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전교주일)
-
192494 조재형 [umbrella] 스크랩 03:44
-
오늘은 전교주일입니다. 1926년에 시작된 전교주일이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이를 기념하여 교황청 내사원은 특별한 전대사의 은총을 허락하였습니다. 전 세계에 복음이 전파되기를 기도하는 신자들은 고해성사와 영성체를 하고, 교황님의 지향에 따라 기도하며, 모든 죄에서 벗어나려는 진실한 회개의 마음으로 전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전대사는 연옥 영혼을 위해서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교회가 이처럼 특별한 은총을 베푸는 것은 복음 선포가 그만큼 소중한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전교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운동 이야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공으로 하는 운동에는 탁구, 야구, 배구, 농구, 골프, 당구 등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인간적인 운동은 무엇일까요 저는 야구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운동은 대부분 공이 들어가야 점수가 나지만, 야구는 사람이 홈으로 들어와야 점수가 나기 때문입니다. 홈런을 쳤다고 점수가 저절로 나는 것도 아닙니다. 반드시 홈을 밟아야 합니다. 주자가 1루, 2루, 3루에 머물러 있으면 언제 아웃될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합니다. 그래서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인생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마지막으로 돌아가야 할 집은 이 세상이 아니라 하느님 나라입니다. 그곳에서 영원한 안식을 얻기까지 우리는 인생이라는 경기장에서 살아갑니다. 그리고 전교는 우리만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곳에 함께 들어갈 수 있도록 초대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전교주일입니다. 전교는 단순히 신자가 아닌 사람을 성당으로 데려오는 일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를 우리의 말과 삶으로 보여주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 가난한 이들에게 전하신 기쁜 소식, 병든 이들에게 베푸신 치유, 죄인들에게 열어주신 용서의 길을 전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전교의 첫 번째 덕목은 ‘봉사’입니다. 신앙이 없던 한 새댁에게 꾸준히 찾아가 살림을 도와주고, 바쁠 때는 시장에 가서 장까지 봐주었던 자매님이 있었습니다. 새댁은 그 자매님의 따뜻한 사랑을 통해 교회의 모습을 보았고, 마침내 세례를 받았습니다. 복음은 설명되기 전에 먼저 체험되어야 합니다. 힘들 때 곁에 있어 주고, 아플 때 손을 잡아주며, 외로운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아름다운 전교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너희의 빛이 사람들 앞을 비추어,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여라.”
전교의 두 번째 덕목은 ‘열정’입니다. 제가 용산 성당에 있을 때 요셉 형제님이 계셨습니다. 형제님은 냉담 교우들의 주소를 찾아 매주 주보를 보냈습니다. 이사한 분들이 있으면 새로운 주소까지 알아내어 한결같이 주보를 보냈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변화는 없었지만, 형제님의 꾸준한 노력으로 많은 냉담 교우가 다시 신앙을 찾았습니다. 형제님에게 전교는 특별한 행사나 일회성 활동이 아니었습니다. 한 영혼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랑의 실천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길 잃은 양 한 마리를 찾아 나서는 착한 목자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우리에게도 그런 열정이 필요합니다. 본당에 나오지 않는 교우에게 안부를 전하고,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며, 아직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것입니다. 전교의 열정은 사람을 설득하는 능력보다 한 사람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전교의 세 번째 덕목은 ‘인내’입니다. 한 자매님은 신앙이 없는 남편과 시부모님을 17년 동안 정성껏 섬겼습니다. 남편에게 신앙을 강요하지 않았지만 언제나 사랑과 기도로 함께했습니다. 결혼 17주년이 되던 날, 남편이 아내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었습니다. 바로 ‘예비자 교리 신청서’였습니다. 남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가장 기뻐할 선물은 내가 당신과 같은 신앙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했어.” 얼마나 아름다운 선물입니까 전교는 씨앗을 뿌리자마자 열매를 거두는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사랑의 씨앗을 뿌리고 하느님께서 자라게 하실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사도 바오로도 말씀하였습니다. “나는 심고 아폴로는 물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자라게 하신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우리가 봉사하고, 열정을 가지고, 인내하며 살아간다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순간에도 복음의 씨앗은 자라고 있을 것입니다.
미사 때 사제가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라고 인사하면 교우들은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라고 응답합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는 누구와 함께하셨습니까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 장애인, 죄인, 이방인과 함께하셨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 충분히 보답할 수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셨고, 눈물을 닦아주셨으며, 하느님 나라의 식탁으로 초대하셨습니다. 우리도 예수님께서 함께하셨던 사람들과 함께해야 합니다. 이것이 전교주일의 참된 의미입니다. 신앙은 우리만의 위안을 얻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우리를 통해 누군가 위로를 받고, 희망을 찾으며,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성당의 문이 열려 있는 것처럼 우리의 마음도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어야 합니다.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 세대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가족이 되는 것, 이것이 모든 민족의 복음화가 지향하는 모습입니다.
야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주자가 홈으로 돌아와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순간입니다. 우리의 인생도 그렇습니다. 하느님 나라에서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영원한 기쁨을 누리는 것이 우리의 희망입니다. 오늘도 봉사와 열정과 인내로 복음을 전하면 좋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