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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전삼용 신부님_율법의 “해야 해”, 그리스도의 “할 수 있어”, 성령의 “어 되네?”

189765 최원석 [wsjesus] 스크랩 2026-05-24

 

찬미 예수님! 부활의 기쁨과 성령의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하기를 빕니다.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이런 벽에 부딪힙니다.
성경은 분명히 "원수를 사랑하라",
"일곱 번씩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명령합니다.
우리 마음속에서는 '어떻게 그게 가능해?' 라는 비명이 터져 나옵니다. 
 
오늘 요한 복음의 첫머리는 이 답답한 한계를 시원하게 뚫어주는 놀라운 구원 공식을 선포합니다.
"율법은 모세를 통하여 주어졌지만, 은총과 진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왔다."
모세를 통해 주어진 '율법'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다그칩니다. 그런데 참 이상하죠.
그 명령을 들을수록 우리는 더 작아지고, '나는 할 수 없어'라며 기가 죽습니다.
율법은 길을 알려주지만, 그 길을 갈 힘은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은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진리'와 '은총'을 주셨습니다. 
 
이것은 영적인 차원 이동의 4단계 공식과 같습니다.
첫째, 율법의 "해야 한다"는 강박을 만납니다.
둘째, 진리이신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어 "나는 하느님의 자녀이기에 할 수 있다"는 새로운 정체성을 입습니다.
셋째, 내 힘으로는 안 됨을 고백하고 성령의 '은총'을 청하여 마침내 "어, 되네?"라는 기적을 체험합니다.
넷째, 그때 내 영혼이 하늘로 솟아오르는 진정한 "평화와 기쁨"을 맛보게 됩니다. 
 
이 원리는 우리가 어릴 적 '두 발 자전거'를 처음 배울 때의 경험 속에 아주 선명하게 담겨 있습니다.
처음 두 발 자전거를 타면 쓰러질 것 같은 공포에 휩싸입니다. "넘어지지 말고 똑바로 타야 한다!"
이것이 율법의 "해야 한다"입니다. 아무리 머리로 알아도 내 힘으로는 자꾸만 옆으로 쓰러집니다.
할 수 없다는 절망이 밀려옵니다.
그때 아빠가 뒤에서 자전거 안장을 꽉 잡아줍니다. 그리고 귀에 대고 속삭입니다.
"아빠가 잡고 있어. 너는 아빠 아들이니까 혼자서도 달릴 수 있어. 앞만 보고 페달을 밟아봐!"
이것이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할 수 있다"는 '진리(정체성)'입니다.
아빠의 말(진리)을 믿고 조심스럽게 페달을 밟기 시작합니다.
아이는 여전히 자기가 페달을 밟아 간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뒤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밀어주고 중심을 잡아주는 아빠의 헌신적인 힘이 있습니다.
이 보이지 않는 아빠의 밀어주는 힘이 바로 성령의 '은총'입니다.
그렇게 비틀거리며 페달을 밟다가,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면 아빠는 저 멀리 서서 박수를 치고
있습니다.
아빠가 손을 놓았는데도 자전거가 쌩쌩 달리고 있는 것입니다!
그때 아이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기막힌 탄성이 무엇입니까? 
 
"어? 되네! 내가 혼자 두 발 자전거를 타고 있네!" 이 "어, 되네?"의 순간, 걷기만 하던 아이의 세상은 두 바퀴로 세상을 가르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이동합니다.
쓰러질까 두려웠던 공포는 사라지고, 바람을 가르는 짜릿한 '평화와 기쁨'만이 남습니다. 자전거 타기라는 율법(해야 한다)이 아빠의 진리(할 수 있다)와 은총(밀어주는 힘)을 만나 기쁨의 춤이 된 것입니다. 
 
이 놀라운 신앙의 퀀텀 점프(Quantum Leap)를 제2차 세계대전의 참혹한 지옥 속에서 생생하게 겪어낸 한 여인이 있습니다.
네덜란드의 레지스탕스였던 코리 텐 붐(Corrie ten Boom)과 그녀의 언니 벳시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끌려갔습니다.
그곳에서 코리는 언니 벳시가 잔인한 간수들의 학대로 끔찍하게 죽어가는 것을 두 눈으로 지켜보아야만 했습니다. 

전쟁이 끝난 후 1947년, 코리는 뮌헨의 한 예배당에서 하느님의 용서와 사랑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강연이 끝났을 때, 그녀는 심장이 멎는 듯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언니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바로 그 옛 나치 간수가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손을 내밀며 말했습니다.
"당신의 메시지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저도 예수님을 영접하고 회개했습니다.
예수님이 제 죄를 용서해주셨다는 것을 압니다.  
 
