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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게시판
매미의 삶

927 신혜자 [sksk24245] 2006-08-04

 

-----Original Message-----
From: "
To: "
Cc:
Sent: 2006-08-02 21:38
Subject: 매미 의 삶

                                  허물을 벗고 세상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낸 매미

    며칠 전 일이 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자그마치 7년 동안이나 애벌레로 있다 허물을 벗다 그대로 죽어버린 매미.

    무섭도록 비가 내렸다. 안성천 북 일부가 붕괴되었고, 많은 수재민이 학교로
    대피한다는 뉴스로 온 나라가 젖어있는 7월 29일 이른 아침 카메라를 들고
    다시 그 숲을 찾았다. 

    어제 저녁 9시쯤 허물을 벗는 매미를 목격했던 터였다. 
    어젯밤 나는 매미가 허물 벗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였다. 그때가 저녁 8시,
    뜻밖에 큰 길가 옆이었기 때문에 사진을 찍을 수가 있었다. 

    등이 갈라지고, 뒤이어 조금씩 매미가 몸을 드러내는 것을 쉬지 않고
    카메라 샷더를 눌러대었다. 그렇게 찍은 사진이 무려 100여장,

    1시간 여에 걸친 매미의 필사적인 경주는 참으로 눈물겨웠다.
    드디어 매미가 그 여린 날개를 접은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었을 때,
    나는 눈시울까지 시큰해지고 말았다.

    그런데, 이게 왠일?
    아직 사진을 30여장이나 더 찍을 수 있는데 카메라는 맥없이 꺼져버린다.
    밧데리가 다 소진된 것이다.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정작 중요한 모습을 담을 수 없다니...

    너무나 아쉬웠다.
    휴대폰 카메라로 부지런히 찍어. 컴으로 확대해보니 화질이 영 아니다.

    반드시 매미가 허물을 벗고 세상에 나오는 모습을 직접 보고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밤새 뒤척이다 7시가 다 되어 잠에서 깨었다.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비는 내리지 않고 온통 안개로 자욱하다.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어제 그 장소로 향한다.





    가는 도중에 나는 막 허울을 벗고 우아한 모습의 매미를 만나게 되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어제 내가 사진을 찍었던 곳에 이르니,
    매미는 허물 만을 덩그렇게 남겨놓은 채, 이미 날아가 버리고 없었다.

    11단지 숲 초입으로 들어섰다.
    자욱한 안개.

    안개에 젖어 숲길을 걸으면서도 내 시선은 나무를 훑어보기에 급급하다. 
    다행히 비에 흠뻑 젖은 나무는 검게 변해있어 매미가 눈에 확 들어온다.


    드디어 나는 막 허물을 벗어려는 애벌레(?)를 만났다.
    이때 시간이 오전 7시 10분.




    어제 밤 경험에 의하면 이 애벌레의 등은 이미 갈라졌고,
    허물을 벗고 있는 중이라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우산을 나무 밑둥지에 세워놓고 사진 찍기 좋은 자세를 잡는다.








    보이시나요? 점점 몸 중앙에 볼록해지는 것.




    20여 분이 경과했을 즈음 드디어 파르스름한 매미의 머리가 밖으로 쑥 나왔습니다.


    참으로 의젓하고 늠름한 모습입니다.





    조금씩 조금씩,
    거의 미동도 하지 않는 듯 하지만 푸르스름한 몸통의 모습이 확연히 보입니다.





    정면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또렷한 눈동자, 날개 주위가 몹시 파랗습니다.
    지구를 우주에서 보면 푸르스름하면서 아주 아름답다고 하는데,

    나는 이 매미가 지구와 같은 별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언뜻 보면 청개구리가 앉아있는 것 같지 않나요?





    매미의 뒷모습입니다.






    드디어 날개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세 쌍의 다리도...



     

    다시 매미의 뒷 모습입니다.
    아직 펼쳐지지 않은 날개 때문에 매미 같지 않지요?






    끊임없이 허물을 밀고 밖으로 나오는 매미,
    쉬지않고 발을 움직입니다.

    접혀진 겉 날개와 속 날개,
    더듬이까지도...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 같습니다.
    생각같아선 허물을 잡아 쑥 벗겨주고 싶지만.

