내일은 죽어도 좋을 삶일 것이다
그렇게 보편적이고 지속가능한 삶의 의지도, 전망도, 계획도 없는 이들의 삶에는 어려운 순간만을 모면하고 해결하면 된다는, 그 알량한 이득과 성취 다음에 아무 것도 없는 공치사가 지닌 이면적 회피와 면피의 생리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보다 실효성있는 대책은 그 다음이고, 당장에는 말이다 이지만, 언제나 그 다음이 없는 지경과 당장이 지나면, 그 무의미하고 무가치한 무한반복의 엔진만이 작동하는 것은 웬 일일까
어둠을 몰아낸 어둠이 지닌, 그 아이러니와 딜레마,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이 세상에 빛이 왔지만, 사람들은 그 빛을 알아보지 못했다
어두운 한 밤중에서 벗어나는 길이란 그 빛을 알아보고 그 빛을 따라 그 빛 속에서 가는 길 밖에는 없다언제나 양심에 살아있는 길만이 영원히 살 수도 있는 길에 이어져 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