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을 내리는 그리스도와 성모>, 1425-30년경,
로베르 캉펭(Robert Campin, 1375-1444), 목판에 유채,
28.6 x 45.1cm, 필라델피아 미술관, 미국
성화 해설
천상의 황금빛 배경에 그리스도와 성모의 얼굴이 화면 가득 그려진 그림으로, 이는 비잔틴 이콘 중 ‘이코노스타시스’(Iconostasis : 동방정교회의 신자석과 제대를 구분하는 성상벽)의 중심인물인 그리스도, 성모, 세례자 요한 중, 그리스도와 성모 부분만을 그린 것이다. 15세기 북유럽 플랑드르 미술의 대가인 캉펭은 벨기에의 주요 중세도시, 투르네를 중심으로 활동하였고, 인물의 약간 경직되고 엄숙한 표현은 동방에서 즐겨 그려진 이콘과 많이 닮아 있다. 입술을 굳게 다문 그리스도에게서는 신념에 찬 모습이 엿보이고, 곧게 흐르는 코와 정면의 신자를 바라보는 듯 꿈꾸는 듯한 신비로운 시선으로 우리 모두에게 강복을 내린다. 반면 그리스도를 향한 눈부신 흰 피부의 성모는 정성스레 두 손 모아 인류의 회개와 구원을 위해 기도드리고 있다. 이 작품은 내면으로 향한 정제되고 절제된 표현과 ‘종교적 정신성’을 추구한 플랑드르 회화의 걸작이다(박혜원 소피아).
[2011년 1월 30일 연중 제4주일(해외원조주일) 의정부주보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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