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일반 게시판
- 가을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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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8 유웅열 [ryuwy] 2003-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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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기도
가을엔,
한없이 맑은 하늘 속에 내 자신을 비추어
나의 영혼을 들여다보게 하소서.
그리하여 내 삶 안에 남아 있는
무수한 얼룩들을 보게 하시고
통회의 눈물로써
그 얼룩들을 씻어내게 하소서.
가을엔,
유유히 산 위를 떠다니는 구름에게서
가난한 마음을 배우게 하소서.
그리하여 사소한 것에
매달리던 욕망을 거두어내게 하시고
그 빈자리에 영원의 향기로 가득 채우게 하소서.
가을엔,
길 위에 떨어져 뒹구는 낙엽에게서
겸손함을 배우게 하소서.
그리하여 무심히 지나치던
보 잘 것 없는 것에도 감사하며,
착한 죽음을 준비하게 하소서.
가을엔,
고독의 심연 안에서
깨달음의 꽃을 피우게 하소서.
그리하여 그 고독 안에서
당신을 위한 영원의 등잔을 환히 밝히게 하소서.
-생활 성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