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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6년 5월 18일 (월)부활 제7주간 월요일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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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부활 제7주간 월요일

189654 조재형 [umbrella] 스크랩 2026-05-17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쉼표를 찍은 곳에 함부로 마침표를 찍지 말라.”라는 말도 있습니다. 최근에 이 말의 의미를 실감한 일이 있습니다. 작년에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후배 신부님이 오랜 고민 끝에 새로운 길을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는 후배 신부님께 기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교회의 어르신들도 1년 정도 더 생각해 보고 결정하라고 시간을 주었습니다. 지난 부활 팔일 축제 중에 후배 신부님이 연락했습니다. 1년간 고민하면서 다시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식별했다고 합니다. 다시 주어진 소명에 몸과 마음을 다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후배 신부님께 기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옙스키는 26살에 국가에 반역하는 글을 썼다는 죄명으로 사형선고를 받았습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나는 줄 알았는데 사형집행 직전에 황제가 사면한다는 명령이 내려왔습니다. 도스토옙스키는 4년간 시베리아로 유배를 떠났습니다. 그곳에서 유일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신약성서였습니다. 4년 동안 수천 번 신약성서를 읽은 도스토옙스키는 성서의 말씀을 토대로 불후의 명작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도스토옙스키는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라는 작품에서 하느님의 침묵과 예수님의 침묵을 이야기합니다. 이 작품에는 세 아들이 등장합니다. 첫째 아들 드미트리는 뜨거운 열정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는 사랑도 강하고, 분노도 강했습니다. 아버지를 미워했고, 결국 아버지의 죽음에 연루됩니다. 법적으로는 죄가 없을 수도 있었지만, 그는 스스로 책임을 지고 고통의 길을 선택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신앙의 한 모습을 봅니다. 신앙은 단순히 법적인 무죄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양심 앞에서 책임을 지는 삶이라는 것입니다. 둘째 아들 이반은 이성의 사람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어린아이가 고통받는 세상이라면 나는 그런 하느님을 받아들일 수 없다.” 이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도 던지는 질문입니다. 왜 선한 사람이 고통받는지, 왜 하느님은 침묵하시는지 묻습니다. 그러나 이반은 이성의 끝까지 갔지만, 그곳에서 평화를 얻지 못합니다. 신앙은 이성으로 시작될 수는 있지만, 이성만으로 완성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셋째 아들 알료샤는 스승의 모습을 봅니다. 그의 스승 조시마 수도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모든 사람 앞에서, 모든 일에 대해, 내가 책임이 있다.” 그는 사람들을 판단하지 않고 끝까지 들어주며, 무릎을 꿇고 용서를 청합니다. 이것이 복음의 모습입니다. 신앙은 남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품어 주는 것이고,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울어 주는 것입니다. 또 작품에는 대심문관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늙은 추기경은 다시 오신 예수님께 묻습니다. “왜 또 오셨습니까 사람은 자유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 긴 이야기 앞에서 예수님은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조용히 그를 안아 주십니다. 신앙은 논쟁이 아니라, 침묵 속의 사랑입니다. 신앙은 모든 것을 참고, 모든 것을 들어주는 침묵과 사랑의 행위를 통해서 자라나는 것입니다.

 

비가 온 뒤에 땅은 더욱 단단해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도행전은 그렇게 단단해진 사도들의 이야기입니다. 두려움 때문에 예수님을 세 번 모른다고 했던 베드로, 무서워서 다락방에 숨어 있던 제자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을 잡으러 다녔던 바오로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체험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에게 평화를 주셨고, 성령을 주셨습니다. 사도들은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마침표를 찍으실 때까지 복음을 전하였습니다. 죽음도, 권세도, 천신도, 악신도 사도들을 막지 못하였습니다. 신앙인은 세례를 통해서 성령을 받았습니다. 성체성사를 통해서 예수님을 만나고 있습니다. 우리들 또한 복음을 전하면서 21세기에 우리들의 사도행전을 만들면 좋겠습니다. 더욱 단단해진 모습으로 후배 신부님도 새롭게 사도행전을 만들어가기를 기도합니다.

 

바오로가 그들에게 안수하자 성령께서 그들에게 내리시어, 그들이 신령한 언어로 말하고 예언하였다. 너희가 내 안에서 평화를 얻게 하려는 것이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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