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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학번 게시판
동기들에게 띄우는 편지...

595 최기영 [cky] 2002-07-12

예수 사랑

 

99년 이후로 2년간을 몸과 마음으로 함께했던 동기들에게 글을 쓴지도 너무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아 이렇게 컴 앞에 앉았습니다.

 

사실 몇 몇 동기들은 바쁜 와중에도 군 복무하는 동기들에게 편지를 돌리곤 했는데... 널럴한 군생활 하면서도 편지 한 통 돌리지 못해 부끄럽네여...

 

그래서 이렇게 글이라도 남기려 합니다.

 

지금은 군생활 처음으로 10일이라는 긴 기간의 휴가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는 길목입니다.

 

이 때가 되면 어쩜 이렇게 갖가지 생각과 만감이 교차하는지 군 생활을 해보지 않으면 느낄 수 없을 묘한 감정을 갖게됩니다.

 

...

 

이번 휴가는 제가 넘 좋아하고 존경하는 본당 선배 제덕형의 사제서품식을 직접 참가해서 축하하기 위한 목적으로 나왔는데여... 후회라고는 조금도 없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이 드네여

 

앞으로는 이렇게 함께할 날도 없을 것이기에 휴가 기간동안 전 바오로 신부님과 만난 시간이 소중하게만 느껴집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벌써부터 서품식을 하고, 사회의 역할을 찾아서 각지의 부임지로 떠나갈 때의 우리 99학번 동기들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너무 가까이 있었기 때문에 소중함 같은 것들은 깊이 생각하거나 느껴보지 않은 체로 말이죠.

 

20여명의 군바리 신학생과, 또 20여명의 4학년 학사님들, 수녀님들과 통학생들 모두 어렵지만 아름다운 길을 함께 가고있다는 생각이듭니다. 처음에 선택한 길을 가는 사람이든지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지, 그 마음만은 함께라는 믿음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었으면 하고 소망합니다.

 

몇 해 전 양업관의 주제성구처럼 말입니다.

 

이번 서품식 때 만났던 사람들, 만나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도 벌써부터 그리워집니다.

 

곧 만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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