    그래선 안되겠지요.

    아마,
    매미도 그것을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




     
     
    과연 어떻게 발끝에 걸려있는 허물을 벗을 것인지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데,





    매미가 다리를 조금전 보다 더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그러더니 힘껏 다리를 모우더니 이렇게 몸을 곧추세우는 것 아니겠어요.
    접혀있는 날개가 보이시죠.





    절반쯤 몸을 일으켜 세운 매미,
    그러나 아직 두 발은 허물 안에 있습니다.





    뒷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게 웬 일 입니까?

    지렁이 한 마리가 빠르게 매미가 있는 곳으로 돌진
    (우아, 지렁이가 나무에 올라간다는 사실 여러분들도 모르겠지요?) 

    지렁이를 무지 싫어하여 비 오는 날 밖에 나가는 것도 꺼리는 내가,
    매미 곁으로 지렁이가 조금만 더 다가오면 집어던질 요량을 하고 있었습니다.
    (속으로 엄청 두려웠어요.)

    이런 내 마음을 알았던지 지렁이는 방향을 돌려 다시 아래로 내려갔지요.





    그러는 사이 매미는 몸을 조금도 편하게 세웠고,
    어, 허물 속에 있던 두 다리도 빠져나왔네요.

    접혀졌던 날개도 조금 펴졌습니다.






    매미 승리에 도취된 개선장군처럼 늠름하게 자신의 허물 위에 군림해 있습니다.
    날개는 조금 전 사진보다 훨씬 더 많이 퍼졌답니다.






    어찌나 허물을 꽉 잡고 있는지
    한번 보실래요?






    아직 완전하지 않지만 날개가 제법 그 모양을 갖추어가고 있습니다.





    우아한 매미의 옆 모습입니다.
    온 몸이 파르스픔한 것이 여치로 착각할지도 모르겠어요.





    온 몸이 푸르다는 것을 빼면 매미가 분명합니다.





    잘 보세요.
    매미의 날개 문양,(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이렇게 자세히 매미의 날개를 관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조금있으면 날개의 색이 투명해지므로 전문가가 아니면 사진을 찍기도 어렵습니다.









    저렇듯 작은 허물에서 이렇게 큰 매미가 들어있었다는 사실이 믿기 힘듭니다.

    아마,
    대부분의 매미들은 허물의 두 배는 족히 될 것 같습니다.





    정말 매미답습니다.
    푸르던 몸 빛깔도 점차 변해가고 있다는 걸을 눈으로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볼수록 우아한 매미의 옆 모습이랍니다.




















    꼬박 1시간 30여 분에 걸친 태동이었습니다. 이제 매미는 완전한 모습으로 거듭났습니다.
    그 힘든 순간 자꾸만 후레쉬가 터져 짜증이 났을 테지만, 저렇듯 의연한 매미 모습에
    괜시레 미안해집니다.

    저는 더 이상 머물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매미에게 휴식할 시간을 주어야 하기 대문입니다.

    벌써 8시 30분이 넘었고, 사람들이 오기 전 날개를 말려야 할 테니까요.

    아쉽지만, 발걸음을 돌리면서 자꾸만 매미에게로 시선이 가는 것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나와 함께 산고를 겪은 매미처럼 이 아침 탈바꿈을 한 매미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이 즐겁습니다.
    그들의 모습을 한번 감상해보시겠어요.





    비에 흠뻑 젖은 나무에 매미와 작은 버섯이 아름답기조차 합니다.





    막 허물을 벗어던진 매미의 모습입니다.






    날개를 말리면서 휴식을 취한 매미가 허물을 벗어나, 쉬고 있습니다.,br> (아직 몸이 파란빛이 남아있는 것을 보니 허물을 벗은 지 얼마 안돼나봐요.)










    다정한 모습들이 엄마와 아기 같지 않으신가요?
    앞으로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되면 우리들은 아침저녁으로
    매미들의 합창소리를 듣게될 것입니다.

    그때, 절대 잊지 마시고 가볍게 미소지어 주세요.

    우리의 매미 왕자는 아마 무척 기뻐할 것입니다.   





