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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ㅣ체험
<묵상 에세이 2부> 인류여, 회개하여라!

2953 박소영 [b38927] 스크랩 21:31

<묵상 에세이 2부>


✦ 인류여, 회개하여라!


이사야 예언자가 활동하던 기원전 8세기경, 중동 지역에는 강력한 제국이 등장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아시리아였습니다.

 

당시 아시리아는 막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주변 민족들을 차례로 정복하며 세력을 확장해 나갔습니다. 그들은 정복 과정에서 잔혹한 방식으로 백성들을 다스렸고, 결국 기원전 722년 북이스라엘 왕국을 멸망시켰습니다. 남유다 역시 아시리아의 위협 앞에서 큰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느님께서는 뜻밖의 말씀을 하십니다.

 

(이사 10,5-6)

"불행하여라, 내 진노의 막대인 아시리아! 그의 손에 들린 몽둥이는 나의 분노이다.

나는 그를 무도한 민족에게 보내고 나를 노엽게 한 백성을 거슬러 명령을 내렸으니 약탈질을 하고 강탈질을 하며 그들을 길거리의 진흙처럼 짓밟게 하려는 것이었다."

 

이 말씀은 아시리아가 자신의 힘으로 승리한 것이 아니라, 죄에 빠진 이스라엘과 유다를 징계하기 위해 하느님께서 잠시 사용하시는 도구였음을 뜻합니다. 다시 말해, 아시리아의 정복과 승리는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허락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시리아는 자신에게 맡겨진 역할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아시리아를 죄를 징계하는 도구로 사용하셨지만, 아시리아는 모든 승리를 자신의 힘과 지혜로 이루었다고 착각했습니다.

 

(이사 10,7.13-14)

그러나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그러한 뜻을 마음에 품지도 않았다. 오로지 그의 마음속에는 멸망시키려는 생각과 적지 않은 수의 민족들을 파멸시키려는 생각뿐이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내 손의 힘으로 이것을 이루었다. 나는 현명한 사람이기에 내 지혜로 이루었다. 나는 민족들의 경계선을 치워 버렸고 그들의 재산을 빼앗았으며 왕좌에 앉은 자들을 힘센 장사처럼 끌어내렸다.

내 손이 민족들의 재물을 새 둥지인 양 움켜잡고, 버려진 알들을 거두어들이듯 내가 온 세상을 거두어들였지만 날개를 치거나 입을 열거나 재잘거리는 자가 없었다."

 

그는 자신이 하느님의 도구라는 사실을 잊고, 자신이 세상의 주인인 것처럼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마음에는 하느님의 뜻을 이루려는 마음이 아니라, 더 많은 나라를 정복하고 자신의 권세를 넓히려는 권력욕과 교만만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비유로 그의 교만을 꾸짖으십니다.

 

(이사 10,15)

"도끼가 도끼질하는 사람에게 뽐낼 수 있느냐? 톱이 톱질하는 사람에게 으스댈 수 있느냐? 마치 몽둥이가 저를 들어 올리는 사람을 휘두르고 막대가 나무도 아닌 사람을 들어 올리려는 것과 같지 않으냐?"

 

도끼는 스스로 나무를 벨 수 없습니다. 그것을 손에 들고 사용하는 사람이 있어야만 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만일 도끼가 “내가 큰 나무를 쓰러뜨렸다.”며 자랑한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겠습니까? 마찬가지로 톱도, 몽둥이도 스스로 움직일 수 없습니다. 모두 사용하는 사람의 손에 들려 있을 때에만 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비유를 통해 아시리아에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내가 잠시 사용한 도구일 뿐인데, 어찌 스스로 모든 것을 이룬 것처럼 교만해하느냐?"


결국 하느님께서는 교만해진 아시리아도 심판하십니다.

 

(이사 10,16-19)

"그러므로 주 만군의 주님께서는 그 비대한 자들에게 질병을 보내어 야위게 하시리라. 마치 불로 태우듯 그 영화를 불꽃으로 태워 버리시리라.

이스라엘의 빛은 불이 되시고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께서는 불길이 되시어 그의 엉겅퀴와 가시덤불을 단 하루에 태워 삼켜 버리시리라.

그 화려한 숲과 과수원을 그분께서는 모조리 파괴시켜 버리시리라. 그러면 그는 병자처럼 말라 가리라.

