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승수 신부님 [연중, 제28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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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426 박영희 [cornelia2] 스크랩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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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8주간 월요일] 루카 11,29-32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군중들 틈에 섞여있던 반대세력들이 예수님께 ‘표징’을 보이라고 요구합니다. 당신이 ‘그리스도’이심을 자기들이 믿을 수 있도록 분명하고 확실한 ‘증거’를 보여달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더 놀라운 기적으로 당신의 권능을 드러내신다고 한들 그들이 그분을 믿을까요? ‘갈릴래아에서는 메시아가 나올 수 없다’는 자기들 생각을 바꿀까요? 그러지 않을 겁니다. 애초에 생각을 바꿀 의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해도 예수님을 믿을 마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속 마음을 꽁꽁 감춰둔 채 예수님께 ‘표징’을 보여달라는 요구만 하고 있으니, 자기들에게 끝까지 희망을 걸었던 예수님을 기만하고 있으니, 그분으로부터 ‘악한 세대’라는 책망을 들어도 싸지요.
표징은 누가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알아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표징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믿음’이 필요하지요. 내가 만나는 사람과 상황을 통해 하느님께서 건네시는 메시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그분을 믿어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하느님을 온전히 믿기 위해서는 일단 그분 말씀을 귀기울여 ‘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들은 말씀을 마음 깊이 새기고 삶 속에서 실천하는 가운데 우리 마음과 영혼이 하느님과 점점 가까워지다보면, 어느 순간 그분 뜻과 섭리가 훤히 보이게 되는 겁니다. 젊은 시절의 솔로몬이 그토록 총명하고 지혜로울 수 있었던 것도 주님께 ‘듣는 마음’을 청했기 때문입니다. 한낱 피조물에 불과한 자신은 절대 완벽하지 않음을, 언제든 틀릴 수 있고 오류에 빠질 수 있음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하느님 말씀을 적극적으로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을 알려주시기 위해 예수님은 ‘남방 여왕’과 ‘니네베 사람들’의 예를 드십니다. 남방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를 ‘들으려고’ 먼길을 마다 않고 찾아왔기에 참된 진리를 깨달을 수 있었고, 니네베 사람들은 요나 예언자가 선포한 하느님 말씀을 ‘듣고’ 즉시 회개했기에 심판에서 벗어나 구원받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솔로몬보다, 요나 예언자보다 더 위대하신 예수님이 구원의 진리를 가르쳐주시는데도 왜 제대로 들을 생각을 하지 않느냐는 것이지요.
예수님께서는 그런 그들에게 주실 수 있는 표징이 ‘요나 예언자의 표징’ 밖에 없다고 하십니다. 이는 크게 두가지 의미를 지니지요. 첫째, 하느님께서 죄악이 만연한 니네베를 바로 멸망시키지 않으시고 굳이 요나 예언자를 파견하신 것 자체가 이미 그들을 구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신 ‘표징’인 것처럼, 하느님께서 잘못된 길을 걷는 인류를 바로 멸망시키지 않으시고 당신 아들 예수님을 보내신 것 자체가 이미 우리를 구원하려는 뜻을 드러내신 표징이라는 뜻입니다. 둘째, 니네베 사람들이 요나 예언자의 말을 듣고 즉시 회개하여 하느님의 진노를 피하고 구원받은 것처럼, 우리도 예수님의 말씀을 잘 듣고 즉시 회개하여 구원받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니네베 사람들의 믿음이 요나 예언자를 구원의 표징으로 만든 것처럼, 우리의 믿음이 예수님을 구원의 표징으로 만드는 것이지요. 그러니 부족한 나의 믿음을 눈에 보이는 증거로 채울 생각 말고, 주님 말씀을 잘 듣고 따르는 것에 집중해야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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