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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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U-Il Kang [puik] 2002-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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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미 예수님!
제가 제주로 발령 받고 서울을 떠나게 된 것을 듣고 여러가지로 축하, 섭섭함, 격려, 환영 등의 따뜻한 말씀들을 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카나다와 미국 등지를 들러 오느라고 늦게서야 여러분들의 메일에 접할 수 있어 오늘에야 답신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서울은 제가 태어나고 자라고 또 일한 곳이라 처음 교황님께서 제주로 떠나라는 명을 주실 때 당황도 되고 서운함과 미지의 앞날에 대한 두려움도 느꼈지요. 그렇지만 주님이 우리를 부르실 때 땅끝까지 가서 당신의 복음을 전하라고 하셨으니 꽁무니를 뺄 수도 없는 제 신분임을 새삼 되새길 수 밖에 없었지요. 또 가라시는 곳이 아름답고 인심 좋은 제주라니
더더욱 따로 드릴 말씀이 없었지요.
우리 신앙의 선조인 아브라함이나 모세는 일생을 하느님 말씀 하나 믿고 이곳 저곳을 정처 없이 떠돌다가 삶을 마치면서 참된 약속의 땅은 이 세상에 없음을 우리에게 깨우쳐 주셨다고 생각됩니다. 저도 아주 미미하지만 이번에 그 '떠남'의 신비에 조금 동참할 수 있게 해 주신 것을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저를 아껴 주신 서울 교구의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저를 또 환영해주시는 제주 교구의 신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리며 앞으로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 안에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02년 8월 27일 성녀 모니카 축일에
강우일 주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