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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미사 (백) 2024년 11월 21일 (목)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리키시며 이르셨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교리서당
[강론] 부활.....누구와 함께 있는 것?

82 봉천동성당 [pongchon] 2002-03-27

 

 

[인천] 우승학 마티아 신부

 

6년 전 알고 지내던 한 자매가 22살의 나이로 급성 백혈병 판정을 받았다.

그녀에게 있어서 삶이 완전히 순식간에 뒤바뀌었다. 어쩌면 그 판정이 그녀에게 생명이 끊겨지는 죽음이 아니더라도 죽음과 같은 절박함과 절망감이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앞으로의 희망의 나날들이 희미해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그녀가 언젠가부터 병원의 의사나 간호사나 주변의 사람들이 놀랄 정도의 독한 의지로 병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

 

이겨내기 힘든 고통과, 매일매일 받아야 하는 항암치료. 이를 악물고 이겨낸다고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고통을 이겨내려는 의지와 삶을 살아내려는 뜻이 다름 아닌 주님으로부터 발산되고 있다는 사실에서이다. 성서를 읽고 기도하고, 주님으로부터 힘을 얻고 있다는 것. 그러한 그녀가 남동생의 골수이식을 받고 완쾌 되어가고 있다.

 

중간에 골반과 다리를 잇는 뼈의 파괴로 인공뼈 이식을 받는 아픔이 있었지만 이젠 완쾌가 다음달이라고 한다. 근 6년의 시간. 이젠 걷기도 하고 조금은 일도 할 수 있다. 물론 신앙생활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다.

 

오늘 복음에서 죽었던 라자로가 예수님에 의해서 소생한다.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우리는 이 장면을 목격하면서 단지 죽었던 라자로가 살아난 것에 대해서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라자로를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영광이고, 그 영광이 아들로부터 나오면서 예수님은 바로 부활이며 생명이라는 사실이다.

 

백혈병으로 죽음을 선고받은 그녀는 그 순간 그 모든 과거의 삶이 끝나버린 그 삶에서 죽은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한 그 순간 바뀌어진 그녀의 모습을 우리는 오늘의 복음말씀의 일부분인 마르타와 마리아의 말을 통해서 상기할 수 있다. “주님께서 함께 계셨더라면 그는 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다. 죽음의 판정순간 그녀는 이미 주님과 함께 있고자 소망했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금 생명을 얻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었다.

 

비록 과거의 건강했던 삶이 아닐 지라도 이미 그 과거의 삶에서 죽었기에 그녀의 신앙으로 과거의 삶에 얽매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새로운 삶을 얻었기 때문이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기 때문이다.

 

라자로 역시 주님께서 와주셨고 그분의 능력으로 다시 살아난다. 죽지 않게끔 할 수 있음에도 그것을 그대로 내버려 둔 것은 하느님의 영광을 기적의 치유만을 바라보려는 우리에게 드러내기 위함이다.

 

그리고 라자로를 살리시면서 당신 자신의 부활을 보여주시려는 것(라자로의 부활은 이미 예수님 당신자신의 죽음과 부활의 모습을 예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당신 자신이 세상의 빛이요 생명이요 부활임을 보여주시려는 것이다. 이미 백혈병을 앓고 있던 그녀에게서 주님의 영광은 드러났다. 그리고 그녀의 신앙으로부터 예수님께서는 부활이요 생명임이 드러났다.

 

죽음에서의 부활은 라자로와 같이 죽었던 몸이 소생하는 것에만 있지 않다. 얼마큼 우리가 주님과 함께 하려는 신앙이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있다. “.....성령께서 여러분 안에 살아계시면......당신의 성령을 시켜 여러분의 죽을 몸까지도 살려주실 것입니다.”라는 제2독서의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그분과 함께 살아가려 했을 때, 예수님은 이미 당신이 지니고 계신 생명과 부활을 주신다.

 

그것이 육적인 죽음으로부터의 새로운 생명을 얻는 부활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서 겪는 모든 고통과 절박함, 절망감, 외로움 이라는 죽음의 두려움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생명과 부활인 것이다. 그것은 우리가 얼마나 그분과 함께 하려고 하는 의지에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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