    "우리 인터넷, Daum" http://www.daum.net 『평생쓰는 무료 한메일넷』

     

    -----Original Mess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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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nt: 2006-08-02 21:38
    Subject: 매미 의 삶

                                      허물을 벗고 세상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낸 매미

      며칠 전 일이 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자그마치 7년 동안이나 애벌레로 있다 허물을 벗다 그대로 죽어버린 매미.

      무섭도록 비가 내렸다. 안성천 북 일부가 붕괴되었고, 많은 수재민이 학교로
      대피한다는 뉴스로 온 나라가 젖어있는 7월 29일 이른 아침 카메라를 들고
      다시 그 숲을 찾았다. 

      어제 저녁 9시쯤 허물을 벗는 매미를 목격했던 터였다. 
      어젯밤 나는 매미가 허물 벗는 모습을 직접 목격하였다. 그때가 저녁 8시,
      뜻밖에 큰 길가 옆이었기 때문에 사진을 찍을 수가 있었다. 

      등이 갈라지고, 뒤이어 조금씩 매미가 몸을 드러내는 것을 쉬지 않고
      카메라 샷더를 눌러대었다. 그렇게 찍은 사진이 무려 100여장,

      1시간 여에 걸친 매미의 필사적인 경주는 참으로 눈물겨웠다.
      드디어 매미가 그 여린 날개를 접은채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었을 때,
      나는 눈시울까지 시큰해지고 말았다.

      그런데, 이게 왠일?
      아직 사진을 30여장이나 더 찍을 수 있는데 카메라는 맥없이 꺼져버린다.
      밧데리가 다 소진된 것이다.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정작 중요한 모습을 담을 수 없다니...

      너무나 아쉬웠다.
      휴대폰 카메라로 부지런히 찍어. 컴으로 확대해보니 화질이 영 아니다.

      반드시 매미가 허물을 벗고 세상에 나오는 모습을 직접 보고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밤새 뒤척이다 7시가 다 되어 잠에서 깨었다.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비는 내리지 않고 온통 안개로 자욱하다.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어제 그 장소로 향한다.





      가는 도중에 나는 막 허울을 벗고 우아한 모습의 매미를 만나게 되었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어제 내가 사진을 찍었던 곳에 이르니,
      매미는 허물 만을 덩그렇게 남겨놓은 채, 이미 날아가 버리고 없었다.

      11단지 숲 초입으로 들어섰다.
      자욱한 안개.

      안개에 젖어 숲길을 걸으면서도 내 시선은 나무를 훑어보기에 급급하다. 
      다행히 비에 흠뻑 젖은 나무는 검게 변해있어 매미가 눈에 확 들어온다.


      드디어 나는 막 허물을 벗어려는 애벌레(?)를 만났다.
      이때 시간이 오전 7시 10분.




      어제 밤 경험에 의하면 이 애벌레의 등은 이미 갈라졌고,
      허물을 벗고 있는 중이라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우산을 나무 밑둥지에 세워놓고 사진 찍기 좋은 자세를 잡는다.








      보이시나요? 점점 몸 중앙에 볼록해지는 것.




      20여 분이 경과했을 즈음 드디어 파르스름한 매미의 머리가 밖으로 쑥 나왔습니다.


      참으로 의젓하고 늠름한 모습입니다.





      조금씩 조금씩,
      거의 미동도 하지 않는 듯 하지만 푸르스름한 몸통의 모습이 확연히 보입니다.





      정면에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또렷한 눈동자, 날개 주위가 몹시 파랗습니다.
      지구를 우주에서 보면 푸르스름하면서 아주 아름답다고 하는데,

      나는 이 매미가 지구와 같은 별이 아닐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언뜻 보면 청개구리가 앉아있는 것 같지 않나요?





      매미의 뒷모습입니다.






      드디어 날개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세 쌍의 다리도...



       

      다시 매미의 뒷 모습입니다.
      아직 펼쳐지지 않은 날개 때문에 매미 같지 않지요?






      끊임없이 허물을 밀고 밖으로 나오는 매미,
      쉬지않고 발을 움직입니다.

      접혀진 겉 날개와 속 날개,
      더듬이까지도...





      이제 거의 마무리 단계에 이른 것 같습니다.
      생각같아선 허물을 잡아 쑥 벗겨주고 싶지만.

      그래선 안되겠지요.