그때 그녀는 침묵 속에서 간절히 성령의 힘을 청했습니다.
"주님, 저는 용서할 힘이 없습니다.
제가 할 수 없으니, 당신의 성령을 부어주시어 당신의 사랑으로 용서하게 해주십시오!" 
 
코리가 자신의 무능함을 인정하고 성령의 도움(은총)을 청했을 때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내 어깨에서부터 팔을 타고 알 수 없는 따뜻한 전류 같은 것이 흘러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내 손이 기계처럼 움직여 간수의 손을 잡았습니다.
그때 내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나의 형제여, 온 마음을 다해 당신을 용서합니다!'" 
 
그녀의 입에서 "어, 이게 되네? 내가 원수의 손을 잡고 있네!"라는 영적인 탄성이 터져 나온 순간입니다.
두 손이 맞잡힌 순간, 내 영혼을 짓누르던 증오가 씻은 듯이 사라지고 세상이 줄 수 없는 압도적인 평화가 밀려왔습니다.
(출처: 코리 텐 붐, 『주는 나의 피난처』). 
 
용서할 수 없다고 느끼면 아직 예수님(진리)을 온전히 만나지 못한 것이고, 용서해야 함을 알면서도 용서하지 못해 괴롭다면 아직 성령님(은총)을 만나지 못한 것입니다.
코리는 진리와 은총이 결합되어 차원을 이동하는 기쁨을 온몸으로 증명했습니다. 
 
구약성경 예레미야서 38장에는 이 위대한 차원 이동과 구원의 원리를 보여주는 기막힌 알레고리가 등장합니다.
예레미야 예언자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다가 핍박을 받아 깊은 진흙 우물 속에 던져집니다.
물은 없고 진창만 있는 그 깊고 어두운 똥통 같은 구덩이에서 예레미야는 굶어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때 에벳멜렉이라는 내시가 임금의 허락을 받고 우물 위로 나타납니다.
에벳멜렉은 우리를 구원하러 오신 예수님의 예표입니다.
하지만 구원자가 나를 찾아왔다고 해서 저절로 똥통에서 빠져나올 수는 없습니다.
차원 이동을 위한 절대적인 두 가지 도구가 필요했습니다. 
 
에벳멜렉은 예레미야에게 밧줄을 던져줍니다. 그리고 낡은 헝겊과 헌 옷 조각들을 밧줄에 묶어 던지며 이렇게 외칩니다.
"이 낡은 헝겊과 옷 조각들을 겨드랑이와 밧줄 사이에 대십시오." (예레 38,12). 
 
왜 헝겊을 먼저 대라고 했을까요?
예레미야는 진흙탕 속에서 무거운 뻘을 잔뜩 뒤집어쓴 상태였습니다.
그 상태에서 까끌까끌한 밧줄만 겨드랑이에 끼우고 위에서 당기면, 피부가 다 찢어져 고통스러워 밧줄을 놓치고 맙니다. 
 
여기서 우리를 위로 끌어올려 주는 이 밧줄이 바로 예수님이 주시는 '진리의 말씀'입니다.
진리는 우리에게 "너는 똥통에 있을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처럼 용서하며 하늘로 올라갈 존재다" 라는 정체성의 믿음, 즉 "할 수 있다"는 자존감을 줍니다.
하지만 머리로 아는 진리(밧줄)만으로는 찢어지는 고통(분노와 억울함) 때문에 원수를 끝까지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낡은 헝겊입니다. 헝겊은 나를 살리기 위해 십자가에서 너덜너덜하게 찢기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 즉 성령을 통해 부어지는 '은총'입니다.
은총은 내 마음에 부드러운 보호막이 되어 끝까지 밧줄을 놓지 않게 만들고 마침내 "어, 되네?" 하며 위로 솟구치게 만듭니다.
예수님(에벳멜렉)을 만났어도, 진리의 밧줄(내가 하느님이라는 믿음)과 은총의 헝겊(성령의 평화)을 만나지 못하면 결코 차원 이동은 완료되지 않습니다.
(출처: 『주석 성경』 예레미야서 38장) 
 
저 육중한 비행기가 하늘로 날 수 있을까요? 비행기니까 날아야만 합니다.
우리도 용서해야만 합니다. 할 수 있다고 믿어야 조종간을 잡을 수 있습니다.
용서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합니다.
그러면 달리게 되고 정말 그 큰 쇳덩어리가 뜨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이는 연료가 없으면 안 되는 일입니다.
그 연료가 성령님입니다. 
 
하늘을 날 때 우리는 이렇게 외칠 수밖에 없습니다. 

“어, 되네?!” 이 기쁨으로 사는 삶이 신앙생활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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