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강론
- 여름 편지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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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이재경 [clausura] 2004-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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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티브이에서 어떤 방송인이 자기 딸을 데리고 나와서
함께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다섯살 정도된 딸이 어른 못지않게 말을 잘하고
깊은 생각을 하는 것 같아 '참 대단한 아이다~~'하고 저마다 감탄을 한다.
그 딸이 세살때 한 이야기를 소개하였다.
딸이 세살 때 잠자다가 아빠한테 '아빠 물 좀 떠다줘' 하였단다.
아빠가 '니가 떠다 먹어라' 했더니 딸이 '아빠가 떠다 줘' 하고 칭얼거렸답니다.
아빠가 딸을 교육시킨다 생각하고
'자꾸 칭얼거리면 몽둥이로 매매 해 줄꺼야~~' 하고 으름장을 놓았더니
그 딸이
'그럼 아빠 몽둥이 가져올 때 물 좀 떠다줘' 하였단다.
이런 딸을 아빠가 어떻게 물을 안떠다 줄 수 있겠는가 ?
이런 딸을 아빠가 어떻게 미워할 수 있겠는가 ?
그 딸은 아빠가 자기에게 분명히 물을 떠다 줄 것이라는 믿음과
몽둥이로 매매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함께 가지고 있다.
하느님께 대한 우리의 기도 자세를
그 어린이에게서 볼 수 있는 것 같다.
몽둥이를 가져 온다고 해도 오는 길에 물 한잔만 떠다달라고 하는
그 천진함...
"안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 것을 감추시고 오히려 철부지 어린아이들에게
나타내 보이시니 감사합니다"(마태 11,25)
외치는 이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