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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5년 6월 25일 (수)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 남북통일 기원 미사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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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양승국 신부님_우리 역시 바람잡이일뿐입니다!

183022 최원석 [wsjesus] 스크랩 2025-06-24

 

언젠가 초보 수도자들의 선생 노릇을 할 때였습니다. 수도자들에게도 문화 예술 감각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젊은 형제들 열 명과 함께 혜화동으로 연극을 보러 갔습니다. 오랜만의 서울 나들이에 우왕좌왕 길을 헤매다가 조금 늦게 들어가게 되었는 데...열명이나 되는 장정들이 갑자기 우르르 들어가니, 주로 커플 위주의 관객들이 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놀라는 표정이었습니다.

본무대가 펼쳐지기 전에 한 재미있는 청년이 무대 위에 등장했습니다. 퀴즈도 내고, 선물도 주고, 참신한 개그도 펼쳐놓고, 한바탕 관객들을 재미있게 해주고는 쿨하게 퇴장했습니다.

이른바 ‘바람잡이’ 역할을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본 무대 막이 오르기 전에 관객들에게 기쁨도 주며 주 무대에 앞서 호응을 유도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분위기 메이커이지 결코 무대의 주인공이 아닙니다. 연극 주 무대의 서막을 알리는 안내자 역할에 충실합니다.

오늘 우리는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경축합니다. 예수님의 표현에 따르면 그는 ‘여자에게서 태어난 사람들 가운데 가장 큰 인물’이었습니다. 교회 전례력 역시 그의 큰 존재감을 인정해주고 있습니다. 보통 성인들은 세상 뜬 날을 축일로 잡아 기념합니다. 그런데 세례자 요한은 죽음뿐만 아니라 탄생일까지 챙겨주고 있습니다. 그만큼 그는 성인 중에서도 대성인에 속합니다.

세례자 요한이 이토록 큰 인물, 대성인이 되신 이유가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그가 지니고 있었던 철저한 신원 의식, 놀라운 겸손의 덕이라고 생각합니다.

세례자 요한은 중요한 진리 하나를 항상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자신은 결코 메시아가 아니요 메시아의 오실 길을 닦는 선구자라는 것을. 나는 절대 무대의 주인공이 아니라 주인공이신 예수님의 등장을 준비하는 바람잡이요 분위기 메이커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분은 점점 커지셔야 하고 자신은 점점 작아져, 어느 순간 소멸되어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이토록 겸손했던 세례자 요한이었기에, 주님께서 그를 특별히 총애하셨습니다. 비록 그의 최후가 참담하고 쓸쓸했지만, 자신에게 부여된 선구자로서의 사명을 완벽하게 수행한 그에게 주어진 상급은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고통은 잠시였지만 영광은 영원합니다. 그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세례자 요한이 우리에게 남긴 불멸의 덕행은 영원히 우리 안에 남아있습니다.

오늘 우리 역시 주인공이 아니라 바람잡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우리 역시 세상 사람들에게 저분이 주님이시다, 저분이 영생과 구원을 소유하고 계신 분이시다, 하며 용감하게 외칠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살레시오회 

 

 

2025년 6월 24일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_조명연 신부님

 

 

갑곶성지에서 사목할 때, 관리 직원을 뽑기 위해 공고를 냈었습니다. 상당히 많은 분이 이력서와 본당 신부님의 추천서를 들고 찾아오셨습니다. 그런데 한 분의 이력이 너무나 화려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명문대를 졸업하셨고 대기업에서 오랫동안 근무하셨던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자격증도 얼마나 많았는지 모릅니다. 아무튼 이분의 이력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분은 갑곶성지 관리 직원으로 채용되셨을까요? 이분이 아닌 다른 분을 채용했습니다. 대화를 나눠보니 자신이 지금 해야 할 것을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얼마나 잘 나갔는지만 계속 이야기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분의 결정적인 문제는 건강이 그리 좋지 않아서 힘든 일을 해야 하는 갑곶성지 관리직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학력, 경력, 왕년이라는 수식어가 화려한 배경이 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가 아닐까요? 이런 것들이 성지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 현재의 역량을 얼마만큼 발휘해 내느냐가 중요했습니다.

 

신앙생활에서도 학력, 강력, 왕년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지금이 중요합니다. 종종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을 만납니다. “제가 예전에는 복사도 열심히 했었어요.” 그러면 저도 이렇게 응답합니다. “어렸을 때는 다 열심히 해요.”

 

과거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과거를 통해 지금을 주님 뜻에 맞게 사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 중요한 것을 생각하지 않고 여전히 과거에만 갇혀 있는 것은 아닙니까?

 

성 요한 세례자 탄생 대축일입니다. 자기 뒤에 오실 예수님을 세상에 알리면서 회개의 세례를 선포한 요한 세례자의 탄생을 기리는 날입니다. 그의 탄생은 남과 달랐습니다. 의로운 이들이었던 즈카르야와 엘리사벳을 통해 탄생하시게 되지요. 이 부부는 나이도 많고 아이를 낳지 못하는 이들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즈카르야는 태어날 아기의 잉태 소식을 믿지 않아서 벙어리가 되었다가, 오늘 복음에도 나오듯이 ‘그의 이름은 요한’이라고 글 쓰는 판에 적자 입이 열리고 혀가 풀려서 말하는 놀라운 일도 생겨납니다.

 

하느님의 놀라운 섭리가 드러나는 이 사건 이후, 요한은 남들과 똑같은 삶을 살았을까요? 아닙니다. 이스라엘 백성 앞에 나타날 때까지 광야에서 살았다고 복음은 전하고 있습니다. 광야에서 살았다는 것은 하느님과의 친밀함을 준비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또한 모세와 엘리야의 전통을 이어서 예언자적 소명을 계속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는 왕년의 특별한 사건에 멈춰있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하느님과 함께하고 하느님의 일을 하셨던 것입니다. 바로 이 요한 세례자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과연 어떠했는지를 묵상하게 됩니다. 과거에 연연하면서 지금은 전혀 하느님 뜻을 따르지 않는 것이 아닐까요? 과거나 현재나 똑같이 하느님과 함께하는 분만이 미래에도 하느님과 함께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명언: 꿈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면 꿈만 좇는 바보처럼 보여도 좋을 것이다(라이트 형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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