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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녹) 2026년 6월 4일 (목)연중 제9주간 목요일이보다 더 큰 계명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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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연중 제9주간 수요일,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

189936 박영희 [cornelia2] 스크랩 2026-06-03

[연중 제9주간 수요일,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 마르 12,18-27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이시다."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는 사두가이파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아옵니다. 그들은 모세오경만을 하느님 말씀으로 믿고 따라야 할 ‘정경’으로 받아들이며, 어떻게 올바르게 살 것인가 하는 윤리적 문제보다는 어떻게 해야 지금 이 순간 최고의 쾌락을 누리며 즐겁게 살 것인가만 생각하는 이들이었지요. 그랬기에 자기들의 조국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도 괘념치 않았습니다. 어느 이방민족이 이스라엘을 지배하든 자기들이 잘 살기만 하면 그만이라 생각하며, 그럴수만 있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오늘만 사는’ 그들에게 ‘내일’이, 즉 죽음 이후의 세계가 있다면, 지금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사는가에 따라 그 세계에서 받을 ‘처분’이 달라진다면 큰일이지요. 미래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 때문에 주눅들어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즐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활 같은 건 없어야만 했습니다. 이 세상에서의 삶을 마치면 그것으로 모든 게 끝나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자식 없이 아내만 두고 죽으면, 그의 형제가 죽은 이의 아내를 맞아들여 대신 후사를 일으켜 주어야 한다’는 수혼법을 예로 들면서, ‘부활’이라는 게 있으면 이런 곤란한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그런 쓸 모 없는 건 없는 게 맞다는 자기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고자 했습니다.

 

이에 예수님은 그들이 세속적인 쾌락을 누리는 데에만 온전히 정신이 팔려 있어서, ‘성경도 모르고 하느님의 능력도 모르니까 그렇게 잘못 생각하는 것’이라고 질타하십니다. 그들이 성경에 담긴 하느님 말씀을 열심히 읽고 묵상했다면, 그 안에 담긴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헤아리고자 노력했다면, 그런 터무니 없는 소리는 하지 않았으리라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죽었던 사람이 소생하여 자기가 원래 살았던 그 모습과 상황 그대로 삶을 이어가는 건 부활이 아님을 분명히 밝히십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부활하면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이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아진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는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맺는 인간관계가 하느님 나라에서는 무의미해진다는 뜻이 아닙니다.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이 그 유한함을 극복하고 자기 존재를 오래도록 이어가는 방법은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출산하여 대를 이어가는 것 뿐이기에 우리는 결혼을 하지만, 우리가 부활하면 하느님의 권능에 힘 입어 영원을 살게 되기에, 굳이 그런 것들에 연연하지 않고 하늘에 있는 천사들처럼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 깊이 머무르며 그분을 찬미하는 일에만 몰두하면 된다는 뜻이지요.

 

우리는 현세에서 잘 먹고 잘 사는 것만 신경쓰면서, 죽음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들을 외면하고 배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장례식장이나 추모공원 같은 곳을 ‘혐오시설’로 낙인 찍고는 그런 것들이 우리 동네 주변에 새로 생기는 걸 결사반대하지요. 그렇게 죽음을 철저하게 외면하면서 자신은 절대 죽지 않을 것처럼 살지만, 우리 모두는 언젠가 죽습니다. 그렇기에 죽음을 제대로 극복하고 싶다면 그것을 두려워하며 피할 게 아니라,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이 그랬듯이 하느님과 함께 살아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하느님 뜻을 생각하며 따르기 위해 노력하면, 그분 뜻을 따르기 위해 고통과 시련마저 기꺼이 끌어안으면,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그분과 함께 영원을 사는 복된 존재가 됩니다. 그러니 이 세상에서 잘 먹고 잘 살겠다고 하느님을 ‘죽은 이들의 하느님’으로 밀어내지 말고, 그분을 내 삶과 세상을 주관하고 섭리하시는 ‘산 이들의 하느님’으로 받아들이고 따라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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