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활 제5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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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451 박영희 [corenelia] 스크랩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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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5주간 화요일] 요한 14,27-31ㄱ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도, 겁을 내는 일도 없도록 하여라."
살면서 요즘처럼 평화를 간절히 바란 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는 전쟁은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고, 내 삶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게 아니었지요. 몇 년동안 이어진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이란과 미국의 전쟁으로 인해 전 세계의 많은 이들이 고통받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사람들 중에 평화를 바라지 않는 이들은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이들이 전쟁이 어서 끝나기를, 더 이상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없기를 마음으로 간절히 바라며 기도하지요. 그럼에도 전쟁이 끊이지 않는 것은, 우리가 참된 평화를 누리지 못하는 것은 내가 가진 강한 힘으로 상대방의 것을 빼앗으려 드는 우리의 탐욕 때문입니다. 힘이 센 자가 그 강한 힘으로 약한 자를 짓눌러 꼼짝 못하게 하는 것이, 그래서 이 세상이 조용히 좋게 좋게 잘 굴러가는 것이 ‘평화’라 여기는 우리의 착각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우리에게 ‘세상이 주는 평화’를, 힘으로 약한 이를 억눌러 유지되는 그 차가운 침묵을 배척하라고 하십니다. 힘으로 만드는 가짜평화는 오래 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내 힘이 약할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상대방의 뜻을 받아들이고 따르지만, 반대로 내 힘이 강해지면 상대방에게 억지로 내 뜻을 강요하여 관철시키려고 드는게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역사 안에서 이런 ‘흥망성쇠'는 수 없이 반복되어 왔으며 그럴 때마다 많은 이들의 희생과 고통이 뒤따랐지요. 참된 평화는 외부, 즉 세속적인 힘과 권력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 즉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사는가에서 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당신이 지니고 계신 참 평화를 우리에게 주시겠다고, 그러니 그 평화를 마음 속에 받아들여 잘 간직하고 지켜가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 참 평화를 어디에서, 어떻게 얻으셨을까요? 이 세상에 참 평화를 이루시는 주체는 하느님이십니다. 그분께서 당신 뜻에 따라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당신 섭리로 이끌어 가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살면서 마주하는 여러가지 변수와,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 속에서도 참 평화를 누리려면 먼저 그런 점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도 당신 뜻을 내세우지 않고 철저하게 하느님 아버지의 뜻대로, 그분께서 명령하시는대로 하셨지요. 어차피 모든 것이 아버지의 뜻대로 될 것임을 잘 아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예수님이 마지못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느님께 굴복하셨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느님 뜻을 억지로, 마지못해 따라서는 진정으로 행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태에서는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고 그분께서 영광을 받으신다고 해도, 그것이 나와는 상관 없는 ‘남의 일’이 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먼저 하느님 아버지를 진정으로 사랑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에서 자연스레 우러나온 순명으로 아버지의 뜻을 기꺼이, 기쁘게 따르셨습니다. 그랬기에 하느님께서 누리시는 영광과 기쁨, 그리고 참 평화를 함께 누리시게 되었지요. 우리도 예수님처럼 해야 합니다. 그러면 세상 일이 내 뜻과 계획대로 안된다고 해서 마음이 산란해질 일도, 겁을 낼 일도 없습니다. 설렘과 기대 속에서 하느님 뜻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하며 하루 하루를 기쁘게 살 수 있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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