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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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세검정 [skj01] 200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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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하지만 제단 가까이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미사가 시작되면서 가끔 교우들에게 부탁을 한다. 어떤 때는 신경질 적인 반응이 나타날 때가 있다. 미사를 집전할 때 몇 명되지도 않은 신자들이 뒷 편에서 마치 구경꾼처럼 서 있을 때 미사를 봉헌하는 기분(?)도 않나고 좀 맥이 빠지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보면 소리가 커진다. 그리고 좀 답답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미사의 중요성을 보아서 이래서는 안되는데..."
"하기야 주간에 한 번 미사에 참례하러 왔는데 그냥 편하게 할 수 있는데..."
이런 저런 생각이나 감정이 오고 가면서, 다른 경우 나의 행동이나 말에 감정이 담겨저서 교우들이나 다른 이에게 상처를 주거나 힘들게 했던 적은 없었나 돌이켜보게 된다. 신앙인의 기본은 주님의 부르심을 따르는데에 있다. 주님을 따른다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 명시적으로 주님의 부르심이 닥아오는 경우도 있겠지만, 일상적인 삶에서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주님의 생각과 행동 방식을 닮아가야 한다.
예수님은 세리였던 마태오를 부르신다. "나를 따라 오너라"(마태9,9) 이 부르심에 마태오는 일어나서 주님이신 예수님을 따라 나선다. 복음서는 아주 짧게 언급하고 있지만 그 안에 자신의 감정이나 존재 방식을 나아가 그릇된 생활 습관을 떠나서, 주님의 생각과 마음을 향하여 서 있음을 보게된다. 그런 마음이 아니면 주님을 따라 나설 수 없었을 것이다. 나의 생활이나 생각하는 방식이 더 좋은데 어찌 별 볼 일 없는(?) 예수를 따라 나설 수 있겠는가?
신앙생활의 기본은 주님의 끊임없는 부르심에 응답하고 따르는데에 있다. 그럼 주님을 따른다는 것은 무엇인가? 언제 주님이 나를 부르신다는 것인가? 주님을 따른다는 것은 주일에 미사 참례하는 것, 매일 일상적인 기도를 하는 것, 가끔 시간을 내어 봉사하는 것...
이런 것들을 모두 포함되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나의 생각과 말과 행동에 있어서 주님의 생각하는 방식, 주님의 행동 방식을 본받는 것이다. 성당에 다닌다고 하면서도 나의 행동이나 말이나 생각하는 방식이 세속적이거나 자기 중심적일 때 주님을 따른다고 할 수 없고, 그 때문에 다른이들에게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주님의 부르심을 늘 마음에 새기면서 나의 생각과 선택, 나의 말과 행동이 주님의 방식을 따르고, 주님의 색깔을 지니도록 하자!
검정마을에서 까망사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