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성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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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장재용 [jaeyjang] 2000-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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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체
"정말 잘 들어 두어라. 만일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으면 너희 안에 생명을 간직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누릴 것이며 내가 마지막 날에 그를 살릴 것이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며 내 피는 참된 음료이기 때문이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산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의 힘으로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의 힘으로 살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하늘에서 내려 온 빵이다. 이 빵은 너희의 조상들이 먹고도 결국 죽어 간 그런 빵이 아니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요한 6, 53-58)
영성체란 축성된 제병, 즉 성체를 받아 먹음으로 살아 계신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에 모시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몸은 빵의 형상 아래 실체로서 현존하시므로 성체를 영하는 각 사람에게 그분은 쪼개지지 않은 자신을 내어 줄 수 있으며 그와 동시에 그들 모두 안에 현존하신다. 합당한 지향을 가진 사람이 성체를 받아 모시면 육화된 생명의 말씀인 그리스도와 접하게 되므로써 하느님의 영으로 충만해져서 성화되고 그리스도안에서 완전히 변화될 수 있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 각자를 모든 생명과 힘과 빛, 그리고 영적인 풍요로움의 근원이신 당신 자신과 일치시키기 위하여 이 성체성사를 세우셨다. 우리가 그리스도와 완전한 일치를 이루려면 무엇보다 그분의 거룩한 영혼 안에서 나 자신을 포기해야 한다. 우리 자신을 그분께 온전히 내어드리려는 진실한 열의가 없다면 이 성사적 행위는 아무런 의미도 지니지 못한다.
영성체를 하기 위해서는 영혼의 준비와 육신의 준비 두 가지를 갖추어야 한다.
성체를 받아 모시기 위한 영혼의 준비로서, 영혼을 깨끗하고 뜨겁게 예비해야 하는데, 만일 대죄 중에 있으면 합당한 고해 성사로써 은총의 상태에 있게 하여 열렬한 사랑을 발하게 해야 한다.
육신의 준비로서는 영성체 전 적어도 한 시간 전부터 음식을 먹지 말고 (공복재) 몸을 단정히 해야 한다.
(공복재의 규정 - 일반적으로 말하는 모든 음식 종류와 모든 음료수 종류를 말한다. 그러나 자연수(맹물)와 약은 어떤 것이든 관계 없이 먹을 수 있다.)
만약, 정당한 준비없이, 즉 대죄중이거나 혹은 합당한 사유(중병에 걸려 있다거나) 없이 공복재를 지키지 아니하고 영성체하면, 성체를 모독하는 중죄 (모령성체)가 된다.
"올바른 마음가짐없이 그 빵을 먹거나 주님의 잔을 마시는 사람은 주님의 몸과 피를 모독하는 죄를 범하는 것입니다. 각 사람은 자신을 살피고 나서 그 빵을 먹고 그 잔을 마셔야 합니다. 주님의 몸이 의미하는 바를 깨닫지 못하고 먹고 마시는 사람은 그렇게 먹고 마심으로써 자기 자신을 단죄하는 것입니다." (고린토 11, 27-29)
우리는 영성체 하기 전에 미사 드리는 사제와 함께 뜻을 같이 하여 신, 망, 애 삼덕과 통회의 마음을 갖추고, 또한 예수께서 나에게 오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청해야 한다. 영성체 한 후에는 마음에 오신 예수님께 흠숭과 감사를 드리고 영혼과 육신을 예수께 바치고, 개인적인 은혜를 구하면 된다.
성체를 잘 모시면 예수 그리스도와 완전히 일치, 결합할 수 있게 되고, 우리 영혼은 그만큼 큰 은총을 받아 더욱 힘있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영성체함으로써 소죄의 사함을 받고, 대죄를 범하지 않도록 보호된다. 따라서 우리는 선행과 덕을 닦는데 항구함으로써 영혼의 성화를 이룰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참고: 역사적으로 13세기까지는 성체와 성혈(축성된 포도주)을 함께 받아 모셨으나 (양형 영성체), 그 이후로 빵만 받아 모시게 되었고 (단형 영성체), 이를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정당화하였다. 그리고 바티칸 2차 공의회에서는 교황청의 결정으로 주교의 허락을 받아 양형 영성체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