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지 #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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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2 김용년 [aleras] 2003-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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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들 지네나요?
저는 요즘 너무 바쁘네요.
집은 전세 계약을 했고 이젠 가전 제품을 알아보고 다닙니다.
혼자 살겠지만 어중간 하게 살고 싶지는 않거든요.
달랑 밥그릇 하나에 밥 숫가락 하나가 있게 될지라도
집에서 사람 사는 냄새는 느낄 수 있게 지내보려 합니다.
그리고 잘 알겠지만 대충 하는 것은 별로 좋아 하질 않잖아요.
조만간 차도 하나 장만하려 하고....
처음으로 집떠나 살게 되면서 부모님께 많은 부담을 드리네요. 걱정과 함께.
잘 살아봐야죠.
그리고 열심히 벌어 봐야죠.
이제 내려가면 아침에 일어나서 회사가고
집에 와서 TV 보는 무료한 생활을 할게 뻔해 보이네요.
좀 적응되면 학원이나 혹은 과외나 하면서
생활비에 좀 보탬이 되면서 보람되는 일을 한번 찾아보려고요.
그리고 영어회화 학원도 한번 다녀 보려구요...
나중에 유학이라도 갈라면 준비해야겠죠.
물론 날로 쪄가는 뱃살을 보며 운동도 생각하겠죠.
무엇을 위해서 살까요.
그냥 신경 좀 덜 쓰고 편하게 생각하며 살아도 되는데
항상 머리 아프게 머리 굴려가면서 이렇게 사네요. 이게 제 성격이겠지요.
아마도 평생 이러고 살겠죠. ^^
삶에 보탬이 되는 모습으로 살아가려 합니다.
헌데 항상 제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나 적아요.
바쁜 생활 속에 즐거움은 ’내가 내가 가진 생각을 잘 지니고 살아가는 구나.’ 하는
느낌을 받을 때 인듯 해요.
그리고 그 모습으로 살아가는 길이 그리 나쁘지는 않구나라고 생각될 때이죠.
좋다고 생각 된다면 나만의 세상에 도취된 게 아닐 듯 싶습니다.
항상 남을 생각하며 남의 생각을 읽으면서 겸손해 지지 못하면 참 못된 놈일 듯 해요.
많은 사람을 볼때 그의 말, 행동, 눈의 모습 등으로 그 사람의 생각을 잘 읽어내곤 하는데
그것을 이용하면 너무 나쁜 놈이겠죠.
생각이 깊어지고 말이 많아 졌네요.
저는 이러고 산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고 살겠죠.
이제 처음으로 집을 떠나게 되었고 독립적으로 혼자 살아가야 하네요.
참 재미 있으리라 생각도 들지만
쓸쓸한 집안을 보며 지내야 하는 수많은 날들에 겁을 먹게 되곤 합니다.
그리고 항상 북적되는 주일을 맞이 하였지만
이제는 조용한 신앙생활로 돌아 가게 되겠네요.
혼자 있는 것을 많이 좋아하지만 이젠 진짜 혼자만의 세상으로 들어 갑니다.
언제나 어릴적에 사회를 떠올리면 도덕 교과서에 나오는 톱니바퀴가 떠오르곤 했지요.
나도 언젠가 사회의 한 구성원이 되어 톱니바퀴 돌아가듯 멈춰지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돌고 있겠구나.
톱니바퀴, 절대 혼자 돌아가지는 않겠죠.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 자신을 버리면서 들어가야 할 듯 싶어요.
이제 그 톱니 바퀴의 한 부분이 됩니다.
어쩌면 우울하기도 하지만 사람으로 태어나 당연히 거쳐야하는 곳으로 들어갑니다.
아마도 아주 오래 걸릴지도 모르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길로....
언제나 아버지가 걸어가고 계신 그 로 나도 또다른 존재로서 그길에 들어 섭니다.
즐겁게 생각을 해보다가도 굉장히 슬프네요.
이제 새로운 벗을 찾아봐야겠지요.
일요일 밤 부터 금요일 저녁까지는 서울 냄새를 맡기 어려울테니까요.
제 집이요? .... 아무도 질문 안했죠..^^
혹시 집에서 쫓겨나거나 갈데 없으면 연락해 보세요.
충남 아산시 음봉면 산동리 아산 삼일 원앙 A. 109동 801호 랍니다.
천안 경계선 넘자마자 입니다. ’또 오세요 천안시’ 이런 간판 나오자 마자입니다.
천안역에서 택시 타고 백석동, 종합 운동장 쪽 센추리 공장 앞에 내려 달라 하면
안막히면 5,000원 정도 나올 껍니다.
5,000원요?
천안 택시 미터 무지 빨리 올라가더군요. 서울이라면 3,000원정도 거리인데.
올 사람이 있을까요? ^^*
조용환이라면 모를까.......
무전여행은 사양합니다. ^^ 그리고 이불은 저 덮을 것 밖에 없을 겁니다 아직은.
모두들 잘 지내고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세요.
아직 여러분은 자신을 테스트 해볼 수 있는 나이 입니다.
지금 못한다면 여러분은 항상 그 모습으로 머무를 겁니다.
나이 25 넘어서면서 자신의 모습을 굳혀가야 할 겁니다.
모두들 큰 사람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김용년 요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