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젤리움 만들어가요
- 마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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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전태이 [halofsun] 200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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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책꽂이에 시집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얼마전인가 인터넷으로 신청한 시집이었는데
그 때 잠시 몇장 넘겨보고 곧바로 꽂아둔 흥미없던 시집이었건만..
오늘
무슨 바람인지
눈과 손이 그곳으로 가더니
한두절 읽다가
어느덧
하던 일 제쳐두고
아예 자리잡고서 여러장을 넘겨버렸다.
관심도 못 끌고 초라만했던 그 시집이
한장 한장을 넘길 때마다
손에서 담배가 떠나질 않는구나
엊그제까지
나는 마흔이 아니었나보다.
이제서야
나도 마흔이 되었나보다.
하늘 앞에서
하늘은 늘 머리위에 있는데,
그대,
"하늘 아래서"라고 말하지 않는다
’하늘 앞에서’라고 쓴다
아무리 조관을 갖고 거짓없이 살아간다 한들
하늘 아래서는 비굴하다
하늘 앞에서라야 당당하다
하늘 앞에서라야 의미있다
그대 언제까지나
하늘 앞에서 있다
"나더러 마흔이 되라고 한다" 시집의 내용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