그 숲의 나무들 가운데 남은 것은 몇 그루 되지 않아 아이라도 그것들을 기록해 둘 수 있으리라."

 

실제로 역사 속에서 막강했던 아시리아 제국은 얼마 지나지 않아 급속히 몰락하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죄를 징계하기 위해 그들을 도구로 사용하셨지만, 그들의 교만과 악행까지 허락하신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말씀은 오늘 시대를 살아가는 인류에게도 주시는 경고입니다.

 

지난 에세이 「마침내 내 티없는 성심이 승리하리라! — 물질주의와 실천적 무신론의 몰락」과 「오, 교회여 회개하여라!」에서 살펴보았듯이, 성모님께서는 하느님을 삶과 사회의 중심에서 밀어낸 현대 문명의 흐름을 거듭 경고하십니다.

 

인간의 힘과 이념, 정치와 경제 체계, 물질과 쾌락을 하느님보다 앞세울 때, 그 교만은 결국 인류와 교회를 정화의 과정으로 이끌게 됩니다.

 

이는 이사야 시대의 아시리아와도 닮아 있습니다. 아시리아는 하느님의 도구로 사용되었지만, 자신들의 힘을 절대화하고 교만에 빠졌기에 결국 심판을 받았습니다.

 

오늘날 인류 역시 과학과 기술, 경제력과 군사력, 인간이 만든 문명을 의지하며 하느님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경과 성모님의 메시지는 하느님을 떠난 인간의 교만이 결국 정화의 과정을 맞게 될 것임을 일깨워 줍니다.

 

하느님께서 아시리아를 통해 당신의 백성을 징계하셨듯이, 성모님께서는 마지막 시대에도 하느님께서 인간의 교만과 무신론적 세력을 허락하시어 회개하지 않는 세상과 교회를 정화하실 것이라고 여러 차례 말씀하십니다.

 

(8. 깨어 기도하여라,1-3)

"나의 아들인 이 사제들이 마르크스주의라는 심각한 악마적 오류를 두둔하기 위해 복음을 배반했으니...

무엇보다 이들의 잘못 때문에 머지않아 공산주의가 큰 징벌을 받을 것이다. 그 징벌은 모든 사람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갈 것이고, 대환난에 시작이 될 것이다.

그때 이 가련한 내 아들들이 엄청난 수로 배교하기 시작할 것이다."


(31. 새로워질 나의 교회,7-9)

"유다를 본떠서 내 아들 예수님과 그분의 교회를 날마다 배반하는 그 사제들과 아울러, 믿음이 흔들리고 있는 사제들, 의심에 빠져 있는 사제들, 숫제 믿음을 잃어버린 사제들이 이제 너무도 많은 것이다! 거룩한 미사를 드리고, 성사를 집전하는 이들이 더 이상 믿음을 지니고 있지 않으니...

그들의 독성죄는 이제 하느님의 정의 자체를 멸시할 정도로 극에 이르렀다.

이 불충실한 나의 아들들이 자기들에게 닥쳐올 무시무시한 일을 알기나 한다면! 오, 혹시 행실을 고칠 것인지!... 그러기는 커녕, 부지중에 자신들의 큰 징벌을 향하여 나아가고 있으니,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준비할 겨를도 없이 졸지에 당하고 말 것이다."


(155. 이 거대한 나라,4)

"분명히, 내가 이미 파티마에서 예고한 일이 그대로 일어났다: 러시아가 온 세상에 그 자신의 오류를 퍼뜨린 것이다. 주님께서 무신론의 국가들을 쓰셔서 그리스도교국 백성들을 벌하셨으니, 이들이 내 아들 예수께서 친히 보여 주신 길을 버리고 떠났기 때문이다."


(192. 사랑의 거대한 그물,8)

“굶주림, 불, 대대적인 파괴. 이런 것이 가련한 인류를 덮칠 징벌의 결과이다."


(412. 첫째 재앙을 손에 든 천사,1-2)

"'태양을 입은 여인'을 더 자주 바라보아라. 이 여인의 임무는 '주님의 위대한 날'의 도래를 교회와 인류에게 준비시키는 것이다.