      아마,
      매미도 그것을 바라지 않을 것입니다.




       
       
      과연 어떻게 발끝에 걸려있는 허물을 벗을 것인지
      유심히 바라보고 있는데,





      매미가 다리를 조금전 보다 더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그러더니 힘껏 다리를 모우더니 이렇게 몸을 곧추세우는 것 아니겠어요.
      접혀있는 날개가 보이시죠.





      절반쯤 몸을 일으켜 세운 매미,
      그러나 아직 두 발은 허물 안에 있습니다.





      뒷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게 웬 일 입니까?

      지렁이 한 마리가 빠르게 매미가 있는 곳으로 돌진
      (우아, 지렁이가 나무에 올라간다는 사실 여러분들도 모르겠지요?) 

      지렁이를 무지 싫어하여 비 오는 날 밖에 나가는 것도 꺼리는 내가,
      매미 곁으로 지렁이가 조금만 더 다가오면 집어던질 요량을 하고 있었습니다.
      (속으로 엄청 두려웠어요.)

      이런 내 마음을 알았던지 지렁이는 방향을 돌려 다시 아래로 내려갔지요.





      그러는 사이 매미는 몸을 조금도 편하게 세웠고,
      어, 허물 속에 있던 두 다리도 빠져나왔네요.

      접혀졌던 날개도 조금 펴졌습니다.






      매미 승리에 도취된 개선장군처럼 늠름하게 자신의 허물 위에 군림해 있습니다.
      날개는 조금 전 사진보다 훨씬 더 많이 퍼졌답니다.






      어찌나 허물을 꽉 잡고 있는지
      한번 보실래요?






      아직 완전하지 않지만 날개가 제법 그 모양을 갖추어가고 있습니다.





      우아한 매미의 옆 모습입니다.
      온 몸이 파르스픔한 것이 여치로 착각할지도 모르겠어요.





      온 몸이 푸르다는 것을 빼면 매미가 분명합니다.





      잘 보세요.
      매미의 날개 문양,(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이렇게 자세히 매미의 날개를 관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조금있으면 날개의 색이 투명해지므로 전문가가 아니면 사진을 찍기도 어렵습니다.









      저렇듯 작은 허물에서 이렇게 큰 매미가 들어있었다는 사실이 믿기 힘듭니다.

      아마,
      대부분의 매미들은 허물의 두 배는 족히 될 것 같습니다.





      정말 매미답습니다.
      푸르던 몸 빛깔도 점차 변해가고 있다는 걸을 눈으로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볼수록 우아한 매미의 옆 모습이랍니다.




















      꼬박 1시간 30여 분에 걸친 태동이었습니다. 이제 매미는 완전한 모습으로 거듭났습니다.
      그 힘든 순간 자꾸만 후레쉬가 터져 짜증이 났을 테지만, 저렇듯 의연한 매미 모습에
      괜시레 미안해집니다.

      저는 더 이상 머물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매미에게 휴식할 시간을 주어야 하기 대문입니다.

      벌써 8시 30분이 넘었고, 사람들이 오기 전 날개를 말려야 할 테니까요.

      아쉽지만, 발걸음을 돌리면서 자꾸만 매미에게로 시선이 가는 것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나와 함께 산고를 겪은 매미처럼 이 아침 탈바꿈을 한 매미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이 즐겁습니다.
      그들의 모습을 한번 감상해보시겠어요.





      비에 흠뻑 젖은 나무에 매미와 작은 버섯이 아름답기조차 합니다.





      막 허물을 벗어던진 매미의 모습입니다.






      날개를 말리면서 휴식을 취한 매미가 허물을 벗어나, 쉬고 있습니다.,br> (아직 몸이 파란빛이 남아있는 것을 보니 허물을 벗은 지 얼마 안돼나봐요.)










      다정한 모습들이 엄마와 아기 같지 않으신가요?
      앞으로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되면 우리들은 아침저녁으로
      매미들의 합창소리를 듣게될 것입니다.

      그때, 절대 잊지 마시고 가볍게 미소지어 주세요.

      우리의 매미 왕자는 아마 무척 기뻐할 것입니다.   





      "우리 인터넷, Daum" http://www.daum.net 『평생쓰는 무료 한메일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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