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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5년 5월 10일 (토)부활 제3주간 토요일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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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부활 제3주간 금요일]

182074 박영희 [corenelia] 스크랩 2025-05-09

[부활 제3주간 금요일] 요한 6,52-59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성찬례 때, 사제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줄 내 몸이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많은 이를 위하여 흘릴 피다.”

 

당신을 믿고 따르는 이들을 위해 당신의 몸과 피, 즉 당신의 전부를 내어주시는 모습은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깊은지를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입니다. 그런데 유다인들은 ‘살’, ‘먹는다’, ‘마신다’라는 말마디 자체에만 집중하며 주님의 사랑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라고 분노하며 사랑과 자비가 넘치시는 주님을 미개하고 폭력적인 ‘식인종’과 같은 수준으로 취급하는 겁니다. 아마 그들도 머리로는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당신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라는 말씀이 물리적, 물질적으로 그렇게 하라는 뜻이 아니라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말씀을 그런 식으로 왜곡한 것은 그분께서 자기들이 바라고 청한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보상을 주시지 않은 것에 실망했기 때문입니다. 자기들이 원하는 걸 주시지 않는다면 그분께서 다른 무엇을 주신다 해도 필요 없고 쓸모도 없다고 생각했기에, 그때부터 주님께 등을 돌리고 배척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왜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하셨을까요? 그런 표현이 반대자들에게는 당신을 비난하고 배척할 정당한 핑계꺼리가 되리라는 걸 모르셨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특별한 의미를 전하기 위해 그러신 겁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인류 구원’이라는 아버지의 의지를 품고 이 세상에 오신 하느님의 말씀이십니다. 그런데 그 말씀에 담긴 하느님의 뜻이 내 삶을 통해서, 이 세상 안에서 실현되려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과정이 필요하지요. ‘자린고비’가 천장에 매달아 둔 조기를 쳐다본다고 해서 그 조기 안에 담긴 영양분이 내 몸 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것을 입 안에 넣고 씹고 소화시켜야 비로소 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하느님 말씀에 담긴 은총과 힘도 그것을 그저 눈으로 보기만 해서는, 입으로 떠들기만 해서는 나에게 효과를 미치지 못합니다. 자녀가 죽은 부모의 유지를 받들고 실천하여 부모가 못다이룬 뜻이 자기를 통해 실현되게 하듯,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따라야만 그 안에 담긴 은총과 힘이 내 안에 들어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주님께서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시는 것처럼, 주님의 몸을 받아모시는 우리도 주님으로 말미암아 살아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말미암아’라고 번역된 그리스어 전치사 ‘디아’(dia)는 “~을 통하여”, “~덕분으로”라는 뜻입니다. 즉 우리가 이 세상에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놀라운 섭리와 은총으로 우리를 보살피시는 하느님의 사랑 ‘덕분’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그런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에게 전해진 아버지의 뜻과 계명을 충실히 실천해야 하는 겁니다. 그럴 때 우리가 먹는 주님의 살은 우리가 사는 ‘이유’가 될 것이고, 우리가 마시는 주님의 피는 우리가 사는 ‘의미’가 될 것입니다. 세상 것들을 다 가져도 왜 사는지 이유를 모르고 무엇을 위해 사는지 그 의미를 모르면 공허함만 남지요. 그러니 우리는 하느님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말미암아 사는 존재임을 마음 깊이 새기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꺼이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여 내가 사는 이 곳을 ‘하느님 나라’로 만들어가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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