결전의 시기가 되었다. 이제 대환난의 때가 세상을 내리덮고 있다. 재앙의 대접을 손에 든 '주님의 천사들'(묵시 15,6-7 참조)이 땅을 벌하려고 파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묵시 16,10-11)

"다섯째 천사가 자기 대접을 짐승의 왕좌에 쏟았습니다. 그러자 그의 나라가 어둠으로 변하고, 사람들은 괴로움을 못 이겨 자기 혀를 깨물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자기들이 겪는 괴로움과 종기 때문에 하늘의 하느님을 모독할 뿐, 자기들의 행실을 회개하지 않았습니다."

 

오늘날 미국처럼 자신들의 힘을 의지하며 국제 질서를 주도하려는 모습은 어느 면에서 아시리아를 떠올리게 합니다. 또한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쿠바, 그린란드 등을 둘러싸고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이란과 친이란 세력 및 이스라엘 사이의 전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과 이를 둘러싼 유럽의 군사적 긴장, 그리고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는 분쟁과 대립 역시 같은 맥락에서 묵상하게 됩니다.

 

나아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북한,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역시 남중국해와 대만 문제를 중심으로 긴장이 높아지고 있으며, 언제든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앞선 에세이 「다가오는 세 개의 도미노」에서 나누었듯이, 오늘날 세계는 경제와 금융, 국제 안보, 에너지와 공급망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한 지역에서 시작된 전쟁과 갈등은 해상 물류와 원자재 가격, 금융시장과 각국의 안보 정책에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인류는 놀라운 문명을 이루었지만, 동시에 하나의 충격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시대의 모습을 바라보며, 주님께서 보여 주셨던 셋째 환시를 다시 떠올리게 됩니다. 그 환시에서는 줄지어 서 있던 건물들이 하나씩 무너지기 시작하였고, 마침내 모든 건물이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쓰러졌습니다. 당시에는 그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오늘날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세계 질서와 연이어 발생하는 전쟁과 경제적 충격, 국제적 긴장을 바라보며 그 장면을 다시 묵상하게 됩니다.



정작 하느님의 손에 들린 도끼와 같은 나라들은 자신들의 정치력과 경제력, 군사력뿐 아니라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지정학적 이점마저도 자신의 능력인 것처럼 여기며 스스로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도끼는 스스로 나무를 벨 수 없습니다. 도끼가 자신을 휘두르는 사람 앞에서 자신의 힘을 자랑할 수 없듯이, 어떤 국가나 문명도 하느님의 허락 없이 자신의 권세와 힘을 영원히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힘과 번영은 하느님께서 잠시 맡기신 것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자신을 높이고 교만에 빠질 때, 아시리아가 그러했듯이 결국 하느님의 심판과 몰락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사야 예언자가 전하는 경고이며, 동시에 성모님께서 마지막 시대를 향하여 거듭 일깨우시는 경고이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의 교만과 무신론, 물질주의와 세속주의가 세운 모든 것을 정화하시어, 인류가 다시 당신께 돌아오도록 부르고 계십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인간의 멸망이 아니라 회개입니다. 대환난과 정화의 목적 역시 파괴 자체가 아니라, 죄를 끊고 하느님께 돌아오게 하시려는 정의와 자비에 있습니다.

 

결국 인간의 교만이 무너진 자리에는 다시 하느님의 뜻이 세워질 것입니다. 인간이 세운 나라와 권세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왕권이 온전히 드러나고, 하느님의 질서가 회복될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성모님께서 파티마에서 약속하신 "마침내 내 티없는 성심이 승리하리라!"는 말씀의 참된 의미입니다.

 

그 승리는 어느 한 나라나 정치 이념, 인간의 체제가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떠났던 인류가 다시 예수 그리스도께 돌아와 그분의 다스리심을 받아들이는 승리입니다.

 

곧 티없으신 성심의 승리는 예수 그리스도 왕국의 도래를 준비하는 승리이며, 그리스도께서 만민의 왕으로 다스리시는 가운데 성덕과 은총, 사랑과 정의와 자비와 평화가 온 세상에 충만히 드러나는 하느님 나라의 승리입니다.

 

 

* 함께하는 가톨릭 기도 (체나콜로)

  블로그: https://blog.naver.com/letspraytogether1004

  채널: https://www.youtube.com/@letspraytogether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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